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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벨- 제약 모델의 실패

hherald 2022.07.25 16:30 조회 수 : 780

 
40도를 육박하는 땡볕, 무더위, 열대야를 겪던 지난 주 7월 중순, 의학계에서는 며칠 연달아 난리가 났습니다. 첫번째는 우울증의 원인으로 1980년대부터 지목했던 ‘두뇌의 케미칼 불균형 이론’이 전혀 근거가 없다는 점이 UCL 런던 대학교의 정신과 교수 Joanna Moncrieff 와 Dr Mark Horowitz의 대규모 임상 실험에서 밝혀진 것입니다. 전문가들도, 일반인들도 그렇게나 읇조리던 ‘세로토닌 가설’이 상상의 소산이었고  세로토닌이 부족해서 우울증이 생겼다라는 가설에 근거가 없다는 점이 밝혀진 것입니다.  두뇌의 세로토닌 부족 가설에 의거해  세로토닌이 재흡수되는 것을 방지하는 기전 (SSRI: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을 가진 케미칼들이 1980년대 부터 우울증 치료제로 등극하여 베스트셀러 제약이 되었습니다. 지구 상 수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기전의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데 이번 연구의 결과로 파장이 만만치 않습니다. 오늘도 이러한 케미칼들을 처방하는 임상가들은 애써 이 약물 처방의 근거가 아주 없는 것이 아니다, 처방을 끊지 말라는 요지의 발표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SSRI 를 세로토닌 촉진제 등으로 뭔가 오르가닉한 느낌이 들도록, 두뇌 신경계가 촉진되는 느낌이 나도록 가공해서 번역하던데 그 어느 누구도 이러한 케미칼을 처방받을 때 자신의 세로토닌 레벨을 측정한 적 없으며 복용 후 세로토닌 레벨이 정상으로 돌아왔는지 넘치는지 검사한 경우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세로토닌은 두뇌에 존재하는 60여개 메이저, 마이너 신경전달 물질 중의 하나로서 도파민, 가바, 에피네프린, 히스타민 등등 함께 어울려 오케스트라처럼 정확하게 조율되어야지 하나만 일방적으로 인위적으로 높힐 수 있게 디자인되어 있지 않습니다. 세로토닌 신드롬이라고 하여 세로토닌이 과다하게 높아질 때 사망에 이르는 응급 상황도 잘 알려져 있으며 SSRI의 주 부작용 중의 하나가 충동 조절 장애 그로 인한 자살 혹은 타살을 들 수 있습니다. 미국에 학교 총기 사건의 이면, 혹은 살인 사건 내막에는 뉴스에서는 다루지 않겠지만 항상 SSRI 복용과 연관이 있는 것이 학계에서는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GP 일반의들도 SSRI 를 쉽게 처방하는데 처방은 쉽지만 끊는 것은 쉽지 않으며 부작용이 나도 어떻게 안전하게 tapering 할 수 있을지 가이드 받지 못합니다. 임상에서는 기억력 저하, 우울감만 안느끼는 것이 아니라 행복감도 느끼지 못하는 감정의 소실 상태를 많이 보며 성기능 저하, 오르가즘 상실도 잘 알려져 있으며 드라마틱한 금단 증상으로 Akathisia가 있는데 차분하게 있지 못하고 자신의 신체 움직임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매니악이나 정신분열이 된 것처럼 보입니다.    
 
 
인구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겪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 처방약을 복용하고 있는지 알고 보면 굉장히 놀라우며 앞으로 우울증으로 인한 불구, 사망이 생명을 위협하는 1순위가 될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번 연구 결과는 앞으로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 많은 학자들이 우울증 처방약의 위험성을 고지해왔으며 세로토닌 가설에도 많은 의문을 제기하였으나 파워풀한 자본력과 정치력을 가진 제약 회사가 스스로 만드는 통계와 근거를 일개 학자가 이길 수가 없습니다. 슬프게도 독립적인 연구를 할 수 있는 과학자는 없으며 돈을 대는 물주의 주문대로 연구를 해야 끊이지 않고 다음 연구비를 확보할 수딸 수 있고 연구실 살림을 꾸릴 수가 있습니다.
 
 
연이어 나온 충격적인 연구는 치매 관련 분야에서 나왔습니다. 신경계의 퇴행, 치매도 많은 인구가 겪고 있으며 점점 연령이 내려 오고 있습니다. 제약회사에서 출시되는 치매 약의 효과를 보면 실망스럽기 짝이 없는데 대조군에 비해서 2달 경감되는 정도입니다. 인터넷 검색창에 치매의 발병 원인을 쳐보면 두뇌에 생기는 베타 아밀로이드의 침착, 타우 프로틴 침착으로 버젓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0년간 거의 바이블처럼 숭상된 기전으로 따라서 제약의 발전도 이러한 베타 아밀로이드를 없애는 기전으로 일제히 발전하였으며 이외의 기전은 생각할 수도 없으며 다른 기전을 들고 나왔다가는 학계에서 버림받고 연구비를 따지 못하는 문화로서 도그마에 다름 아닙니다. 지구 상에서 가장 저명한 Science 지에서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다루고 있는데 반더빌트 대학의 신경 과학자 Matthew Schrag의 분석에 의하면 16년전 치매 치료 분야의 방향을 설정한 유명 논문의 이미지들과 데이타가 모두 교묘하게 조작된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한번 이렇게 방향이 설정되면 큰 물의 흐름을 거스르기 힘든 것처럼 일제히 따라야 하는 것으로 그동안 이에 기반해서 치매 약으로 나온 모든 약이 왜 성과가 없는지 잘 설명해줍니다. 거의 20년간의 연구가 낭비된 것으로 한탄하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망가졌는지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이렇게 두뇌에 관련된 이미 일반에도 널리 상식화된 상식이 무너지는 한 주로서 과학이 진정한 과학인지, 자본에 종속되는 과학이 과학인지, 도그마처럼 따라야 하는 과학이 과학인지 매우 혼란한 심정입니다. 사람은 다른 동물과는 상상할 수 없이 많은 브레인을 쓰는 특수한 포유류로서 깊은 정신, 사유 작용이 존재의 주요 원천입니다. 무드 조절 감정 장애, 인지 장애, 여러가지 이름들이 붙어있지만 두뇌 또한 똑같은 혈액 순환에 의존하는 생물학적인 장기로서 휴식 중 인체의 20%의 에너지를 요하는 고에너지 기관임을 상기하시고 영양 밀도의 충족과 염증도 조절에 각별히 신경쓰시기 바랍니다.   
 
 

런던한의원 원장 
류 아네스  MBAcC, MRCHM

 

대한민국 한의사
前 Middlesex 대학 부설 병원 진단학 강의
The Times선정 Best Practice crite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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