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세상
법대로 판결하는 법관은 없다는 말이 있다. 좋은 법관은 나쁜 이웃이다. 법을 공부하고 법을 다루고 법을 만드는 사람이 법을 조금 어긴 것이 사회에 큰 문제가 되느냐. 무조건 법조문만 외워서 고시를 거쳐 판검사가 되어 인간적인 판결을 얼마나 할 수 있겠는가. 고시공부로 망친 건강과 바꿀만한가. 이는 내가 주어들은 옛날 법대생들의 화제거리들이다. 또 선진국이란 변호사의 세상이다. 결국 그리될 수밖에 없다고 하시던 교수님의 말씀도 생각난다. 영국에 와 살다보니 실감난다. 변호사를 거치지 않으면 되는 게 하나도 없고, 안 거칠 수도 없다. 안 거치면 손해든 사기든 당해도 도리가 없다. 한국말 잘하는 한국인변호사가 많아져서 영국에 사는 한인들의 권익을 위하여 더 많이 도와주었으면 좋겠다.
여성을 감방엔 못 보내
몇일 전, 영국의 한 판사가 상사 돈을 훔친 사기꾼여성을 풀어 줄 것이라는 판결을 내렸는데, 이유는 자기는 여성을 감방에 보내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란다. 재판은 참 여러 가지가 있다. 마녀사냥같은 여론몰이재판, 한국전쟁을 통해본 북한공산당의 인민재판에 의한 공개처형, 군인들의 국가의 군사재판, 종교를 국가의 이념으로 하는 나라들의 율법재판, 왕국에서 벌어지는 왕의 즉결재판, 우리나라같이 법률조항에 따라 판결하는 성문법에 의한 재판, 영국같이 법률조항보다 판례에 의한 불문법판결, 인권을 중시하는 판결 등, 내가 모르는 판결도 많을 것이다. 재판에서도 누구는 온정을 받고 누구는 일벌백계(一罰百戒)나 괘씸죄로 감형을 못 받기도 한다. 어떤 재판이든, 판결을 내리는 이들에 따라 조금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판결을 내리는 사람이 옛날엔 임금이었고, 임금의 권한을 부여받은 관리였다. 지금도 국가체제에 따라 판결을 내리는 어마어마한 권력을 가진 이들이 존재한다.
어느 여판사
얼마 전에, 블랙시트에 대한 재판을 담당하여 신문에 전면을 차지하는 유명인이 된 여판사가 있었다. 판결내용은 블랙시트 추진은 의회의 인준을 거쳐야한다고 판결한 것이다. 바로 유명인이 되나, 얼마 후 죽이겠다는 살해위협 속에 보디가드의 경호를 받고 있는 모습이 신문에 보도되었다. 재판관도 때로는 목숨을 내놓고 재판을 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정의로운 사회와 국민을 위한 판결을 하는 포청천 같은 이도 있을 것이고, 한 번 튀어보려고 판결하는 이는 없겠지만, 양심이란 이름으로 판결하였다는 보도는 본다. 세 명의 재판관 중 한명인 이 여판사는 남아메리카의 영국령 기아나의 장군의 딸로, 영국에 유학와서 판사가 되고 영국시민이 된 외국출생의 외국인판사라는 것을 세세히 밝혀가며 부각시켜 보도하고 있다. 만약 제3국에서 우리나라로 유학 왔다가 눌러앉아 귀화하여 판사가 된 여판사들이 국민투표로 결정된 한일관계 같은 문제를 다시 국회에서 논의해야한다는 판결을 내리고 흐뭇한 미소를 띄며 법정을 나오는 사진을 본다면 우리 국민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법대로 해라
최근까지 우리는 시험을 봐서 공부 잘하는 이들이 판결을 담당하고 있다. 무조건 공부만 잘하면 우선순위였는데, 지금은 공부에 그 주변까지 좋아야만 할 수 있는 것같이 보인다. 수재들의 입신양명기회도 줄어드는 것으로 느껴잔다. 영국의 판사는 변호사 중에서 인정받은 이들이 선임되어 임명된다. 또 치안판사라 하여 변호사 자격이 없는 덕망있는 일반인이 임명되며 경범죄같은 1심형사재판을 하는데 대부분 확정판결을 한다. 악법도 법이다고 말한 이도 있고, 소크라테스는 숨을 거두며 ‘죽으라고 하면 죽겠다. 이 더러운 세상’이라 했단다. 지금도 악법도 법이니 지켜야 한다와 악법이 무슨 법이냐며 찬반의견도 만만치 않다. 전국시대 법을 중시한 한비자 등 법가(法家)들이 있었지만, 엄격한 법의 집행으로 기득권과 개혁세력에게 법가들 대부분이 극형으로 비참한 죽임을 당한다. ‘법대로 해라’는 말이 제일 무서운 말이라 생각한다. 판결을 내려야만 하는 이들의 마음을 알 수는 없지만, 누구를 위한 누구에 의한 누구의 판결인지 궁금하기는 하다.
Tip. 수명을 연장시키는 13가지는, 성생활 독서 레드와인 골프 산보 친구 초콜릿 채식 기도 오른손사용 견과류 지중해식사 웃음인데, 그 중 하루25분 산보와 기도와 웃음은 7년씩 더 살게 한다니.
영국서울한의한 박사 김 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