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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발견 -51회 놀이규칙

hherald 2011.07.29 15:26 조회 수 : 1566

페어플레이 규칙 전호에서 이어집니다.

어느 스포츠건 최고 수준에 이르면 영국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에서 거의 목숨을 건 비즈니스로 변해버린다. 거기에는 고상한 신념에 의한 단체정신이나 스포츠맨십보다는 오로지 승리만 있을 뿐이고 스타플레이어의 퍼스낼리티 (잘못 쓴 용어다. 프로스포츠 세계에 그런 것이 있기나 한지 모르겠다.) 즉 개인의 인기를 상업적으로 착취하는 데에 더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우리들은 속임수, 불공정하고 추악한 행위, 스포츠맨답지 않은 행동을 강력히 비난한다. 또 그런 행위를 보면 의분으로 들끓고 부끄러움과 창피함에 몸 둘 바를 몰라 움츠린다. 그리고 이제 이 나라는 몰락하고 있다고 탄식한다. 이처럼 영국인에게 스포츠 정신은 여전히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최근에 갑자기 쏟아져나온 영국 정체성의 죽음에 대한 때이른 조사 (弔辭) 중의 하나로 클라이브 애슬릿 (Clive Aslet)의 [영국을 위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나요?] 라는 책을 들을 수 있다. 그는 신사도 정신의 상실을 슬퍼한다. 심지어 "스포츠 이상과 동의어인 크리켓 게임의 정신마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변해버렸다"고 주장한다. 또 세계적인 크리켓 선수였던 이안 보삼 (Ian Botham)과 임란 칸 (Imran Khan) 사이의 꼴사나운 논쟁은 차치하고라도, 그가 지목한 영국 팀이 저지른 최악의 잘못은 선수들이 의복을 통해 신사도 이미지를 배양하기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야구 모자, 일부러 기른 수염, 휴식중에 선수들이 입은 티셔츠와 반바지 등에 반대한다. 그는 아무런 예도 들지 않고 신사답지 않은 기술 얘기도 했다. 그의 크리켓 친구 말로는 충격적이게도 이제 동네 시합에서도 이 기술을 따라한다. 텔레비전으로 중계한 국제시합에서 보았듯이 전쟁을 시작하는 미국 인디언처럼 위협적인 얼굴 페인팅과 헬밋도 때때로 사용하며, 이제는 상대방 타자의 좋은 플레이에 박수를 치지도 않는 것 같다고 한다. 그는 또 1996년 햄프셔의 우드만코트 팀은 너무 프로 선수들 같다는 이유로 전국 마을 크리켓 시합에서 추방 당했다는 예를 들었다. 앞의 두 가지 예는 별로 놀랄 일이 아닌듯하나, 세 번째 예를 보면 구식 아마추어 정신과 페어플레이 정신이 그래도 남아 있고 특히 마을 크리켓 시합에는 잘 보존돼 있는 것 같다.

애슬릿도 인정하듯이 스포츠맨십 사마에 대해서 사람들이 울먹거리기 시작한 지가 적어도 한 세기가 넘었다. 사실은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이 스포츠 이상을 만들어내자마자 부고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영국인들은 아무것도 아닌 걸로 시대정신에 걸맞는 전통을 만들어내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그러고 나서는 바로 그것이 우리 문화유산의 중요한 일부였는데 이제 비극적으로 죽어가고 다 식으로 향수에 젖어 울기 시작한다.  



이와 관련해 축구를 살펴보자. 현대의 악마인 축구팬들의 훌리거니즘(hooligarnism), 즉 축구장 난동사건이 당연히 여기 등장해야 한다. 축구장 난동은 영국이 망해가고 잇다며 불평하는 사람들이 끄집어내는 증거 제1호이다. 우리는 이제 촌놈들의 나라가 되어가고 있으며 , 스포츠가 더이상 옛날같지 않다는 등 그들은 항상 징징댄다. 이런 불평분자들은 많다. 나는 우리의 엄살 불평이 진실이 아니라는 증거로, 모든 일에 항상 비관적으로 한탄하는, 불평을 위한 불평을 사랑하는 우리들의 불필요한 자기 채찍질을 들겠다.
이 울보들과 불평분자들이 이해 못하는 점은 이 축구 난동이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싸움을 하러 갔더니 축구가 생겨났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축구라는 경기는 13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이래 폭력과 연과되어 있었다. 중세의 축구라는 것이 원래 주변 마을 사람들 사이의 총력전이었다. 
수백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는데 이 기회를 이용해 개인들 사이의 문제, 예를들면 오래된 상속 부동산,개인적인 시비,토지문제 같은 것을 처리했다. 
다른나라에도 민중축구 같은 것이 있었다. (축구 비슷한 놀이로 독일의 크나펜knappen, 피렌체의 칼시오 인 코스툼calcio in costume이 여기에 해당한다. ) 그러나 현대축구는 분명 영국의 폭력적 의례에서 시작 되었다. 
훨씬 더 억제되고 규율이 잘 잡힌 게임 형태로 우리에게 익숙해진 축구는 빅토리아 시대에 오락으로 개선한 것이다. 그러나 폭력의 전통과 마을 사이의 라이벌전 풍습은 즐기차게 이어져 내려왔다. 오로지 영국 역사에서 두 번의 짧은 기간, 즉 양차 대전 사이와 2차 대전 이후 약 10년 간만 축구 폭력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보아 이 시기는 예외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미안하지만 최근 축구장 난동꾼들의 폭력은 스포츠맨십의 실종이나 가치저하의 증거라고 인정할 수 없다. 
규칙이든 예외든 내가 여기에 걱정하는 것은 빅토리아 시대 신사도가 아니라 기본적인 페어플레이다. 그런데 이 페어 플레이가 승리의 욕망, 고상하지 못한 복장, 금전적 이득, 상업적인 후원 등 폭력을 포함한 모든 것과 직접 부딪치는 것은 아니다. 피터 마시와 그의 팀이 밝힌 바에 의하면 특히 추구 난동꾼  폭력을 포함한 인간의 폭력은 즉흥적으로 무작정 벌이는 행동이 아니고 규칙의 규제를 받는다.


옮긴인 :권 석화

영남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무역상사 주재원으로 1980년대 초 영국으로 이주해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를 대상으로 유럽의 잡지를 포함한 도서, 미디어 저작권 중개 업무를 하고 있다.

월간 <뚜르드 몽드> <요팅> <디올림피아드> 등의 편집위원이며 대학과 기업체에서 유럽 문화 전반, 특히 영국과 러시아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kwonsukh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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