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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백마 탄 기사가 용을 죽이는 동상이나 그림을 자주 목도(目睹)하게 된다. 바로 성(聖) 조지(St. George  게오르그, 게오르기오, 게오르기우스, 제오르지우스) 형상이다. 
러시아를 비롯해 동방 정교회(발칸반도 국가들)뿐만 아니라 아프리카까지 성자로 불려지게 된 내력은 기독교 문화의 이해를 넘어서 세계사에서도 중요한 대목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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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의 작은 나라 시레나 왕국 어느 호수에 흉포한 용 한 마리가 나타나 처녀 제물을 바치라고 요구한다. 제물을 바치지 않을 시에는 독기를 내 품어 수많은 희생자를 발생시켰다. 왕은 하는 수 없이 매일 처녀들을 바치게 되고 결국 자신의 공주까지 바칠 지경에 이른다. 사나운 용이 공주를 집어삼키려는 순간, 백마를 탄 기사가 나타나 긴 창으로 용을 제압한다. 용을 왕궁으로 끌고 온 기사는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용을 제압했으니 왕국 백성들도 그리스도교로 개종하라고 한다. 수많은 백성들이 그리스도교로 개종하자 용을 단칼에 베어버려 두려움의 후환을 없앤다. ====
 

 

이 내용은 많은 화가들의 작품 소재가 되었으며 위 그림 또한 루벤스 작품으로 기사와 드래곤의 싸움이 사실적으로 그려졌으며 그 배경에는 양을 붙들고 있는 공주의 인상이 성모상을 닮아있다.
제오르지오(조지)가 용을 죽이고 공주를 구함으로써 리비아 백성들을 회개시켰다는 내용은 우화적 요소가 다분함에도 지배층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들에게까지 상당한 매력이 있었다. 
 
최초의 그리스도 교회사가로 ‘교회사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우세비오(E. Caesariensis 260?-339)의 기록에 의하면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의 그리스도교도 박해 당시 황제 앞에서 자신이 그리스도교도임을 떳떳하게 밝히고 순교당한 한 로마 병사를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이름이나 출신, 묻힌 장소에 대해서는 언급돼 있지 않다.
 
역사적으로 성 제오르지오 이름이 언급된 것은 교황 젤라시오(재위:492∼496)의 미사전문 한 목록에 남아있는 것이 전부였다. 다행히도 그의 역사적 실존은 그가 콘스탄틴 대제 이전에 팔레스티나의 리다(Lydda)에서 순교한 황제 근위병이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순교지에서 발굴된 그의 무덤을 통해서였다.
 
기독교측에서 ‘대박해시대’라고 부르는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 시절인 303년 2월, 기독교 탄압 칙령이 반포되고난 다음 해인 303년 4월 23일 황제 친위대 장교였던 제오르지오가 모진 고문에도 배교하지 않고 순교를 택함으로써 초기 기독교 순교자이자 14인의 성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추앙되고 성 제오르지오(조지)로 불리게 되었다.

 
313년 밀라노 칙령으로 기독교도 박해시대가 끝나고 나자 5,6세기 경부터  ‘대순교자’라는 이름으로 '성 조지 성당'들이 각지에 건립되기에 이른다. 
 
십자군 전쟁에 참전한 잉글랜드 사자왕 리차드 1세(1157-1199)또한, 성 조지를 그의 장병들의 수호자로 삼은 이래 군인들의 수호자로 공경의 대상이 되었다. 리차드 1세의 전사 후, 1222년 잉글랜드 옥스포드 교회총회에서는 성 조지가 순교 당한 4월 23일을 국경일로 정하게 된다. 그 후 에드워드 3세 때에 이르러 성 조지는 잉글랜드의 수호성인으로 자리 잡는다. 

잉글랜드 국기인 성 조지 십자가(St George's cross)는 리차드 1세와 에드워드 1세 때 십자군 전쟁 당시 군 깃발로 사용한 것으로 볼 때, 1277년  웨일즈 정복 시에도 잉글랜드 병사들을 상징했던 것이 분명하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문장((紋章 coat of arms)은 1240년경 잉글랜드 왕이 사용한 것으로 개인이나 가문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그려넣은 것이었다. 전쟁터에서 갑옷과 방패에 그려졌던 문장들이 예술적으로 꾸며지기 시작하자 점차 전쟁과 상관없는 조직들까지 자신들의 조직을 상징하는 문장을 만들어냈다. 

 
잉글랜드뿐만 아니라, 조지아(그루지야-러시아식 이름인 그루지야 대신 영어식 이름인 조지아(Georgia)로 불러줄 것을 그 정부가 공식 요청함에 따라 조지아로 불리고 있다.), 모스크바의 수호성인으로 세인트 조지 문양을 사용하고 있다. 
원래 이 세인트 조지 십자가는 제노바 공국(Republic of Genoa(1005- 1797)의 문장이었으나 지금은 잉글랜드 깃발로 사용되고 있으며 많은 국가들이 세인트 조지를 상징하는 흰 바탕에 붉은 십자가를 그 나라 국기에 넣고 있다. 
 
영국(United Kingdom)을 구성하고 있는 4개 국가들은 각각 국가 수호성인을 갖고 있다.  북아일랜드의 성 패트릭 데이( 3월 17일), 스코틀랜드의 성 앤드류 데이(11월 30일), 웨일즈의 성 데이비드 데이(3월 1일), 잉글랜드 성 조지 데이(4월 23일) 등...이들 수호성인 가운데 웨일즈만이 웨일즈 태생의 성인을 수호성인으로 하고 있으며 잉글랜드 이외에는 각기 수호성인의 날을 공휴일로 지정하여 기념하고 있다.
  
 

박필립 칼럼리스트(www.facebook.com/thamespark)

굿모닝런던 발행인

영국 안중근청년아카데미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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