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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발견-섹스의 규칙

hherald 2012.04.16 20:18 조회 수 : 2251

섹스의 규칙

조건반사적인 유머 규칙

나는 이 반응에 몇 번이나 마주쳤는지 이젠 잊어버렸다. 아니면 이런 것들도 마찬가지다. "그 장은 굉장히 짧겠는데요!" "그건 별로 길지는 않겠는데요!" "그건 쉽겠구먼!" "섹스 얘기는 그만, 우리는 영국인(No Sex Please, We are British: 인기 연극제목 - 옮긴이)" "그런데 우리는 섹스가 없고 따뜻한 보온물통을 가지고 있는데" "누워서 가만히 영국을 생각해봐요. 당신 생각은?" "당신이 영국인은 재생산을 어떻게 하는지 그 신비를 좀 설명해줄래요?" "분명 영국인은 섹스에 별로 관심이 없다고들 믿는다. 혹은 조소를 받을 정도로 성욕이 낮다는 설이 널리 받아들여진다. 심지어 영국인 자신들 사이에서도. 
정말 그런가? 우리는 국제적으로 알려진 고정관념처럼 열정도 없고, 내성적이며, 성에 관해 순진하고, 애정장애증을 앓는 영국인인가? 우린 정말 섹스보다 축구를 더 좋아하는 녀석들이고, 우리 마누라는 맛있는 홍차 한 잔을 더 좋아하는가? 그러면 저 상위계급, 불쾌하고 말 없으며 소심한 사립 기숙학교 출신 남자와 똑같이 멍청하고 언제나 낄낄대는 승마 좋아하는 여자 파트너는 또 다른가? 우리가 진짜 이런가?
양적으로만 본다면 우리의 섹스 부재 이미지는 정확하지 않다. 영국인도 인간이다. 그래서 섹스는 다른 모든 생물과 마찬가지로 교미하고 재생산하는것으로 보아, 우리가 성적으로 서투르다는 평판은 사실로나 통계로나 맞지 않다. 다른 나라 사람들과 특별히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는 성행위를 일찍 시작한다는 것이다. 영국인은 산업화 국가 중에서는 십대 성생활 비율이 가장 높다. 결혼하지 않은 19세 여자 86퍼센트가 활발한 성생활을 한다고 되어 있다. 미국은 75퍼센트라고 한다. 우리 영국보더 섹스에 대해 훨씬 더 고상하고 억압적인 나라는 수없이 많다. 우리가 위험하리만치 관대하다고 여기는 나라도 수없이 많다. 우리검열법이 유럽 다른 나라들보다 더 엄격할 수는 있다. 프랑스에서는 가벼운 성적 실수로 여기는 사소한 사건 때문에 영국에서는 정치인이 물러날 수 있겠지만 국제 표준으로 볼 때 우리는 아주 관대한 편이다. 
어찌되었건, 고정관념은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영국인은 다들 섹시하지 않다고 모두 인정하는 판이라면 분명 사실에 근거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섹스는 선천적이고 본능적이며 일반적인 인간활동의 하나로, 영국인도 다른 사람들처럼 이를 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사교활동의 하나로, 다른 사람과의 감정적인 접촉, 친밀함, 깊은 이해 등이 따라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것을 잘 못한다. 그래도 이렇게 변명의 여지 없이 노골적인 고정관념을 아무 말 없이 인정하는 우리의 태도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우리 날씨에 대해서는 섹스에 대한 시비보다는 훨씬 더 애국적으로 변호한다). 
나는 영국인 제보자와 섹스에 대한 이성적인 얘기를 하려고 시도할 때마다 어려움을 겪었다. 나는 노트에 "영국인은 섹스에 관해 얘기할 때는 농담을, 그것도 매번 같은 식의 농담을 곁들여야 직성이 풀린다. 누가 내가 섹스에 관한 자신의 조사를 도와달라고 요청한다면 비명을 지를 것이다"라고 고충을 적어놓았다. 내가 섹스라는 단어를 언급만 해도 야유, 재담, 노골적으로 팔꿈치를 툭툭 치는, <캐리 온>(1958년부터 오랫동안 시리즈로 만들어져 온 영국의 유명한 코미디 영화 - 옮긴이) 타입의 놀림과 찡그림 혹은 낄낄거림이 유발된다. 이는 규칙보다 더한 것이다. 그리고 무의식적인 반응이다. 섹스를 입에 올리면 영국인의 유머가 반사작용을 유발한다. 이럴 경우에는 자기비난이 가장 효과적이고 알아주는 농담이라는 점을 우리는 모두 잘 안다. 서두의 섹스 장에 대한 '20페이지 백면'이라는 야유도 우리가 꼭 성적인 장애가 있는 영국인이라는 고정관념을 인정했다는 뜻은 아니다.섹스라는 단어에 대한 전형적인 영국인의 반응일 뿐이다. 왜 우리는 섹스가 그렇게 우스운 것일까? 사실은 그게 아니다. 유머는 우리를 창피스럽게나 불편하게 만드는 그 무엇에 대처하는 기본 방식일 뿐이다. 영국인다움 십계명의 하나를 가르쳐주겠다. '불편할 때는 농담을 해라.' 물론 다른 나라 사람들도 섹스에 대해 농담을 한다. 그러나 내가 알기로는 어느 나라도 우리 영국인처럼 싫증이 묻어나고 마치 반사작용처럼 예측 가능한 농담을 하지는 않는다. 다른 나라에서도 섹스는 죄, 예술의 한 형태, 건강한 오락 활동, 상품, 정치적인 논제이며, 수년간의 치료와 자가치료용 애정관계 책 몇 권이 필요한 골칫거리이다. 하지만 영국에서만은 농담이다. 


옮긴인 :권 석화

영남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무역상사 주재원으로 1980년대 초 영국으로 이주해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를 대상으로 유럽의 잡지를 포함한 도서, 미디어 저작권 중개 업무를 하고 있다.

월간 <뚜르드 몽드> <요팅> <디올림피아드> 등의 편집위원이며 대학과 기업체에서 유럽 문화 전반, 특히 영국과 러시아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kwonsukh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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