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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성숙한 사람일수록 자신을 볼 수 있는 특별한 거울이 있습니다. 겉모습을 비추어 보는 것과 같은 자신의 속사람을 비춰볼 수 있는 내면의 거울입니다. 내면의 거울을 다른 말로는 인간의 선한 양심입니다. 양심은 자신의 안일만을 위하지 않습니다. 타인과의 관계를 위한 일이라면 자신이 손해를 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양심 거울은 객관적인 자기 자신만의 거울이 아니라 주관적 관계를 맺게 합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외딴 길에서 실수로 타인의 자동차를 긁었을 때 자신만을 위한 주관적 양심은 그냥 가자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객관적 양심 거울은 차량 앞 유리에 잘 보이도록 메모를 남깁니다. 차량에 흠집을 내어 죄송하다는 말과 전화번호를 남겨서 손해 본 것에 대해 변상할 것을 메모해 둡니다. 만약 내면의 양심 거울이 흐리거나 고장 나게 되면 아무도 보지 않으니 그냥 가도 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구약시대의 성전에 들어가려면 물두멍을 통과해야 합니다. 하나님께 제사하기 전에 물두멍에 자신을 먼저 비춰봐야 합니다. 먼저 비추어 보는 것은 예배 복장입니다. 현대와는 달리 반드시 예배하는 자는 특별한 복장을 갖추어야 합니다. 예배를 위해 제사장이 입어야 하는 복장을 에봇이라 합니다. 제사장이 직무를 수행할 때 입었던 에봇은 통으로 짜였습니다. 그래서 허리에는 반드시 허리띠를 묶었으며 세마포 겉옷 위에는 소매 없는 조끼 모양의 윗옷을 입어서 제사를 수행하는 데 불편함이 없게 했습니다.

 

에봇은 보편적 옷이 아니라 특별한 옷입니다. 오직 제사장만 입어야 하는 옷입니다. 그러나 더 특별한 에봇이 있는데 대제사장만이 입어야 하는 옷입니다. 에봇은 금실과 청색, 자색, 홍색실과 가늘게 꼰 베실로 정교하게 짠 옷입니다. 옷단에는 금 방울과 수놓은 청색 자색 홍색 석류를 번갈아 달아 놓았습니다. 그래서 성전 밖에서 제사할 때 방울에서 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했습니다. 대제사장이 입는 에봇 가슴에는 열두지파를 상징하는 열두 보석이 달린 판결 흉패가 있었고 그 흉패 안에는 우림과 둠밈을 두었습니다.

 

이러한 옷을 입는 것이 까다롭기에 결코 혼자 입을 수가 없어서 수행하는 사람들이 입혀 주어야 했습니다. 수행하는 이들이 완벽하게 에봇을 입혀 주었을지라도 최종적으로 제사장은 성전에 들어가기 전에 물두멍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봐서 복장에 이상이 없는지를 확인했습니다. 물두멍의 역할은 단지 복장을 확인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복장을 확인함과 동시에 더 중요한 것은 예배하는 자의 속사람을 비추어 봐야 합니다. 즉 내면의 양심을 점검하는 시간입니다.

 

공정한 관찰자는 아담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에 주장한 내용입니다. 나를 볼 수 있는 공정한 관찰자를 가진다는 것 자체가 성숙한 자아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살다 보면 양심을 속이는 이들을 만났을 때 마음이 상하게 됩니다. 아침 출근길에 지난 밤에 누군가 자동차에 흠집을 내고 어떠한 메모를 남기지 않았다면 이루 말할 수 없이 마음이 상할 것입니다. 남몰래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나 자신만을 위한 지극히 객관적 양심의 소유자를 만났을 때는 인생의 고단함을 더하게 됩니다. 사회적 법률로는 인간의 양심을 규제할 수 없습니다. 학교 교육도 더는 인간의 선한 양심을 가지도록 가르치지 않습니다. 어떡하든 경쟁에서 살아남는 신약육강식의 기술을 배울 뿐입니다.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돕는 것이 선한 양심을 가진 자입니다. 그러나 세상은 강한 자는 더 강한 힘을 얻기 위해 약자를 짓밟고 그들이 가진 작은 힘을 빼앗아 갑니다. 그래서 세상살이가 녹녹지 않은 것이며 특히 직장생활을 전쟁터로 비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자신의 약점을 들키지 않기 위해 철갑의 옷을 입고 생활하니 힘들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인간의 양심은 하나님의 통치 수단입니다. 양심은 스스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의 말씀을 듣고 배울 때 양심은 자신만을 위한 주관적 양심에서 타인을 배려할 수 있는 객관적 양심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선한 양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진리의 말씀으로부터 입니다. 영국이 신사의 나라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처음부터 그러하지 않았습니다. 바이킹의 후손들입니다. 남의 나라를 습격하여 힘으로 물건을 빼앗아 오는 일상을 행하는 자들이 바이킹이었습니다. 진리의 말씀이 영국을 지배할 때부터 바이킹의 악한 양심을 버리고 선한 양심의 국가로 거듭나게 된 것입니다. 진리의 말씀이 인간의 양심을 선하게 교육할 수 있습니다.

 

나를 볼 수 있는 공정한 관찰자는 선한 양심입니다.

그 양심은 나 스스로 다듬어 발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절대자의 말씀인 진리로 다스림 받을 때

공정한 관찰자인 내면의 선한 양심 거울이 됩니다.

 

 

 

박심원 목사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park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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