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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오래 전 한 지인 목사님께서 책을 한 권 소개해 주셨습니다. 정확한 제목은 아니지만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라는 주제였습니다. 목사님은 침을 토하면서까지 걸어야 함을 강조하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었던 몇 명의 목사님들은 공감은 하지만 감동하지는 못했습니다. 그 모인 목사님들 중에는 걷는 것을 강조하시는 목사님의 배가 가장 많이 나왔기 때문이었습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코로나 19로 인하여 천국에 먼저 가셨습니다.

 

​정답은 알고 있습니다. 답을 몰라서 각종 질병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해야 건강하며 자기 영성이 흐려지지 않는 것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그 알고 있음이 내 자신을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이 서글픈 현상일일 뿐입니다. 국제질병분류표(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에 등재된 질병은 12,420개나 됩니다.(홍혜걸 의학박사/세바시 강의)

 

혈관이 깨끗하면 대부분 질병에서 자유 할 수 있다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일 년에 6만 명이나 혈관 질환으로 사망을 합니다. 혈관이 깨끗해지는 방법은 무엇을 먹어서가 아니라 하루에 8천 보 이상 걸으면 혈관을 막히게 하는 3대 요소인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동시에 떨어뜨릴 수 있게 됩니다.

 

​건강의 기본은 깨끗한 혈관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혈관을 막아 피가 탁하게 하는 주범인 혈압은 혈액이 혈관 속을 흐르고 있을 때 혈관 벽에 미치는 압력입니다. 혈당은 혈액 속에 함유된 포도당이며, 콜레스테롤은 혈관 속에 들어 있는 피의 찌꺼기입니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혈관은 깨끗합니다. 아무 걸림도 없이 심장에서 펌프질한 피는 인체의 끝까지 전달됩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절제하지 않으며 먹었던 음식들이 혈관에 찌꺼기로 쌓이다 보면 오래 된 수도 파이프에 녹이 끼는 것처럼 혈관이 막혀 피의 흐름을 막게 되는 것입니다.

 

​막힌 혈관을 뚫어 주는 특효약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걷는 것이 특효약입니다. 이상의 의학정보는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상식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혈관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작은 몸뚱이 하나 움직일 힘이 없다는 것에 있습니다. 혈관이 막혀 인생을 마감해야 하는 영상을 접하게 되면 잠시 걸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만 지속적으로 자기 몸뚱이를 움직일 힘까지는 미치지 못하게 됩니다.

 

​네팔에서 현지인들을 위해 선교하시는 형제와 같이 지내는 벗님이 영국을 잠시 방문했습니다. 뉴몰든에서 집까지 1시간 정도를 걸었습니다. 예전에도 몇 번 걸었지만, 함께 걸으면서 나를 너머, 나를 찾아 떠나고 싶은 간절함이 솟아올랐습니다. 편리한 세상에서 하루에 10km를 걷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비좁고 나약한 자기를 뛰어 넘으려는 목적을 위해선 성을 점령하는 것보다 현실적으로 힘든 일입니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한 일입니다. 하루 두어 시간만 걸으며 묵상하고 기도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마치 그 시간을 허비하는 것만 같이 느껴지게 됩니다.

 

​친구가 좋은 이유가 무엇일까를 묵상해 봤습니다. 나는 그에게 무엇을 줄 수 있으며, 또한 그는 나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 나는 그에게 아무것도 줄 수 없는 현실에 목 놓아 울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이곳에 잠시 머문 것에 의미를 더하고 싶었습니다. 적어도 하나님의 사람들은 자기 임의대로 어딘가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 믿습니다. 네팔에서 많은 돈을 들여서,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내 인생이 몸부림 하는 런던에 온 이유가 무엇일까? 그 걸음이 헛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했습니다. 함께 걸은 기념으로 하루에 10 km를 걷겠다! 홀로 굳게 다짐을 하게 됩니다.

 

​어느 유명 목사님의 말이 생각납니다. 목사가 교회에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 건강한 자아’라 했습니다. 백배 공감을 합니다. 작은 목회를 하면서 늘 아파서 골골하는 내 모습이 나도 싫은데 하물며 성도님들은 어떠할까 생각게 합니다. 운동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나를 넘어야 만이 나를 찾을 수 있기에 다른 모든 것을 멈추어서라도 나를 넘기 위한 몸짓을 이제야 시작합니다. 늦은 몸짓이지만 하늘 문이 열리며 격려의 박수소리를 듣습니다. 성도님들이 저를 만날 때 마다 ‘목사님 아프지 마세요, 목사님이 아프면 성도들이 다 아파요.’ 그 애절함의 눈물을 내 작은 몸짓으로 닦아 주려 합니다.

 

​나를 넘어서기 위한 그 첫 번째 몸짓을 시작합니다.

 

 

박심원 목사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park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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