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로 일상 생활용품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공포로 조금이라도 더 쌀 때 사두자는 사재기 광풍이 불고 있다. 미국인들의 얘기다. 마가 Make America Great Again을 위한 관세라는데 누구를 위한 관세 정책일까.
미국인들 사재기 잘 하는데 코로나 때 휴지 사재기야 그렇다 치고 지금 당장 별로 필요 없어도 가격이 오를 거라서 사두는 게 많다. 더욱이 지금은 관세 공포로 집에 보관할 공간이 있으면 꽉꽉 채워둔다. 간장, 요가복까지 사재기 품목이다. 알루미늄 캔에 부과한 관세 때문에 고양이 사료를 쟁여두고 중국에서 배송될 가능성이 높은 웨딩드레스도 미리 준비한다.
이 와중에 미국인들이 반드시 사둬야 하는 사재기 품목이 있으니 바로 한국산 선크림이라고 한다. 워싱턴포스트가 '한국산 자외선 차단제가 (워낙 좋아서 이에 비하면) 미국산 자외선 차단제(는) 스크램블드에그처럼 자외선 차단 효과가 없어 보인다' 할 정도다. 많이 쟁여두는 이들은 1년 치를 구매한다. 이유가 있는데 자외선 차단제가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화장품으로 분류되지만, 미국에서는 의약품으로 규제해 자외선 차단제를 개발하기가 더 어려워서 미국산의 질이 떨어진다고. 한국산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을 차단하고, 질감이 좋으며, 다른 화장품이나 메이크업 제품과 잘 어울리는 조건을 다 갖춘 것으로 유명해 오르기 전에 사재기하고 있다.
또 하나는 김이다. 스시 가게를 하는 이들이 필수적으로 비축한다. 김은 대부분 아시아에서 수입되므로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빚을 내서라도 사재기하는데 상호관세 발표 후 미국인의 카드결제가 33%나 급증했다. 카드결제가 많아졌다는 건 빚을 내서라도 사둔다는 뜻이다.
사재기 광풍은 경제 불확실성에서 기인한다. 시장에는 상호 관세가 적용되면 수입품 가격 인상을 통해 관세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지금의 경제 불확실성은 관세 폭탄 때문이다. 현재 마땅한 대응책 없는 트럼프의 관세 공포는 전 세계 경기침체를 현실화하고 있다.
이미 지난달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반대 의견을 표한 응답자는 54%로 과반을 차지했다. 미국인들이 큰 폭의 물가 상승을 피부로 느끼며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는 뜻 아닐까.
헤럴드 김 종백
런던 코리아타운의 마지막 신문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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