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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내 영혼의 반추

hherald 2025.02.17 20:14 조회 수 : 585

 

​인생은 나만을 위해 존재할 수 없습니다. 내 삶은 누군가의 삶에 반추되기 때문입니다. 반추란 어떤 일을 되풀이하여 음미하거나 깊이 생각하는 것을 뜻합니다. 내가 걸은 인생길은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삶에 반추가 됩니다. 누군가에게 비추어지는 모습이 아름답기 위해서 자신을 가꾸어야 합니다. 이는 타인을 위함이 아니라 결국 나 자신의 성장과 성숙을 꾀하는 발전입니다.

 

누군가에게 내 삶이 반추된다는 것은 조심해야 하기에 힘든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반추의 삶이 없다면 자기 성장과 자기 성찰을 이룰 수 없습니다. 인적이 없는 산속에서 홀로 살아간다면 사람과 부딪히지 않아서 잠시 편안함은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기 성찰을 통해 성장과 성숙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성장은 홀로 살아갈 때 일어나지 않습니다. 무한대의 자유가 주어질 때는 오히려 퇴보하는 것이 인간이 가진 약점입니다.

 

선의의 경쟁 구도의 환경에 있을 때 인간은 성장하며 성숙해지는 법니다. 성장은 외적인 발전이라면 성숙은 내적인 발전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타인과 비교할 수 있는 선한 경쟁력의 거울이 존재합니다. 나는 나를 통해 볼 수 있지만 실상 타인의 삶을 통해 자신을 반추해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입고 다니는 옷을 통해서, 그 사람이 먹는 음식을 통해서, 그 사람이 말하는 인품을 통해서 나를 발전할 수 있는 도전의 재료가 됩니다.

 

​자기 성장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함께 산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다듬어야 하고 모난 부분이 있다면 깎여야 하고, 얕은 물가라면 풍족하게 물이 흐를 수 있도록 샘을 깊이 파야 합니다. 자신을 점검한다는 것은 자기 발전을 위한 필수 요건입니다. 국가적으로도 국제적 행사를 해야 도로를 대대적으로 보수하고 건물을 새롭게 짓고 단장을 하여 더 나은 도심을 만들어 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개인적으로도 그러합니다. 외출하지 않는다면 며칠간 씻지 않은 사람이 수두룩할 것입니다. 편안한 옷을 입고 자연적인 모습을 하며 집에서 뒹굴뒹굴하는 삶은 편안합니다. 그러나 그 편안함은 잠시뿐입니다. 자기 발전이 없는 편안함은 오히려 자신을 불편하게 만들고 외롭고 지치게 됩니다. 발전을 위해서는 조금 불편해야 합니다. 외출하여 누군가를 만나고 공식 석상에 설 때 발전하게 됩니다.

 

​인간은 자신의 추한 모습을 최대한 감추려 합니다. 그러나 짐승 세계는 추한 모습을 감추지 않습니다. 냄새나면 냄새나는 대로, 털이 엉켰으면 엉킨 대로 살아갑니다. 단장을 하지 않습니다. 물론 자기 혀로 약간은 단장을 한다지만 인간처럼 의도적으로 단장한다거나 큰 비용을 투자하지 않습니다. 외출하기 위해선 몇 시간을 단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시간을 들이고 돈을 투자합니다. 얼굴에 바를 화장품이나 몸을 가릴 의복에 투자하는 돈을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외출하기 전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옷매무새를 확인합니다. 세상은 자신을 비추는 거대한 거울과 같습니다. 자신을 비춰본다는 것은 비교의식에 사로잡히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비교의식에 사로잡히면 사람은 오히려 발전보다는 폐쇄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좀 더 나은 발전을 위해 세상을 거울로 삼을 뿐입니다. 우리 말에 우물 안 개구리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정중관천’, ‘정저지와’, ‘좌정관천’이라 하여 세 가지 표현이 있습니다. 의미는 한 가지입니다. 우물안에 갇혀 세상을 바라보는 좁은 태도를 뜻합니다. 우리 말의 우물안에 사는 개구리의 시야입니다. 우물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는 자신을 발전시킬 거울이라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 낼 수 없기에 시야가 좁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세상은 내 영혼을 비추는 반추로서의 거울입니다. ‘나르시시즘’이라는 자아도취의 도구가 된다면 오히려 우물 안에서 조용하게 보내는 것이 나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물 안에서의 일등의 삶은 오히려 자신을 거만하게 할 뿐입니다. 비좁고 제한된 우물을 벗어나 세상의 큰 무대로 나아가 자신을 비추어 봐야 합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풀어야 할 숙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자기애에 관한 경계입니다. 자신을 사랑해야 하지만 그 사랑이 지나치다 보면 우물안에 자기 성을 쌓게 되는 나르시시즘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인간은 끈임없이 성장해야 합니다. 그래서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태어나서 죽기 직전까지 성장한다는 거룩한 숙명입니다. 성장을 위해선 배워야 하는데 그 배움은 자신을 반추할 수 있는 거울이 절대적 요소가 됩니다. 타인을 통해서 배우고, 세상의 모든 문화와 문명 세계를 통해서 통찰력 있게 자신을 성장시키는 영양분으로 삼는 것입니다. 인생의 나이만큼 성장하였으며 그 성장은 외적인 것보다는 내적 성숙으로 아름답게 영글어 가는 것입니다.

 

 

박심원 목사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park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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