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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온 동네에 사이비(似而非)



공자(孔子)의 사이비-향원
공자가 미워한 사람 중에 향원(響原)이 있었다. 공자는 ‘내 집 앞을 지나면서 내 집에 들어오지 않더라도 내가 유감으로 여기지 않는 자는 향원뿐이다. 향원은 덕(德)을 망치는 자다. 향원을 비난하려 해도 어떤 잘못도 들 수 없고 꾸짖으려 해도 꾸짖을 것이 없다’하여 향원이의 술수가 교묘해서 공자도 심증은 가지만 잘못된 사실을 밝혀 낼 수 없을 정도였다. 원래는 공자시대 사람이름이었고 덕을 망치는 사람을 의미한다. 향원의 향(鄕)은 고을이나 동네를 말하며, 원(原)은 근실하며 삼가다는 뜻도 있다. 즉, 향원이란 그 동네에서 겉은 그럴듯하게 좋게 평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공자는 사람을 네 가지로 분류하여, 중용의 길을 걷는 사람과, 과격한 진취적인 사람과, 고집 세고 절개가 굳은 사람과 향원으로 나누었고, 향원을 덕지도야(德之賊也)라 하여 덕을 도둑질하는 사람이라 했다.



맹자(孟子)의 사이비-향원
맹자도, 향원의 비행은 들추어내기 어렵고 그들의 결점을 공격하기도 어렵다(非之無擧也 刺之無刺也)고, 세속의 흐름에 동조하고 더러운 세상에서도 잘 맞추어 살며(同乎流俗 合乎汗世), 겉으로는 충성과 신의로운 척하고(居之似忠信), 청렴 청결한 듯 살고 있다(居之似廉潔)고 말하고 있다. 또, 사이비(似而非-비슷하지만 아닌 것)를 미워하며, 말을 잘 둘러대는 자를 미워하는 까닭은 신의를 어지럽힐까 두려워서이고, 음란한 정나라 음악을 미워하는 까닭은 순수 음악을 어지럽힐까 두렵다하며, 정의를 혼란케 하는 어떤 행위도 미워하는 대상으로 생각하고, 향원을 미워하는 것도 덕을 어지럽힐까 두려워서라고 하고 있다.


누구인가? 사이비
현대와는 시대와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뭐라 단정할 수 없지만, 공자나 맹자는 향원을 사회나 국가의 존립을 흔들고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공포의 대상으로 취급하였다고 한다. 어느 기고에서 향원은 겉으로는 선량한 척하면서 수령을 속이고 양민을 괴롭히며 환곡이나 공물을 중간에서 가로채는 부도덕한 사람을 가리킨다하고, 도둑이 물질을 훔치는 사람이라면, 향원은 덕(德)을 도둑질하는 사람으로 매우 위험한 인물로 보고 있다. 공자가 본 5대 악인도 남의 마음을 잘 읽어 마음에 들게 하지만 속으로는 엉뚱한 흑심을 품고 있는 사람과, 행실이 편벽하면서 고집만 센 사람과, 말에 진실성은 전혀 없으면서 달변인 사람과 어리석은 일에 목적을 두면서도 아는 지식이 많은 사람과 비리에 순응하면서 자기 이익만 챙기는 사람을 꼽고 있다.


뽑지 말자. 사이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가든 사상가든 철학자든 종교가든 누구든 ‘이것이 진리이며 정의’라고 선동하며 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예로부터 진정한 성현들은 사이비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를 하고 있다. 다시 말해 흠을 잡으려 해도 큰 흠이 없고, 죄를 물으려 해도 죄라 할 만한 것도 없고, 권력이동에 민감하고 어두운 세상과도 잘 어울리니, 겉보기는 성실하고 청렴한듯하여 어리석은 이웃들이 다들 좋다하니, 본인 스스로도 자기를 정의로운 사람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바로 비슷하긴 한데 그게 아닌 사이비가 되는 것이다.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이면 어디나 있는 일이고, 누군가는 그 역할을 해야만 하는 것이 인간사이기도 하다. 결국 향원은 어떤 단체나 동네에서 그럴듯하게 행동하니 평판은 좋지만 사실은 굉장히 위험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풀이 된다. 한국의 정치에서도 선거 때면 향원을 뽑지 말자는 말들이 매번 나오고 있다.


함께 할 수 없는 사이비
공자는 덕치정치를 펼치기 위하여 천하를 주유(周遊)한 성인이다. 결국 뜻을 알아주는 군주도 없고 나이가 들자 중도(中道)를 행하는 사람이라도 얻어 함께하기를 바랐고, 이도 아니면 뜻이라도 크고 진취적인 광자(狂者)라도 만나기를 바랐다. 이도 아니면 불결함을 더럽게 여기는 지조라도 가진 견자라도 만나기를 원했지만, 그나마 못 만난다하여도 사이비(似而非)와는 함께 할 수 없다며 사이비를 미워한다며 향원을 사이비라 했다. 객지에 사는 사람은 고향에 가고픈데 그 내 고향에는 누가 살고 있는 것인가? 현대판 향원이도 살고 있는지? 어디가나 마음은 아파야만 하나?


영국 서울한의원 김태은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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