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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이번 주 한인헤럴드 탑 기사로 올린 '보이스 피싱 주의' 내용은 주영 한국대사관에서 보내온 것이다. 사기범들의 협박에 당황한 부모가 보이스 피싱 조직원에게 돈을 건넸다는 구체적 피해 사실까지 나왔기에 교민과 유학생,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주의하라고 경각심을 준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주영대사관의 보이스 피싱 주의 요청이 낯이 익다. 내용을 보면 어디선가 본듯한 기시감이 진하다. 영국 유학생 자녀를 납치했으니 돈을 보내라, 자녀의 핸드폰 번호로 한국의 가족에게 전화가 걸려 온다, 울먹이는 목소리로 자녀가 도움을 요청한다, 전화 통화가 잘 안 되는 심야시간대 전화가 온다, 등등... 그렇다. 데자뷔 맞다.

 

주영대사관의 보이스 피싱 주의보는 거의 해마다 나왔다고 할 수 있다. 2017년 주영대사관 공지 내용을 보자. <최근 영국지역에 있는 유학생 등을 납치해 있다고 하며 돈을 보내라고 하는 보이스피싱 전화가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오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가족이 무사한지 확인 전화를 하지 못하게 전화를 끊지 못하게 하면서 은행으로 가서 바로 돈을 보내라고 요구를 하는 수법을 이용하고 있다고 하니 혹시 유사한 전화가 오면 발신지가 영국인지를 먼저 확인하신 후 가족만이 알고 있는 주소 등을 확인을 요청하는 등으로 시간을 끌면서 납치가 되어 있다고 하는 가족에게 신속히 사실 확인 전화를 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유학 등으로 영국에 나와 계신 분들은 평상시 한국의 가족과 연락체계를 잘 유지하시고 범인들이 전화통화가 잘 안 되는 심야시간대를 이용하고 있으니 밤늦은 시간 등에 오는 전화라도 가족에게 오는 경우는 꼭 받으시길 권유 드립니다.>

영국 유학생을 납치해 있다고 하며 돈을 보내라, 범인들이 전화 통화가 잘 안 되는 심야시간대를 이용하고 있다, 이처럼 2017년에도 같은 주의보가 있었다. 

 

2018년에는 내무부 직원이나 경찰을 사칭해 유학생을 대상으로 금품을 갈취하는 보이스 피싱이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영국 정부가 주의보를 보냈다. 비유럽연합(EU) 출신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민법 위반 운운하며 과태료를 입금하라고 겁을 준다. 입금하지 않을 경우 영국에서 추방되고 향후 10년간 재입국이 불가능하다고 협박한다는 것이다.

 

2019년에는 주영대사관 영사가 방송에 나와 영국에서 보이스피싱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주의를 요한다고 알렸다. 사기범들이 계좌에서 현금이 인출됐다고 연락해 개인정보를 알아낸 뒤 돈을 빼낸 사건이 발생했다, 영국에 유학하고 있는 자녀를 납치했다며 돈을 요구하는 사기도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사기범들은 범죄 전 휴대전화를 해킹하기도 한다, 가족 정보를 파악하고 전화를 거는 교묘한 수법을 쓰기도 하니 속지 말기 바란다, 고 했다.

 

말하자면 영국에서 보이스 피싱 주의하라는 경고는 매년 나오는 말이다. 주영대사관의 연례행사처럼 된 데는 그만큼 같은 범죄, 유사한 범죄가 반복되는 것은 피해자가 해마다 반복해 나오기 때문이다. 같은 사기에 걸려드니 같은 사기를 하는 것이다.

 

주영대사관은 주의하라는 당부와 함께 보이스 피싱 전화가 오면 어떻게 대응하라는지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그렇게 하면 된다. 현명하게 대처하면 어설픈 사기 행각은 당연히 사라진다.

 

 

헤럴드 김 종백단상.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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