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됐다. 서울 헌법재판소 앞의 풍경만 하지는 않아도 우리가 사는 영국 한인사회에도 그동안 찬탄 반탄의 갈린 견해로 약간의 분열이 있었다. 일부 찬탄-반탄 견해를 가진 이들이 영국 트래펄가 광장과 국회의사당 앞에서 집회를 갖기도 했다.
어제(5일) BBC방송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권한은 박탈됐지만 더욱 분열된 대한민국을 남겼다'는 보도를 했다. 이코노미스트를 비롯한 영국 언론은 혼란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윤 전 대통령의 행동으로 촉발된 사회적 분열을 치유'하기가 너무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래도 많은 종교 지도자가 말했듯이 헌재의 이번 결정을 국민 화합의 계기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 재영 한인사회도 이제 찬탄 반탄의 견해 싸움을 멈추고 화합의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국내 전체 개신교 교회의 95%가량이 가입한 한국교회총연합은 “욕설과 비방과 폭력은 복음적 행동이 아니다. 깊은 통찰과 절제된 언어와 행동으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회가 되도록 힘쓰자”고 했다. 이 뜻을 좀 받들면 어떨까.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회, 깊은 통찰과 절제된 언어와 행동을 하는 사회, 우리 영국 한인사회를 좀 그렇게 만들면 어떨까.
BBC는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 상당수가 우파 유튜버들이 퍼트리는 이야기를 듣고 현장에 나왔다'고 보도했다. 책임질 줄 모르는 유튜버들이 그냥 막던지는 근거 없는 이야기를 주워 주위에 퍼뜨리는 이들이 여기 한인사회에도 있다. 까똑까똑,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데 이는 우리 사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그들도 말로는 단합과 화합을 이야기하는데 내용을 보면 결국은 본인이 분열을 조장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찬탄이든 반탄이든 이런 행사를 주도했던 이들도 이제는 제발 상대를 존중하며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를 갖자고 당부한다. 주도했던 이들은 그래도 적어도 리더의 위치에 있을진대 리더는 공동체를 갈등과 분열에서 건져내 화합으로 이끌어야 할 책무가 있다. 단지 몇 사람이 모였을지라도 그에게 리더라는 권한을 준 건 그렇게 해달라는 당부였을 것이다. 좋은 리더가 되기 힘들면 아예 리더가 되지 마라. 좋지 않은 이가 리더가 되는 것은 공동체의 불행이다.
영국에 사는 한인들 사이에 굳이 적과 아군이 있어야 할까. 단체가 하나 생겼다 하면 발생하는 분열과 갈등, 사건이 하나 일어날 때마다 갈라서는 패거리 문화. 이제 그만 접고 화목하게 어울리는 화합의 길로 가자. 화합만이 발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고 화합해야 발전할 수 있다.
찬탄이든 반탄이든 제발 서로를 좀 존중하자. 까똑까똑, 좀!
헤럴드 김 종백
런던 코리아타운의 마지막 신문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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