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만나는 런던-28 블랙 사바스
메탈 공장 공장장
금년 봄 여가수 레이디 가가(Lady Gaga)의 내한 공연을 앞두고 벌어졌던 해프닝을 기억한다. 국내 기독교 단체들이 레이디 가가의 음악성이 지극히 반성경적이고 퇴폐적이라며 공연 반대 운동을 벌인 것이다. 김 새는 일이다.
국내 기독교 단체들은 할 일이 없어도 참 어지간히 없었던 것 같다. 그들의 적극적인 무식함의 표출에 심심한 유감을 표하고 싶다. 예술의 표현자유란 종교의 자유와 동등한 위도상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아무래도 모르고 있지 싶다.
범위를 대중예술로 좁혀도 마찬가지다. 대`중 예술이란 지구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들에 대한 모방으로 나타나는 사회적 집단 무의식의 표현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대중예술인들이란 자신의 상품화된 작품을 어떻게든 히트시켜 명예와 부를 누려야 할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난 종자들이다. 레이디 가가의 정신 상태가 역겨운 수준인 것은 인정하지만, 그녀의 작품 내용은 어디까지나 사회에 대한 질문으로 받아들여야 하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시하면 그뿐인 상품일 뿐이다.
그렇게까지 오매불망 국가를 걱정하는 애국적인 국내 기독교 단체들이 왜 피의 학살을 일삼은 독재정권에는 순종하였는지 묻고 싶다. 말석의 기독교인인 필자로서는 자신의 권력을 위해 무고한 국민들을 죽인 독재가 성경적이라는 상상을 코딱지 사촌언니만큼도 할 수 없다.
최근 세계를 강타한 싸이의 ‘강남 스타일’은 성경적인가? 우리는 한 맺힌 출세주의자들 같다. 싸이의 세계적인 출세를 마치 한국의 출세로 착각하고 그저 자랑스러워만 하고 있다. ‘강남 스타일’은 선정적이고 물질만능의 대한민국 실상을 보여준 상업적 후크 송(Hook Song) 하나에 불과하다. 그것은 비록 반 성경적이지만 현재의 한국 문화가 정직하게 세계에 보여준 우리의 모습일 뿐이다.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강남 스타일’에 대한 본 컬럼의 입장은 자랑스러움 오분의 일, 부끄러움 오분의 사라는 점을 밝혀둔다.
이런 변태적인 서설이 등장한 이유는 오늘의 뮤지션이 반기독교적이라는 비난에 익숙한 헤비메탈의 선구자 ‘블랙사바스’이기 때문이다. 1969년 탄생한 나쁜 남자들 블랙사바스(Black Sabbath)는 불경스런 이름처럼 불경스러운 음악을 이 세상에 던지려고 작정하고 탄생한다.
버밍햄 출신의 악동 네 명이 모였다. 블랙사비스의 수호신같은 인물, 역사상 가장 유명한 왼손잡이 기타리스트가 되는 이태리 피가 석인 토니 아이오미(Tony Iommi)와 메탈 보컬의 교과서를 제시한 양아치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이 주축이었다. 베이스 주자였던 테리 버틀러(Terry Buttler)는 밴드 이름을 고안했으며 블랙사바스의 악마적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검은 안식일’이라는 이름은 그들의 창작이 아니라 공포영화의 제목에서 차용한 것이다. 카톨릭 집안에서 성장한 풋내기 악동들의 치기 어린 아이디어 하나가 이후 메탈의 진로를 제시하게 된 것은 정말 웃지 못할 세상사의 블랙 코메디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음악을 공포스럽고 칙칙한 분위기로 포장하기 시작하였으며, 헤비메탈이라는 음악을 어둡고 음침한 공포의 골짜기로 끌고 간 원흉이 되었다. 셀프타이틀 데뷰 앨범(1970)의 성공 이후 같은 해 발표한 두 번째 앨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