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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아는 분의 소개로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신기(辛奇·중국어 발음은 신치)'로 바꾼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발표를 철회해 주세요>라는 청와대 청원을 알았다. 청원인은 김병기 교수로 내용을 요약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우리 고유 음식인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신기(辛奇·중국어 발음은 신치)'로 바꾼다고 지난 7월 22일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중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상품에 중국 문자(한자) 명칭을 표기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김치를 중국 시장에 내놓기 위해서는 한자 명칭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렇다고 해서 김치를 ‘신기(辛奇)’로 표기한다는 문체부의 조치는 철회되어야 한다.

 

첫째, 김치는 많은 외국 특히 중국 사람들도 거의 다 아는 명사다. 김치 대신 '신치'를 하면 한국이 '김치'라는 말을 포기하고 '신치'라는 신조어를 사용하기로 했다는 오해를 산다. 

 

둘째, 중국인들도 한국의 김치가 자신들의 파오차이와 다른 점을 드러내려 ‘한궈 파오차이(韓國泡菜)’라 부른다. 따라서 지금으로써는 ‘한궈 파오차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괄호 안에 [Kimchi]라는 영어 발음표기를 병기하면 된다. ‘韓國泡菜[Kimchi]’는 이미 중국 사회에서 통용되는 말이다. 

 

셋째, 김치에 새 이름 '신치'를 붙이면 이미 김치로 알고 있는 외국인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김치 홍보효과도 크게 떨어진다.

 

넷째, 한자는 중국만의 문자가 아니라 동아시아 공동의 문자다. 자주적이고 독자적인 한국식 한자 발음이 있다. 김치를 ‘辛奇’로 표기하면 중국발음으로는 ‘신치’, 한국식 한자발음으로는 ‘신기’가 된다. 자랑스러운 고유명사 ‘김치’가 ‘신기’로 바뀐다. 

 

다섯째, 한국의 고유명사를 중국 사람들이 어떻게 쓰고 어떻게 읽을 것인지는 그들의 문제다. 세계의 어떤 나라든 ‘김치’를 그들의 언어로 표현할 때 그들이 선호하는 방식에 따라 표현한다. 우리가 나서서 ‘김치’라는 고유명사의 고유 발음을 버리면서 '신치'라는 새로운 이름을 지어 주는 것은 우리의 자존심을 버리는 망국적인 신사대주의적 발상이다. 

 

여섯째, 중국은 우리의 한류 스타나 대통령님을 절대 한국어 고유명사 발음으로 읽지 않는다. 중국에는 '이영애'도 '송혜교'도 없고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도 없다. '리링아이', '송후이쟈오'와 '진따종', '루우쉔', '원짜이인' 대통령만 있다. 우리 고유의 지명을 중국인들은 우리 발음으로 읽지 않는다. 제주도는 '지저우다오', 경주는 '칭저우', 전주는 '췐저우'로 말한다. 그런데 우리는 과거에 모택동, 등소평, 상해, 북경으로 부르던 것을 다 중국어 발음으로 바꿔 마오쩌둥, 덩샤오핑, 상하이, 베이징 등 원음으로 읽고 있다. 엄청난 문화 사대주의다. 

 

우리가 고유명사 김치를 버리고 '신치'라는 말을 지어서 중국에 제공하고, 앞으로 김치를 신치라고 부르겠다고 하는 것은 가히 망국적인 사대주의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재중동포’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중국이 사용하는 ‘조선족’이라는 말을 덩달아 사용함으로써 북한은 물론 한반도 전체를 중국의 소수민족 정권으로 치부하려 드는 중국의 계략에 휘말리게 된 잘못을 반복하지 말자. 문화체육관광부는 당장 ‘신치(辛奇)’라는 표기를 철회하기를 청원한다.

 

이 청원을 소개해도 되겠는지 물어 단상에 소개한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동의하시는 분은 다음 사이트에서 응원할 수 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90LQ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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