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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10월 5일 세계한인의 날 기념일 전후로 외교부는 '재외동포 유공 정부포상자 명단'을 발표한다. 제16회가 되는 지난해 7월에 후보자 명단을 발표했지만 최종 수상자는 발표하지 않았다. 재외동포청 출범에 맞췄는지 올해로 미뤄져 신설된 청에서 14일 포상자 명단을 발표했다. 재영한인사회에는 올해 수상자가 없다. 후보조차 없었다.

 

유공자는 '재외동포들의 권익신장과 한인사회의 발전에 공헌한 재외동포'가 수상 대상이다. 상은 국민훈장(무궁화, 모란, 동백, 목련, 석류)과 국민포장, 표창(대통령, 국무총리, 외교부장관) 등으로 나뉜다. 올해는 외교부장관 표창 부분이 없었다. 상을 받으려면 당사자인 재외동포의 봉사의 깊이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오래 지속된 봉사인지를 주로 갸늠한다.  국민훈장을 받기 위해선 15년 이상, 국민포장은 10년 이상, 표창은 5년 이상의 공적 기간이 필요하다. 봉사 기간이 길수록 좋다.

 

한인들의 수상 역사를 보면 2010년 제4회 세계한인의 날에 재영한인교육기금 장민웅 이사장이 대통령표창을 받았고 2016년 제10회, 애버딘한인회 남정희 회장(소개가 필요한데, 1985년 스코틀랜드에 와서 애버딘 중·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며 2009년부터 해마다 참전용사 감사 행사를 열고 있다)이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 2020년 14회에는 조신구 전 레딩 한인회장이 국민훈장 석류장, 박화출 입양인후원회 회장이 국민포장, 임선화 대한노인회 영국지회장이 국무총리표창을, 장정은 한영문화교류협회 대표가 외교부장관표창을 받았다. 그 해는 재영한인사회의 경사였다. 그밖의 해에는 후보가 되기는 했지만 최종 포상자가 되지 못했다.

 

해마다 포상 후보자를 발표하면서 '공개검증' 기간을 갖는다. 후보자에게 문제가 있으면 알려달라는 거다. 허위나 비방 정보를 방지하기 위해 의견 제출자는 실명과 연락처를 알려야 한다. 익명의 투서는 무시한다.
문제는 바로 이 '공개검증'이다. 약 2주간에 걸친 '후보자 검증을 위해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절차. 이를 거쳐 외교부 공적심사위원회에서 최종 포상 대상자를 선정한다. 이때 투서가 남발한다. 가장 가까운 이가, 가장 나를 잘 안다는 이가, 그 사람은 적절하지 않아요, 라는 투서가 외교부에 쌓인다. 정부 포상이 있거나 임명직 감투를 선정할 때마다 재외동포사회의 투서는 푹푹 쌓인다. 재영한인사회도 투서로 재영한인의 수상과 임명을 막는다고, 벌써 잘 알려진 소문이다. 포상자 후보에 여러 번 올랐지만, 수상자가 되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누가 막는지도 이제는 안다고 한다.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단면, 제살깎아먹기다.

 

한정된 포상 인원을 두고 자기 지역 인사가 상을 받게 하려면 해당 지역 공관의 역량도 크게 좌우한다는데... 글쎄, 공관이 한인회를 비롯한 한인단체와 삐걱거리면 굳이 나설 리도 만무하니... 이래저래 올해 후보자 한 명 없는 초라함은 민관 民官 합작의 자업자득 自業自得이었나? 씁쓸한 우리들의 자화상을 보는 기분이다.

 

 

헤럴드 김 종백단상.JPG

런던 코리아타운의 마지막 신문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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