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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도나우강, 다뉴브강

hherald 2024.05.20 17:18 조회 수 : 337


<광막한 광야에 달리는 인생아 / 너의 가는 곳 그 어디이냐 / 쓸쓸한 세상 험악한 고해에 / 너는 무엇을 찾으러 가느냐>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이 1926년에 발표한 '사의 찬미'는 윤심덕이 가사를 직접 썼다고 하는데 곡은 이바노비치가 1880년에 작곡한 '도나우강의 잔물결'을 가창곡으로 편곡한 것이다. 영어로 '다뉴브 강의 잔 물결'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다뉴브'는 영어 명칭이며, 독일어 명칭은 '도나우'이다. 헝가리에서는 '두너'라고 발음한다. 어원은 '강의 여신'을 뜻하는 '데흐누'에서 유래한 '다누'. 여기서는 도나우강으로 하겠다. 도나우강물은 독일 남부에서 발원하여 오스트리아와 헝가리를 가로질러 가다 흑해로 빠진다. 러시아 중부를 흐르는 볼가강에 이어 유럽의 강 가운데 두 번째로 길다.
유럽의 많은 나라를 거쳐 가니 도나우강을 두고 여러 나라의 예술인이 아름답다고 추켜세웠는데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작곡한 왈츠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이다.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것이다. 누군가가 진짜 도나우강의 물이 아름답고 푸른지를 확인하기 위해 1년 내내 관찰했는데 강물이 푸르지 않은 날이 훨씬 많았다고 한다.

도나우강을 따라가는 여정에 볼 수 있는 풍경의 백미는 헝가리 부타페스트라고들 한다. 특히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보면 부다페스트는 도나우의 진주라고 하는 데 손색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부다페스트의 도나우강이 아름답지만 사고가 너무 잦다는 거다. 헝가리에 증기 기관을 이용한 배가 1830년에 처음 도입되면서부터 농업국가인 헝가리의 농산물을 서유럽으로 수출하는 배, 유럽인들이 부다페스트까지 여행하는 유람선도 다니게 된다. 20세기 들어서는 도나우강의 배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그러니 당연히 크고 작은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1917년에는 140명이 숨지는 여객선 충돌사고가 있었다.

2019년 5월에는 한국인 관광객 25명의 목숨을 앗아간 유람선 침몰 사고가 있었다. 한국인 관광객과 가이드 등 33명을 태운 유람선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야경 투어에 나섰다가 돌아오던 중 대형 크루즈선 후미에 들이받혀 침몰했다. 침몰하는 상황이었는데도 제때 구조에 나서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었다. 사고가 났던 시간(자정)에 폭 4백 미터에 불과한 도나우강에 70여 척의 배가 떠 있었다고 하는 데 낮까지 포함하면 사고 구간에는 수백 척의 배들이 오고 가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도나우강은 위험을 안고 있는 곳이다.

어제(18일) 도나우강에서 보트 2대가 충돌해 2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고 헝가리 국영방송이 알렸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칭송하듯 마냥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인 것은 아니다. 물론 도나우강의 죄는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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