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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 짐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hherald 2017.09.25 18:37 조회 수 : 239

 

교회 안에서 많이 사용되어지는 말은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라는 말입니다. 그 말을 들을 때 마다 깊이 묵상하게 됩니다. 과연 현대 교회는 초대교회로 돌아갈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점이 생기게 됩니다. 초대교회로 돌아가는 것이 최상의 방법일까? 분명한 것은 현대 교회는 초대교회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면 우선적으로 초대교회를 완전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돌아갈 모델을 확실히 알아야 어느 정도 닮아가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게 됩니다. 초대교회의 핵심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됩니다. 초대교회는 성령님께 온전한 순종한 것이 특징일 것입니다. 성령을 거스르지 않는 순종, 어떻게 보면 현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불가능에 가까울 거란 생각이 듭니다. 

 

 

초대교회의 특징 중 또 하나는 재물에 관한 욕심을 버렸다는 사실입니다. 사도행전에 초대교회의 삶이 어떠했는지 적나라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믿는 무리가 한마음과 한 뜻이 되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자기 재물을 조금이라도 자기 것이라 하는 이가 하나도 없더라. 사도들이 큰 권능으로 주 예수의 부활을 증언하니 무리가 큰 은혜를 받아 그 중에 가난한 사람이 없으니 이는 밭과 집 있는 자는 팔아 그 판 것의 값을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두매 그들이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누어 줌이라.”(행4:32-35) 과연 현대 교회가 이 말씀에 순응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교회가 아니라 내 모습입니다. 어느 정도는 수용하여 나눌 수 있겠지만 완전한 나눔은 불가능합니다. 

 

어느 선교단체에서 실시하는 나눔 행사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서로 물건을 나눠 쓰기 운동입니다. 선교사로 헌신했기 때문에 새것을 구입하기 보다는 필요한 것을 나눠 쓰는 것은 공동체정신의 기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호기심에 나눔 행사에 참여해 봤습니다. 참 잘하는 일이었습니다.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건물 한 공간에는 언제라도 물건을 가져다 쓸 수 있고, 또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가져다 놓았습니다. 몇 차례 그 공간을 눌러 보았는데 영국에 재활용품 버리는 곳에서 주워 쓸 수 있는 것 보다 더 낡은 것들만 싸여 있어서 마음이 씁쓸했습니다. 쓰다 남은 것, 심지어는 버려도 주워가지 않을 것들을 내어 놓는 것이 아니라 초대교회는 자신의 전부를 내 놓았습니다.  

이렇게 내 것이 없음을 선언하고 전부를 공동체에 내 놓을 수 있다는 것은 성령께 온전한 순종을 하고 있다는 증거가 됩니다. 교회 안에서 사랑, 헌신, 섬김이라는 말에 부담을 느끼게 될 때가 많습니다. 누구를 도와야 한다. 어느 단체, 어느 지역을 돕자는 말을 꺼내게 되면 사랑이 앞서기 보다는 짐으로 여겨집니다. 마음 안에 성령이 감동하십니다. 도와주라는 감동이 순간적으로 들지만 현실적인 환경을 통하여 그 감동을 저지해야 하는 것이 오늘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현대교회는 결코 초대교회로 돌아갈 수 없게 됩니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해야 하는 것이 짐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교회와 교회와의 관계, 단체와 단체와의 관계, 국가와 국가간의 관계, 그 모든 것이 사랑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이해관계에서 시작되며 짐이 되기에 초대교회의 정신에서 점점 더 멀어지게 됩니다. 

 

선교사 혹은 사역자로 산다는 것은 자기 소유를 갖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살게 되면 퇴물과 같은 짐이 되기도 합니다. 두 벌 옷을 갖지 않고, 전대를 갖지 않아야(마10:9) 하는 것이 전도자의 삶일진대 고대광실에 살아야 그것이 복 받은 사역자라는 혼돈의 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교회가 선교사를 돕는 일, 선교사가 선교사를 돕는 일, 가진 자가 덜 가진 자를 돕는 일은 또 하나의 짐이 아니라 사랑의 실천입니다. 가끔 어느 곳을 방문하여 설교를 하거나 세미나를 하게 되면 봉투를 건네받습니다. 그 때 묻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사랑입니까? 아니면 짐입니까? 물론 사랑이겠지요. 오늘도 메일박스 안에는 여러 명의 선교사들이 그들의 사정을 읽어 달라며 보내온 편지가 산적해 있습니다. 때론 읽고 싶지 않을 때가 있고, 읽기가 두려울 때도 있게 됩니다. 사랑이 아니라 짐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 초대교회를 닮자고 운운하는 위선적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박심원 목사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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