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족만
늑대는 암수가 만나 짝을 이루면 평생을 간다고 한다. 다른 이성은 돌아보지도 않고, 자기 새끼를 끔찍이 사랑하며 가족을 위해서는 기꺼이 목숨을 바친다고 한다. 자기의 가족을 위해서는 주변의 모든 것을 망가트리고도 태연하다고 한다. 그렇게 자기식구들만 위하는 이유로 ‘늑대같다’는 말이 나쁘게 쓰여지고 있다는 글을 보았다. 자기식구보다 귀중한 것도 없다. 자기 식구들을 위하여 희생하는 것이 잘못된 일은 아닐 것이다. 오늘날 주변에서 들리는 소식을 들으며, 우리자신을 돌아보면서 갑자기 늑대가 생각나 비교해 봐도 될까 모르겠다. 대가족, 핵가족, 1인가구로 시대가 변함에 따라 가족에 대한 개념과 관점이 달라지고 있고, 동서양이 좀 다르기도 하고, 개인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지만, ‘가족간에 왜이래?’라는 유행어도 있고, 가족이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버린 것인지 버림받은 것인지, 포기한 것인지 외면한 것인지 까지는 모르지만, 애매한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영국에서 가족을 생각하니 해외동포들의 가족은 어떤 의미일까하여, 오늘은 잠시 이민사에 대해 뒤져보았다.
한인 최초 이민사
기록에는 최초의 한인 이민단은 고종황제의 허가로 통역관 2명을 포함한 인천의 한 교회신도들로 하와이의 사탕수수농장에 값싼 노동자로서 출발하여 일본 고베항을 거쳐 1903년 1월 13일 하와이 호놀룰루에 도착하여, 신체검사를 통과하여 들어간 86명이 최초이민이 된다. 이후 3년간 7,000여명이 더 가나, 84%는 20대 남자들이고 9%는 여성으로 빨리 돈 벌어 금의환향하려했다. 그러나 결혼할 여성의 부족으로 사진만 보고 결혼하는 ‘사진신부’들 1,000여명이 도항해가서 가정을 이루게 된다. 2세도 태어나고, 경제적 여유로 자영업을 갖게 되고, 더 나은 삶을 위해 본토로도 진출하게 된다. 하지만 많은 나이차로 인한 이혼 등의 문제로 한인가정에 어려움이 생긴다. 또, 500여명의 학생들이 독립운동과 공부를 하러 건너가 정치적지도자로 떠오르며 해외독립운동을 주도한다. 독립하기까지 10,000여명의 한인이 미국에서 활동한다. 이들을 이민1기라 부른다. 2기로는 한국전쟁이 끝나며 미군과 결혼한 한인여성과 양자로 간 전쟁고아 등 15만명에 달하는 한인이 미국 전역의 미국가정으로 흡수되며 흩어져 미국사회에 동화되었지만 통계내기도 어렵다한다. 3기는 60년대 말부터 시작된 실제적인 이민으로 매년 급속도로 늘어나게 된다. 지금은 미국내 한인이 220만명을 넘고, 전 세계에 700만명 이상의 해외동포가 있다고 외교부는 추산하나. 사실 2.3세를 거치면서 현지에 동화흡수된 한인은 누락도 많아 파악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한국계 외국인
한국계 미국인(Korean American)은 미국에 거주를 목적으로 이주하여 사는 한국인 및 그 자손들을 말한다고 되어있다. 또, 임시로 이주해 와서 사는 유학생, 주재원, 장기방문자 등의 모든 한국인을 포함하여 재미한인으로 부른다. 1909년에 샌프란시스코에 최초의 '한인협회'가 설립되어 일본에 저항하는 거점이 되며, 농장에서 번 돈을 독립자금으로 기부하여 독립운동에 협조한다. 이렇게 나라를 위한 한인회는 여러 나라에서 설립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65년전, 6.25전쟁 때 이승만 초대대통령이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한 연설은 지금도 통한다고 본다. 뭉쳐 살아야만 하는 우리민족은 어디를 가나 모여 살아야하는 가 보다. 물론 타국인들도 자기들의 타운을 형성하고 살아가지만 한국 같이 집단을 형성하여 모여사는 것 같지는 않다. 영국에서 한국인들이 ‘뉴몰든’이라는 곳에 왜 모두 모여서 살아야 하는지 궁금하다는 말을 영국인들로 부터 한 번씩은 들었을 것이다. 또, 현재의 한인이민사가 나라마다 다 다른 것도 특이하다고 볼 수 있다.
잃어버린 말들
맹수의 공격을 계속 받아야하고, 자기의지와 관계없이 숙명처럼 남이 필요할 때마다 누군가의 희생을 필수로 강요당하고, 희생을 잠시 돌아보곤 바로 잊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초식동물의 집단생활을 볼 때, 나는 왜 우리 민족이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아마 병일 것이다. 영국에서도 떨어진 곳에 사는 한인들의 외로움을 듣기도 한다. 잘 살아 보려고 가족을 떠났던 연로하신 1세대 이민동포 분들 중에 거동도 힘들지만 치매에 걸려 배운 현지 말은 다 잊어버리고 한국말만 하게되니, 선진국의 의료혜택도 말이 안 통하니 도움이 안 되고 답답하기만 한데, 뜻있는 이들이 나서고 있으나 도움의 손길은 없다는 소식을 본다. 만약에 늑대의 가정이 파괴된다면 늑대는 어찌될까?
영국 서울한의원 한의학박사 김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