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일 :: 부모 노릇
여러분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 일, 혹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할 수 있는 일들 중에 가장 위대한 일을 하나만 꼽으라면 무엇을 꼽겠습니까? 국제 올림피아드에서 1등하는 것? 국가고시에 수석으로 합격하는 것? 올림픽에 나가서 금메달 따는 것?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 되는 것? 베스트셀러 저술하는 것? 엄청난 발명을 하는 것? 노벨상을 타는 것?
인생을 살면서 이처럼 특별한 결과를 낸다면 자기 삶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업적들을 모두 다 합해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위대한 일이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일까요?
바로 사람을 낳아서 기르는 일, ‘부모 노릇’ 입니다. 인간이라는 위대한 생명체를 세상에 나오게 하고 사람다운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일, 이보다 더 위대한 일이 어디에 있을까요? 어떤 상상력을 동원하여 생각해 봐도 이보다 더 위대한 일을 찾을 수 없어 보입니다. 인간이 세상에 태어난다는 것은 이 지구상에 엄청난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호랑이 한 마리가 태어나도정글에 사는 동물들에게는 엄청난 사건이 됩니다.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세상에 나왔다는 것은 지구의 생태계에 엄청난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간을 살게하기 위해서는 세상은 엄청남 대가를 치릅니다. 한 인간을 먹이기 위해 희생되는 소나 돼지 닭과 같은 가축들이 몇 마리입니까? 가죽, 털, 상아, 지느러미, 기름 등을 위해 희생된동물들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한 사람이 태어나서 어떻게 성장하느냐에 따라서 지구와 인류의 운명이 달라집니다. 어떤 사람은 사막에 나무를 심어 옥토로 만들고, 어떤 사람은 원시림을 불살라 허허벌판으로 만듭니다. 어떤 사람은 백신을 개발해 인류를 질병에서 구하고, 어떤 사람은 전쟁을 일으켜 수십만명의 사람을 죽게 만듭니다. 한 인간이 세상에 나와 어떤 인간으로 만들어지느냐에 따라서 인류와 지구의 운명이 바뀌는 것입니다.
한 인간을 낳고 성장시켜서 세상에 내놓는 사람이 바로 부모입니다.그래서 부모보다 위대한 인간은없습니다. 자식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어머니의 모습에는 아무리 위대한 예술가나 철학자, 정치인이라도 머리를 숙이게 되지 않던가요?
여러분은 인생의 성공을 이야기할 때, 자식으로서, 부모로서, 친구로서, 경제 공동체의 직업인으로서, 민주사회의 시민으로서, 이웃으로서 등 자신의 역할 중에 어떤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까? 다른 것은 몰라도 이 역할 하나를 잘했다면 “내 인생은 성공이다.” 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혹은 다른 것을 다 잘했지만 이 역할에서 실패했다면 “내 인생은 실패다.”라고 할까요? 아마 많은 분들이 『부모역할』을 꼽을 것입니다. 자식을 잘 돌보지 못한 부모는 평생 죄인처럼 살게 됩니다. 그래서 세월호사건 처럼 자식을 사고로 잃은 부모들이 그 일을 잊지 못하고 생업을 포기하면서 끝까지 진실을 밝히려고 촛불시위에 나서고 팽목항에서 1,000일을 넘게 배가 지켜보는 것입니다.
사회에 해악을 끼치고 감옥에 간 자식을 둔 아버지가 정치가로 성공해서권력을 손에 쥐거나, 사업을 잘해서 엄청난 돈을 벌었다고 해서 스스로를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 사회의 유명한 정치, 경제계의 인사들의 2세들이 종종 폭행과 마약사건에 연루되어 뉴스에 올라오곤 합니다. 때로는 그들이 가진 돈과 권력으로 사건을 덮으려 하기도 하지만, 자식농사는 이미 망가졌고 부모 노릇도 실패했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인생도 실패한 인생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필자가 가족과 함께 영국으로 이민을 준비하고 있을 때입니다. 한 친구가 찾아와 필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무리 아이들 교육이 중요하다고 해도, 하던 일을 버리고 기반도 없는 곳에서 어떻게 살려고 하느냐? 너의 인생도 있는 것 아니냐? 어떻게 아이들을 위해서 자기 것을 다 버리려고 하느냐?” 걱정해주는 친구의 말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아이들을 잘 교육하는 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야. 결국 나를 위해서 선택한 것이지.”
소위 잘나가는 여성 연예인, 예술가, 직장인들 중에 한참 활동할 나이에 직업활동을 접고 육아에 집중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집에서 애나 보려고 왜 그 좋은 직업을 포기하나?”하면서 이들을 안타까워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사회활동의 기회가 아이를 돌보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혹시그런생각이 든다면 다시 천천히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나의 삶에서 무엇이 더 소중한 지 말이죠.“고작 애나 보려고 사회생활을 포기하는 것”일까요?아니면 “내 아이를 돌보는 소중한 일을 위해서 사소한 일들을 정리하는 것”일까요?우리의 사회적 인식이 아이를 돌보고 교육하는 일에 너무 낮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한국 사회에는 경력단절이 두려워서 아이를 낳지 않거나, 아이를 낳아도 육아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바로 직장에 복귀하는 여성들이 많습니다. 이는 한국에 여성들이 육아에 집중할 수 있는 사회적 지원이 부족하고, 엄마가 육아를 위해서라도돈을 벌어야 하는 현실 때문이겠지요.그래서 한국의 여성들은 아이를 낳는 것에 더 큰 두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기르는 모든 엄마들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힘내세요! 아이를 돌보는 것처럼 위대한 일은 세상에 없으니까요.”
중년을 넘긴 대한민국 아빠들은 “우리 가족 안에서 나는 누구인가?” 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합니다. “집안 서열이 아이들, 엄마, 강아지 다음이 나”라고 말합니다. 심하게 아빠는 그냥 돈 벌어다 주는 머슴 정도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가족 안에서 아빠의 자리가 보이지 않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그 이유는 주말에 공원에 가보면 알 수 있습니다. 공원에는 엄마와 놀러 나온 아이들로 넘칩니다. 가족 속에 아빠의 얼굴이없습니다. 아빠는 지금 어디에 있나요? 주말에도 출근하고 골프접대를 나가거나 피곤해서 잠을 자는 아빠들.이렇게 돈 버는 머슴 역할만 하고 있으면 아빠의 자리는 없어지기 마련입니다.
아빠들에게 “도대체 무엇 때문에 주말도 없이 회사 일에 매달려 사나요?”라고 물으면 이렇게 대답합니다. “가족을 위해서지요. 일을 해야 가족을 부양하니까요.”
그렇습니다. 아빠들이 주말없이 밤낮없이 일하는 이유도 결국은 부모 노릇을 위해서입니다. 이렇듯 부모 노릇은 아빠들이 하는 모든 일들의 근원적이 이유가 되는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정말 안타까운 것은 부모 노릇 때문에 일을 하면서 정말 부모로서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육아는 엄마가 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에게는 밥 먹고 TV 볼 때, 놀거나 여행할 때, 책을 보거나 공부할 때 아빠에게 매달리고 레슬링하고 떼를 쓰고 싶어합니다. 아빠는 거기에 있어야 합니다. 너무 오래 비워놓은 자리는 치워지게 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아빠들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머슴 말고, 아빠가 됩시다.”
건강하고 행복한 당신의 가정을 응원합니다.
이성훈 / 브리티시코칭센터 대표코치
shone@ukcoachi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