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은 윤 대통령의 계엄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계엄 후 행보를 두고 "용병 한 사람은 위험한 병정놀이를 했고, 또 하나의 용병은 그걸 미끼 삼아 탄핵 놀이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이 둘이 "당과 나라를 혼란에 빠트리고 한국 보수 집단을 또다시 궤멸로 몰아가고 있다"고 맹렬히 비난한다. '철부지들의 난동'이라고도 했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을 곧잘 용병이라고 했다. 한 대표도 용병이라고 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용병으로 들어와 정권교체를 해줬으니까, 우리가 고마워야 할 대상이지만 한 대표에 대해서는 당의 분란만 일으킨다고 싫어했다.
그런데 이번에 윤통(홍 시장의 표현이다)이 탄핵되더라도 용병 윤택이 탄핵당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보수진영이 탄핵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용병 하나 선택을 잘못했을 뿐"이라고 이 용병을 어떻게 버리는 것이 가장 좋을까 고민하는 모습이다.
무슨 내막이 있는지, 잘못 고른 용병을 잠시라도 살려보려고 국민의힘은 대다수 국민의 뜻과 다른 선택을 했다. 윤통 탄핵안 표결 투표에서 당 소속 의원들이 아예 퇴장하는 것으로 탄핵을 저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국민의힘의 승리를 '피로스의 승리'라고 표현했다.
피로스의 승리는 기원전 그리스의 전쟁에서 나온 말이다. 어려운 전쟁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정작 얻은 것보다 잃은 게 더 많은 경우를 비유하는 말이다. 승리하긴 했으나 패배한 것이나 다름이 없는 상황을 뜻한다. WSJ는 국힘이 나라보다 당을 먼저 생각하는 결정을 함에 따라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윤통과 국힘은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피로스의 승리는 승자의 저주다.
국힘은 용병 하나를 살리려고, 그래서 상처뿐인 피로스의 승리라도 거두려고 했을까. 글쎄,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도 용병을 많이 썼다. 보병이 강한 그리스는 기병과 궁병을 용병으로 채웠고 로마군도 보병, 공병보다 기병이 상대적으로 약해 용병을 고용했다. 용병이 점점 더 필요하니 값도 올랐다. 특히 고도로 특수한 기술이 요구되는 부분에 용병 의존도가 높아지자, 용병의 값과 함께 대우도 올라가고 나중에는 그들의 정치적 타락이 로마의 몰락을 불렀다고 역사학계에서 언급되곤 한다.
그런데 지금 학계에서는 용병들의 발호가 로마 몰락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로 보는 편이다. 로마가 국방을 용병에게 의존했다는 자체가 벌써 국가가 한창 몰락하고 있었다는 증거라는 주장한다.
국힘은 (그들 표현대로) 위험한 병정놀이를 한 용병과 탄핵 놀이를 한 용병을 살리고 또 내세우려 국민을 상대로 피로스의 승리를 선택했다. 용병에게 의존하는 그 순간이 이미 한창 몰락하고 있음을 반증한다는 과거 역사의 교훈을 2024년 12월 대한민국 여당, 국민의힘의 이기 利己에서 또 보고 있다.
며칠 있으면 탄핵은 또 시험대에 오른다. 국힘은 언제까지 국민을 상대로 피로스의 승리를 고집할 수 있을까.
헤럴드 김 종백
런던 코리아타운의 마지막 신문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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