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의 사회 영국과 인공지능
한국에서 영국으로 오게 되면서 여러 다른 점을 느끼게 됩니다. 그 중 저에게 제일 충격적으로 다가온 것은 영국은 신뢰의 사회라는 점입니다. 일단 상대방의 말을 믿어줍니다. 만약 거짓이 들통나면 더 큰 제재가 가해지겠지만 불신이 팽배한 한국에서 온 저는 처음에는 충격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올 당시 코로나 시국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백신 접종을 받으려면 사진이 달린 신분증으로 반드시 본인임을 확인해야 합니다. 영국에서는 그냥 생년월일만 묻고 끝입니다. 절대 의심을 하지 않습니다.
영국에서 자동차를 리스 하였습니다. 한국이라면 납세기록 등 개인의 재산을 증빙하지 않으면 리스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영국에서 저는 그냥 소득이 얼마니? 라는 물음에 (예상하는 희망)연봉을 적어 넣었더니 오케이 파이낸스 통과 했어 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어제 인공지능시대에 살아가는 방법에 대하여 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이제 지식이 필요한 시대는 아니다. 지식은 인공지능이 잘 대답해 준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덕목은 이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하는 능력이다. 일단 의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라는 것이 강의의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모든 정보를 일단 불신하고 반드시 크로스 체킹을 거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인공지능이 인간 인척 정보를 전해 주는 경우도 많으므로 인간인지 인공지능인지 구별하는 능력도 필요하다고 합니다.
믿지 마라! 이것이 이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덕목이 된 것입니다. 불신의 사회인 한국이 인공지는 시대에 강한 면모를 나타낼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씁쓸하고 한편으로 다행입니다.
김준환변호사
법무법인 폴라리스 영국지사장
전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