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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천하의 일이란

hherald 2016.11.07 19:55 조회 수 : 179

 
 
옆에 있어도
한국과 일본의 관계와 같이, 영국과 프랑스의 사이를 얘기하려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한 둘 사이의 관계를 생각하며, 잠시 다른 생각이 떠올라 옆으로 가본다. 대부분의 가문이나 민족이나 나라의 경우를 보더라도, 가까운 이웃에 있는 민족이나 나라들끼리는 전통적으로나 대를 물리면서, 원수내지는 적국의 감정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이 생기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경우를 보더라도, 북한, 일본, 중국, 소련 등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라는 모두 우리와 적국으로 관계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게 어디 민족이나 국가뿐이랴. 개인이나 가정이나 마을이나 이웃하는 시도까지 모두 이런 관계로 맺어지게 되어있다. 아무리 사랑하고 사이좋았던 연인이나 형제나 친구나 이웃도, 바로 옆자리로 이동하여 함께하는 순간, 바로 이 순간부터 결국 원수지간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 인간의 역사이다. 측근이니 최측근이라 불리는 것도 단지 옆에 가까이 있다는 이유 하나 뿐이다. 세상의 모든 원망과 원한도 모두 가장 가까운 측근이라 불리는 이들 간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그게 사람의 일이었고, 역사가 되었던 것이다.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잘 만나야
한 집안의 가장이든, 회사의 과장이든 사장이든 회장이든, 어느 단체나 조직에서 권한이 주어진 곳에는, 반드시 재량권을 가지고 힘을 쓰며 담당하는 부서장이 있고, 이들을 중심으로 수족같이 일을 하며 도와주는 측근이 생기게 되어있다. 이래서 인간이 사회적동물이라 하는지는 모르지만, 힘이 크면 클수록, 규모가 크면 클수록 더욱 더 측근들이 여럿 생기게 되어있다. 인간은 남의 힘인 타력(他力)을 얻어야만 한다. 혼자 살 수 없고, 남의 도움을 받아야만 살 수 있으니, 바꿔 말하면, 옆 사람이나 위아래사람을 잘 만나야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 하듯이, 천하의 일은 적임자를 얻어 맡기면 절반이상 이룬 것이다(天下事 得人而任之 思過半矣)라 하였다. 이렇게 어려운 나랏일 말고도, 일개 개인에 있어서도, 배우자를 잘 만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는, 누구나 다 느끼며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결혼이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라 하는 이유다.

원수가 따로 있나
원수는 복수를 부르고, 복수는 다시 원수를 만든다는 것이 역사였고, 인생의 결정적인 한마디가 된다. 성경에는 ‘네 원수를 사랑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사랑해서도 안 되는, 사랑할 수도 없는 원수를 사랑하는 죄로 슬퍼하고 고통받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원수는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옆에 있다. 옆에 있거나 가까운 사람이 결국 원수가 된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은 결국 가까운 이들을 사랑하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언제 원수로 돌변할지 모르는 이도 바로 내 옆에 있는 이들이고, 아니 원래 원수이었기에 지금 내 옆에 있어야 되는 것이 세상 이치인지는 몰라도, 이들을, 다시 말해서 가까운 사람, 옆 사람, 가족이나 집사람을 사랑하라는 말씀같다. 내 생각에 그런 가르침을 너무나 잘 반영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 있다. 해서는 안 되고 할 수도 없는 사랑을 한, 원수가문의 자식을 사랑하여 얻는 것은 바로 죽음뿐일 줄도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 짧은 기간의 비극적인 사랑을 쓴 소설 ‘햄릿’은 세계 최고의 소설이 된다. 신학으로 출발한 서양문화의 결정판으로 느껴진다.
 
사랑해선 안 될
반면에 멀리 있는 이들은 대부분 좋은 사람들이고 모두 친구고, 내 편이 될 수 있다고 생각들을 한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것은 옆에 있기 전 까지다. 그토록 사랑한 그 님도, 옆으로 오는 순간부터 원수지간으로 변하는 모습들을 더러 본다. 그런 줄 뻔히 알면서도, 내 곁에 있어달라고 애원하는 것이 너와 나요, 결국 인간들이다.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하는 죄이라서 말 못하는 이 가슴은 이 밤도 울어야 하나~~’ 하는 노래도 많이 부른다. 죄 값을 치르는데도, 밤에 눈감고 한번 우는 것으로 끝나면 참 다행스런 일이다. 죄를 몸으로 때우는 경우도 일당이 다르다. 감방에서 봉투붙이면 하루에 몇 억을 탕감해 주기도 한다. 반면에 어떤 이는 스스로 판결하여 스스로에게 극단형을 내리기도 한다. 누가 지은 죄에 누가 내린 판결인가? 본인인가? 아니면 옆에 있는 사람인가? ‘네 죄를 네가 알렸다?’에 대한 대답은 ‘저는 너무 억울합니다’ 인 것은, 그래서 자연스런 대답이고 모범 답안으로 자리 잡은 것 같다. 모두 사랑했기에 일어나는 일이고, ‘사랑은 무죄’라면, 잘못한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답답하여 측근으로서 국가의 존망을 가른 역사적 인물을 생각해 본다.
 
 

영국서울한의한 박사 김 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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