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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존재의 소중함

hherald 2024.06.24 17:37 조회 수 : 705

 

존재하는 것은 소중합니다. 그러나 모든 존재함이 소중한 것은 아닙니다. 물론 존재 자체는 소중한 것이 분명하지만 그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것은 관계입니다. 관계가 깊을수록 존재함이 더 소중해지게 되어 있습니다. 수많은 인파가 지나다닐지라도 저 멀리서 달려오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많은 사람 중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시야가 고정되게 됩니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유명한 그림이나 글을 많이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외국에서 나그네로 살다 보니 그림이 하나 둘 없어지고 처분을 했습니다. 몇 점이 남아 있긴 하지만 더는 거들떠보지 않게 어느 집 창고 구석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외롭게 보내고 있을 것입니다.

 

개중에는 값비싼 그림이 있었지만, 그 그림들이 없어진 것에 대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마음에 남아 있는 그림이 한 점 있습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그림이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그림입니다. 그 그림을 보기 위해 시골로 내려가 그림을 다 떠들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찾던 그림이 없기에 다른 그림들이 더는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내가 찾은 그림은 딸아이가 처음으로 그린 옥수수 그림입니다. 타인이 보기엔 선 두 개를 그은 낙서에 불과하지만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그림이기에 고급액자에 넣어서 보관했지만 그림을 관리하는 지인이 그 소중한 그림은 버리고 다른 그림들은 잘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그림들을 정리하면서 그는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고민도 하지 않고 어설프게 그린 딸아이의 그림은 버렸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해외에서 살면서 그림을 보러 가야 함을 몇 차례 이야기했습니다. 창고에 쌓여 있는 그림을 아끼고 있다는 것으로 들려졌을 것입니다. 그림이 보고 싶었던 것은 오직 딸아이의 낙서한 점 뿐이었습니다. 그림이 귀해지는 것 역시 관계 때문입니다. 관계의 깊이에 따라 존재하는 모든 것은 소중하게 여겨집니다.

 

골목 공터에 버려진 가구들을 볼 땐 더는 귀하게 여겨지지 않습니다. 초라하기에 누구도 버려진 가구를 귀하게 여기지 않게 됩니다. 그러나 그 가구가 골목에 버려지기 전에는 누군가로부터 귀하게 여김을 받았던 물건이 분명합니다. 존재하는 것은 반드시 있어야 할 자리가 있습니다. 가구를 구매한 후에 방 한쪽을 귀하게 차지하며 주인과 동고동락했을 때에는 존재 자체만으로 귀해집니다. 버려지기 전까지는 존재 자체를 인정받았지만 버려진 후에는 누구도 그 존재에 대해 눈길 한번 주지 않게 됩니다.

 

존재의 소중함은 관계와 반비례합니다. 관계가 깊으면 깊을수록 존재는 소중해집니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가 됩니다.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것은 관계의 깊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그러합니다. 관계가 깊을수록 그 사람의 존재는 소중해 집니다. 소중한 사람이 말하는 것이 귀하고, 그의 행동을 마음에 담고 그와 함께 있을 때 무엇보다 행복한 시간이 됩니다.

 

가구 하나도 소중하여 귀하게 여기는데 사람은 그 이상의 존재 가치를 존중 받아야 합니다. 완벽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허물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 땅에는 의인이 단 한 사람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모두가 허물이 있고 약점이 있는 죄인일 뿐입니다. 그럴지라도 흠이 없으신 창조주께서 선언하셨습니다. 그가 나로 인하여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 잠잠히 사랑하시며 나로 인하여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신다는 고백입니다. 충격적인 고백이 아닐 수 없습니다. 딸아이의 낙서 격인 그림이 수천만 원 그 이상의 그림보다 더 귀하게 여겨졌던 이유는 관계 때문입니다.

 

이 땅에 존재하는 생명은 귀하게 여김을 받아야 합니다. 존중 받고 존중하여 존중이 일반적 상식이 되어야 합니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이 없습니다. 잘못된 종교는 사람에 계급을 정하여 존귀한 자와 천한 존재를 만들기도 하고 남자와 여자를 가르기도 합니다. 사람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 귀하게 여기고 존중받아야 합니다. 존중은 나의 시각으로, 혹은 어떤 집단의 고정관념으로 그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그로써 그를 존중하는 것입니다. 나는 나로서 존중받아야 하지만 때론 타인의 시각에 맞추어 살아야 하는 버거움이 있게 됩니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지 못하는 기업이 있다면 그 기업은 설령 대기업이라 할지라도 결국은 쇠퇴하는 것은 역사적 사실입니다. 역사적으로 거대 제국들이 존재했지만 흔적도 없이 사라진 역사를 세미하게 들여다보면 멸망의 원인은 분명합니다.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던 옛 바벨론 왕국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포로로 잡아갈 때 손에 구멍을 뚫고 철삿줄로 굴비를 엮듯 끼워서 데려갔으며 우는 어린아이들은 바위에 내려쳐서 두개골을 깨트려 죽이기까지 했습니다. 유대의 왕인 시드기야는 두 눈이 뽑힌 채 공포를 느끼게 하여 잡아가서 평생을 감옥에 있게 했습니다. 사람 자체만으로 소중한 것이고 존중받고 귀하게 여김을 받아야 하는 존재입니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은 창조주에게서 오는 사랑의 마음입니다.

 

 

 

 

박심원 목사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park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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