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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육 개월 만에 암만에서 새벽 아잔을 듣습니다. 새벽을 깨우는 일에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처음엔 아잔으로 잠을 설쳤는데 이제는 아련하게 들려오는 아잔 소리에 아침을 깨워 기도하게 됩니다. 요르단은 새벽부터 시작하여 저녁까지 하루에 다섯 번의 아잔이라는 기도시간을 알려 줍니다. 아잔은 이슬람 국가에서 예배시간을 알리는 소리로서 모든 중동국가에선 아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아잔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는 실상 알아 듣지 못합니다. 일곱 가지의 내용을 반복해서 외친다 합니다. 첫째 알라는 위대하다를 4회 반복, 둘째 나는 알라 외에는 신이 없다고 증언하다를 2회 반복, 셋째, 나는 무함마드가 알라의 사도인 것을 증언하다를 2회 반복, 넷째, 예배에 와라를 2회 반복, 다섯째, 성공을 위해서 와라를 2회 반복, 여섯째, 알라는 위대하다를 2회 반복, 일곱째, 알라 외에 신은 없다를 1회 반복하는 내용입니다. 
 
내 인생이 처음으로 방문한 중동국가는 이집트였습니다. 아주 오래전 일입니다. 호텔 가까이에 모스크가 있어서 유난히 아잔 소리가 크게 들려서 새벽에 잠을 잘 수 없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여행하면서 아잔 소리에 엎드려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는 다소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하여 마음으로 무장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아잔 소리는 오히려 기도해야 함을 일깨우는 소리로 듣습니다. 물론 기도의 대상은 다릅니다. 중동의 보편화 된 소리의 거슬림보다는 그 파도를 통해 내가 탄 배가 하늘의 뜻을 헤아리는 경종으로 활용하게 됩니다. 
 
특히 새벽 아잔 소리는 그런 의미에서 내게는 소중합니다. 그 소리를 통해 새벽을 깨울 수 있음이 감사입니다. 믿음의 용장 다윗은 아둘람 동굴에서 평생에 지켜야 할 서원을 합니다. 그것은 새벽을 깨우겠다는 것입니다. 아둘람 동굴에서의 서원은 그의 정치사에 지켜야 할 공약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가 집권하는 동안 제사장 그룹을 24개 조로 나누어서 질서 있게 예배하는 일을 하게 했습니다. 성가대와 오케스트라도 24개 조로 구성하여 각종 악기와 찬양으로써 예배의 한 부분이 되게 했습니다. 오케스트라와 성가대가 함께 새벽을 깨워 창조주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새벽을 깨운다는 것은 자기를 초월하는 한계를 깨트리는 것입니다. 밤 문화에 젖어 있다면 새벽을 깨울 수 없습니다. 세상은 밤 문화가 지배합니다. 밤이 되면 화려함의 기지개를 켭니다. 낮에는 좀 비실거리다가도 밤이 되면 화장을 하고 화려한 옷을 입고 몸은 가벼워집니다. 예전에 지체가 강남에 살 때 늦은 밤에 야식을 먹기 위해서 강남 거리를 걸은 적이 있습니다. 정말 놀랐습니다. 낮에는 볼 수 없었던 화려함, 여러 개의 미용실이 대낮보다 더 밝게 불을 밝혔습니다. 그 안에는 손님으로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요르단 암만에서 새벽을 깨우는 것은 행복한 일이며 감사 그 자체입니다. 세상을 품고 이웃을 품고 내 안에 존재하는 사랑하는 벗들을 품고 이 새벽에 하늘 문을 노크합니다. 한적한 암만 거리를 거닐며 암만을 품습니다. 품을 수 있는 마음을 주심이 감사입니다. 품을 수 없다면 세상이 악함이 아니라 내 마음이 비좁음이겠지요. 사람은 하늘을 품어야 하고, 이웃을 품어야 합니다. 하늘을 품는 행위는 생에 가장 의미 있는 일이며 가장 멋진 일입니다. 그러나 하늘을 품는 것은 겸손한 자만이 품을 수 있습니다. 이웃을 품는 것은 이웃의 삶을 있는 그대로를 인정할 때 가능한 일입니다. 내 것이 맞지 않는다고 이웃을 배척한다면 이웃의 잘못이 아니라 비좁은 내 잘못이지요.
 
하늘을 품는 것과 이웃을 품는 일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평생 교회 안에서 살면서 성경 말씀이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다지만 삶으로는 해석해 낼 수 없는 말씀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사도 바울이 증언한 유대인에게는 유대인처럼 살고, 율법 아래 있는 사람들에게는 율법 아래 있지 않으면서도 그들처럼 산다는 고린도전서 9장 20절의 증언입니다. 현대인들은 내가 속한 집단만이 의롭고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당을 지어서 서로를 공격합니다. 지역감정도 심화 되어 있고, 내가 지지하는 정당만이 옳다고 주장합니다. 
 
내가 속한 틀만이 옳은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의 마음은 내가 속한 틀도 품어주시고 내가 속하지 않은 틀도 품어주십니다. 에이브러햄 링컨 당시 남북 전쟁이 있었습니다. 전쟁이 발발한 이유는 노예 해방을 위함이었습니다. 노예에게 자유를 주는 것이 당연히 하나님 관점에서 본다면 옳은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링컨의 참모가 하나님은 우리 편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 말은 들은 링컨은 참모의 말을 거부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편에 서야 한다는 말로써 참모의 생각을 고쳐주었습니다. 노예 해방을 위해 전쟁을 하는 것은 옳은 일이지만 그것만이 하나님의 뜻이 아님을 일깨워 준 것입니다. 어떤 틀이 하나님 마음에 합한 것이 아니라 어떤 틀에 있든지 하나님 편에 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새벽을 깨워 내게 도움을 주신 사랑하는 벗님들을 일일이 하늘의 기도 금향단에 사랑스러운 이름을 담아 올립니다. 내게 사랑을 베풀어 주시고 기도해 주시고 물질로 후원해 주시는 그 사랑을 새벽을 깨워 기도로 갚습니다. 
 
 

 

박심원 목사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park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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