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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벨 - 파도가 밀려온다

hherald 2020.03.09 17:50 조회 수 : 2489

지난 주말 이태리 북부 지방의 봉쇄에 이어 월요일 아침 전 세계 증시와 유가가 대폭락했다는 뉴스를 들으며 출근합니다. 영국 정부는 다시 코로나 회의에 들어가 지난 주의 ‘손을 잘 씼으라’는 석연찮게 마일드한 권고에서 오늘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심각하게 확산될 것이다(is going to spread in a significant way)’라며 훨씬 강도 높은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보냈습니다. 과연 1-2주 뒤 어떻게 될지, 지금은 조용하고 차분하게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다지만 거대한 쓰나미의 물결이 점점 다가 오는 쎄~한 느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영국은 아직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위험 국가에 다녀온 경력이 있고 발열, 기침,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있을 때만 111에 전화 예약해서 검진을 받는 것이 가능한 상황이며 그마저도 여의치 않습니다. 111에 전화 걸더라도 1시간 이상 기다려 상황과 증상이 구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자가격리하라는 조언을 듣고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국에서는 여태까지 누적 검사가 2만 건이 조금 넘는데 미국은 물론 유럽 국가들은 검사 자체 수가 적기 때문에 이 나라들이 발표하는 숫자 현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입니다. 이태리의 높은 사망률을 볼 때 유럽에 이미 지역 사회 감염이 한창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여길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외국에 다녀온 사실이 있는가 물어보는 단계는 지났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한국에서 하루에 1만5천 건의 검사를 시행하고, 여태까지 누적 검사 19만 건을 달성한 것이 얼마나 특수한 것인지를 한국 내에서는 잘 실감 못 하는 모습입니다. 한국의 옛 동료도 자신의 병원 문을 닫고 대구로 가서 방역에 참여하고 민관 합작하여 방역에 총동원, 국란을 헤쳐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데 국외에서 보기에는 매우 특수한 케이스가 아닐 수 없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집계 발표하는 통계가 학계나 전 세계 병원 현장에서 참고가 되고 있습니다.

 

1월  중국의 상황이나 2월 한국의 상황을 보면서 그리고 3월 초 이태리의 상황을 보면서 영국은 그나마 다행히 대비할 시간을 좀 벌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감염 환자 수가 증폭될 경우, 중환자실이 미어터질 경우, 헬스케어 종사자들이라고 특수한 면역계를 가진 것도 아닌데 어떻게 대처할지 대단히 불안한 감이 있습니다. 제한된 자원을 어떻게 사용할지 누구에게 병실이 돌아가고 누구를 살릴지 선택해야 하는 앞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많은 수술, 시술들이 취소되고 암 환자들의 화학 요법 치료도 연기되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는데 바이러스의 확산도 문제이지만 정신 건강에 극히 타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희 환자분들도 요즘 병날 정도로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대인 접촉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해가 나면 공원에 나가서 산책하고 좋은 책 읽고 좋은 음악 듣고 영양가 높은 음식 먹으면서 당분간 반사회적으로 지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중국의 우한에 몇 달째 봉쇄되어 갇혀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정신 건강을 유지하는지, 아니면 미쳐가는지 앞으로 여러 가지로 많은 사연이 나올 것 같습니다. 여행 계획하고 콘퍼런스 참가하고 사람들 만나러 다니고 했던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이 사라지고 존재론적 위기감에 시달립니다. 자신이 확진자인지, 격리 대상자인지,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사람인지 모발폰으로 인증해야 출입이 가능한 곳이 많다고 하며 경찰국가가 되고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없어지며 개인의 동선이 발표되는 듯 경험해보지 못한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게 되었는데 여러 가지로 정신줄을 단단히 잡아야 하는 시기가 도래하였습니다.    

 

·손 씻기 참고 사항

코로나 바이러스는 지방막에 쌓여 있기 때문에 비누 거품을 이용해서 물리적으로 지방막을 녹여 제거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휴대용 손 세정제보다 비누 세안이 좋으며 세면대에 접근성이 없는 경우에만 손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알콜 함량이 적어도 70-75% 정도는 되어야 효과가 있습니다. 손 세정제를 연달아 3회 정도 사용하면 피부에 쌓여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손 세정제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도록 하며 휴대용 비누를 들고 다니며 세안하도록 합니다. 사람들이 만지는 표면 위생을 위해서는 항균, 살균 효과가 있는 세정제를 사용해서 소독하지만 손을 씻기 위한 비누에 항균 작용이 있는 것을 권장하진 않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바이러스이지 세균, 박테리아가 아니기 때문에 별 효과가 없으며 피부의 정상적인 세균층을 파괴하여 오히려 면역력을 낮추며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병원체 감염에 취약하게 됩니다. 

 

런던한의원 원장 
류 아네스  MBAcC, MRCHM
대한민국한의사
前 Middlesex 대학 부설 병원 진단학 강의
The Times선정Best Practice crite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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