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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찰스(74) 왕세자가 공식적으로 53년이란 오랜 기다림 끝에 대권을 물려받아 찰스3세 왕이 되었다. 영국 언론은 엘리자베스2세 여왕의 서거 기사를 올리면서 바로 ‘찰스3세 왕’이라는 단어를 썼다. 왕정 국가에서는 군주의 공백이 잠시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보는 듯한 역사의 현장이었다. 이를 두고 인터넷에서는 미국 유명 래퍼 에미넴(Eminem)의 랩 ‘왕은 절대 죽지 않는다(King Never Die)’가 새삼 거론되기도 했다.
 
찰스가 왕이 되면서 연인인 카밀라(75)는 자연스럽게 ‘세기의 불륜녀’에서 ‘왕의 배우자 왕비(Queen Consort)’가 되었다. 카밀라도 36년 만에 불륜의 주홍글씨에서 완벽하게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36년간의 불륜녀 타이틀은 유부남·유부녀인 둘의 관계가 시작된 1986년을 기점으로 한 계산이다. 1986년은 다이애나가 둘째 아들 해리를 출산한 지 2년 뒤다. 그러나 첫 남편 앤드루 파커 볼스와 1973년에 결혼한 카밀라와 총각 찰스의 불륜 관계는 거의 반세기 가까이 이어져왔다는 게 정설이다.
 
찰스가 왕이 되자마자 카밀라에 대한 영국 언론의 논조는 하루아침에 바뀌었다. 사실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 이미 지난 2월 “때가 되어 찰스가 왕이 되면 카밀라가 왕비가 되길 바란다”고 공식적으로 면죄부를 주긴 했다. 이때부터 나라 분위기가 바뀐 셈인데, 여왕도 영국인들의 카밀라에 대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그런 유언 같은 발언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의 2006년 조사만 봐도 불과 7%의 영국 국민만이 카밀라가 왕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015년 조사에서는 53%가 왕비가 되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찰스와 카밀라의 17년에 걸친 이미지 개선 합동 작업은 성공을 거둔 셈이다.
 
 
 
영국 언론의 변심
 
찰스가 왕이 된 후 카밀라는 언론으로부터 ‘인내와 은둔으로 영광을 쟁취한 여인’으로 칭송받기 시작했다. 물론 둘은 다이애나가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비명횡사한 불과 8년 뒤인 2005년 정식으로 결혼했지만 그동안은 줄곧 여론의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이었다. 원래 둘은 이번에 엘리자베스2세 여왕의 하관예배가 있었던 윈저성의 성조지예배당에서 결혼식을 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여론에 밀려 윈저성 바로 앞에 있는 공회당에서 숨어서 하듯이 했다. 그것도 직계가족만 참석한 가운데 약식의 시민의례 결혼식을 했다. 시민의례 결혼식은 성직자가 아니라 동네 공무원이 주재하는 성혼식 의식을 말한다. 당시 결혼식에는 여왕 부처도 참석하지 않았다. 다행히 다이애나의 두 아들인 23살의 윌리엄 당시 왕세손과 21살의 해리 왕세제는 참석했다. 카밀라와 전 남편 사이에서 난 아들과 윌리엄이 들러리를 서서 축복을 했다.
 
사실 두 사람의 사랑은 다이애나의 이혼과 죽음이라는 원죄와 불륜이라는 굴레를 벗기고 사랑 그 자체로만 보면 지고지순의 순애보다. 그것도 평범한 일반인이 아니라 영국 왕세자의 신분으로 온 세상을 거스르고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고 이룬 사랑이다. 1970년 22살의 찰스에게 23살의 카밀라는 진정한 첫 사랑이었다. 둘의 첫 만남이 윈저성 근처에서 벌어진 폴로 경기에서였다고들 하는데 최근 한 전기작가에 의하면 함께 아는 친구 집에서 처음 만났다고 한다. 둘의 취미가 모두 승마여서 경마장이나 폴로 시합장에서 자주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되었다.
당시 카밀라는 십대 때부터 친구였던 전 남편과 사귀고 있던 중이었다. 카밀라는 전 남편을 깊게 사랑했지만 그는 워낙 바람기가 많아 카밀라 하나만으로는 만족하지 않고 이 여자 저 여자를 사귀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찰스를 만난 것이다. 카밀라의 남편은 자신의 방종을 카밀라가 찰스와 만나는 걸 묵인해주는 것으로 상쇄했다. 일종의 자유연애(open marriage) 상태를 즐기면서 카밀라와 결혼 후에도 이를 유지해 찰스는 카밀라를 남편 신경 쓰지 않고 만날 수 있었다.
둘은 점차 깊게 사귀게 되었으나 찰스가 30살 전까지는 결혼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해서 특별한 진전은 없었다. 그러다가 찰스가 1973년 갑자기 해군 복무를 위해 8개월간 영국을 떠나게 되었다. 그 사이 카밀라와 앤드루의 약혼 기사가 더타임스에 났다. 찰스는 이 소식을 서인도제도를 향하는 배에서 들었다. 이 소식을 듣고 찰스는 자기 방에 들어가 6시간을 울었고 이틀을 방 밖으로 나오지 않고 식사도 안 할 정도로 상처를 받았다. 그때서야 비로소 자신이 얼마나 카밀라를 깊게 사랑했는지 알게 되었다고 나중에 친구에게 털어놓았다고 한다. 찰스는 당연히 카밀라가 자신을 기다려줄 줄 알았다고 했다. 자상하게 고백하는 스타일도 아니어서 자신의 마음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카밀라가 충분히 알고 있다고 확신했다고 친구들에게 나중에 털어놓았다. 당시 세상에서 찰스를 하찮게 여기고 다른 남자 품으로 달려갈 여인은 카밀라밖에 없었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찰스는 더욱 실망했고 자존심이 상했는지 모른다. 당시 사교계에서 상당히 인기가 있던 카밀라 입장에서는 8개월 뒤에나 돌아오는 찰스가 기다려 달라는 말을 안 했으니 기다릴 이유가 없었다.
 
당시 찰스는 유럽의 왕가를 비롯해 귀족 집안에서 바라는 최고의 남편감 또는 사윗감으로 다양한 여인들을 만나고 있던 중이었다. 찰스는 여러 개의 선택권을 만지작거리다가 카밀라가 떠나버린 후에야 진정한 사랑을 비로소 느낀 셈이다. 그런데 놀라운 반전이 있었다. 카밀라와 앤드루가 원해서 둘의 약혼 기사가 더타임스에 나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카밀라의 아버지가 앤드루와 카밀라 둘을 묶으려고 일부러 기사를 냈다는 것이다. 이후 찰스는 둘의 결혼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카밀라에 대한 마음을 잠시 접긴 했지만 곧 마음을 돌려 카밀라가 결혼 다음 해 출산한 첫 아들의 대부를 설 정도로 카밀라 생에서 벗어나지 않고 근처를 계속 맴돌았다.
 
 
찰스와 카밀라의 불륜 1막
 
또 하나의 반전은 찰스의 해외 근무가 찰스의 선택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찰스의 유일한 그리스 왕족 종조부인 마운트배튼 경이 찰스가 카밀라한테 너무 빠지지 못하게 하려고 일부러 해군 근무를 시켰다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둘 사이를 갈라놓은 마운트배튼 경이 나중에 본의 아니게 둘을 다시 맺어주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도 지극히 운명적이다. 1979년 마운트배튼 경이 북아일랜드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살해되자 찰스는 엄청난 충격을 받고 오래 슬픔에 잠겼었다. 이때 카밀라가 옆을 떠나지 않고 많은 위로를 해주면서 둘의 관계가 다시 깊어졌다. 이때를 계기로 총각 찰스와 유부녀 카밀라의 불륜 1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때 찰스는 카밀라를 그냥 여인으로서가 아니라 평생을 같이 해도 될 여인으로 보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깊은 슬픔에 잠긴 찰스를 카밀라는 누나나 어머니 같이 보살폈다. 이때 찰스의 차가 거의 매일 카밀라 집 앞에 서있었다고 찰스의 친구가 나중에 밝혔다. 사실 찰스에게 어머니는 너무 먼 존재였다. 찰스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 필립 공에 의해 스파르타식 교육으로 악명 높은 스코틀랜드 고든스톤스쿨로 보내져서 부모의 사랑도 받아보지 못하고 컸다. 또 찰스에게는 누나마저 없어서 카밀라에게서 모정과 함께 누나 같은 정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찰스는 카밀라의 매력에 빠져 역설적이지만 평생을 카밀라의 숨은 남자가 되어버렸다.
 
측근들에 의하면 카밀라는 아주 사려 깊고 참을성이 많은 성격이라고 한다. 세상에서 제일 잘난 체하고 성격 급하고 까다로운, 그러나 누구보다 외로운 찰스를 어떤 경우에도 진정시킬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고 말한다. 최근 찰스가 국왕이 된 10월 13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인근 힐스버러성에서 즉위 선언문 서명 시 일어난 사건만 봐도 찰스가 카밀라에게 얼마나 의존하는지 알 수 있다. 찰스가 서명을 하려고 할 때 탁자 위의 펜과 병 안의 잉크가 손에 묻었다. 이때 찰스가 짜증스러운 표정을 짓자 카밀라가 옆에서 아주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사태를 수습해서 상황이 더 이상 번지지 않고 넘어갈 수 있었다. 당시 장면은 전 세계로 중계되면서 찰스와 카밀라의 관계를 잘 말해 주었다. 그런 장면을 보고 영국인들은 준비된 왕 옆에 든든한 울타리 같은 카밀라가 있어 찰스가 왕으로서 여왕이 떠난 공백을 잘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음직해 한다.
 
 
카밀라의 반전 매력
 
특히 카밀라는 뛰어난 재치와 위트, 유머로 찰스를 매료시켰다. 어릴 때 아버지가 매일 밤 책을 읽어줘 독서에 취미를 붙여 지적으로 성숙했다고 한다. 찰스는 케임브리지에서 고고학과 문화인류학을 전공하고 나중에는 역사학까지 공부했는데, 졸업성적은 4등급 중 3등급에 해당하는 평균 성적이었다. 그래도 찰스는 영국 역대 왕 중 처음으로 정규 일반 대학교를 나온 가장 지성적인 왕이라고 할 수 있다. 독서를 많이 한 덕분에 카밀라는 지적으로 찰스와 대적이 될 수 있었다. 특히 학교 친구들은 카밀라를 내공이 깊고 자기 확신에 찬 남자아이(tomboy) 같은 여학생이었다고 기억한다. 실제 카밀라는 부드러워 보이지만 대단한 강단이 있다. 여우사냥 대회에서 사진기자가 귀찮게 따라다니면서 촬영을 하자 “조심하지 않으면 내가 채찍으로 후려칠 겁니다”라고 위협을 가해 물려나게 했다는 일화도 있다. 그래서 측근들은 찰스를 감당하고 성격을 눌러앉힐 유일한 인물이 카밀라라고 평한다.
 
유부녀인 카밀라에게 빠진 찰스는 같이 장래를 설계해 보지만 당장은 이루지 못했다. 당시 카밀라는 왕비가 될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조건이 결여되어 있었다. 지금은 시대가 변해 전혀 문제되지 않을 조건이지만 당시는 필요불가결한 조건이었다. 첫째는 카밀라가 왕비가 될 정도의 신분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어머니가 귀족이지만 귀족 품계 공후백자남 중 가장 낮은 남작인데다 아버지가 평민 출신이어서였다. 현재 왕세자인 윌리엄의 처부모도 둘 다 순수한 평민이다. 불과 50년도 채 안 되어 세상이 바뀌었지만 당시는 중대한 결격사유였다.
두 번째는 카밀라가 ‘경험 있는 여인(experienced woman)’이라는 이유였다. 찰스의 삼촌이자 사랑을 위해 왕위를 버린 에드워드8세 왕도 결국 왕비가 될 심슨이 두 번 이혼했다는 것이 당시 영국인들이 그녀를 왕비로 받아들일 수 없었던 이유였다. 장차 왕이 될 왕자를 낳을 왕비가 처녀성이 없어서는 안 된다는 통념이 있던 시절이었다. 그런 면에서 다이애나는 합격을 했다. 다이애나는 찰스를 만나기 전 한 번도 애인이 없던 그야말로 숙맥이었다.
도저히 자신의 힘으로 넘을 수 없는 두 가지 조건의 벽에 부딪힌 찰스는 에드워드8세와 같이 왕세자 지위를 동생 앤드루에게 물려주고 카밀라와의 결혼을 심각하게 고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욕심 많은 찰스는 왕위를 포기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찰스는 현실과 타협해 그전부터 여왕이 점찍어 놓은 스펜서 가문의 다이애나와 결혼을 결심하게 된다. 사실 스펜서 가문의 여인과 찰스가 엮인 일은 다이애나가 처음이 아니었다. 이미 다이애나의 6살 위 언니인 사라와도 염문이 있었다. 사실 사라는 다이애나보다 찰스의 동반자로는 더 적격이었다. 나이 차도 다이애나와 찰스가 13살인 데 비해 7살밖에 안 나고 지적으로도 다이애나보다 훨씬 성숙했었다. 지적 수준이 찰스와 상대가 안되는 다이애나보다는 훨씬 더 재치 있고 위트도 있었다. 찰스도 상당히 좋아했고 짧은 기간이었지만 관계도 깊었다.
 
 
 
왕실의 복잡한 연애
 
물론 사라는 남자 관계가 복잡해서 결격사유가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연애도 길게 하지 못한 이유가 경솔한 인터뷰 때문이었다. 기자들의 꼬임에 넘어가 사라는 찰스와의 깊숙한 이야기를 비보도를 전제로 털어놓았다. 그것까지는 좋았는데 기자들의 부추김에 우쭐해서 진심도 아닌 말을 해버리고 말았다. “나는 찰스를 사랑하지 않고 있으며 그래서 자신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할 수 없다”고까지 했다. 당시 사라는 “찰스가 청소부든 영국의 왕이든 간에 말이다”라는 극언까지 했다. 그리고는 금방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찰스에게 전화를 걸어 사태를 설명했지만 찰스는 “너는 진짜 엄청나게 멍청한 짓을 했다”면서 관계를 즉시 정리했다. 사라는 그 후에도 계속해서 찰스가 자신과 결혼하지 않고 다이애나와 했다고 투덜거렸다. 그러나 나중에 동생이 찰스와 결혼하게 되자 자신이 둘을 소개시켜준 큐피드라고 자랑을 했다. 사라는 다이애나가 결혼식 할 때 들러리 중 하나이기도 했다.
결국 찰스는 처형과도 애인 관계였다는 말인데, 한국 상식으로는 거북한 일들이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 상류사회에서는 스스럼 없이 벌어진다. 이뿐만이 아니다. 카밀라와 앤드루의 결혼식에는 신랑신부의 전 애인 두 명이 모두 참석했었다. 신랑인 앤드루의 전 애인이 바로 엘리자베스2세 여왕의 딸 앤 공주였고 신부의 전 애인이 찰스였다. 알다시피 찰스와 앤은 친남매 간이다. 따지고 보면 막장 드라마도 이런 막장 드리마가 없다. 막장 드라마는 그걸로 끝나지 않는다. 거기에 더해 카밀라와 앤드루의 사이에 난 아들의 대부가 찰스라는 사실은 어떤가? 또 앤드루는 앤의 딸 대부였다. 옛 애인에게 자식의 대부를 부탁하는 일은 무슨 뜻인지 궁금하다. 이렇게 찰스와 앤 남매, 앤드루와 카밀라 부부 네 명은 이상한 인연으로 얽히고설켜 있다.
 
어찌 보면 이 모든 삼류 막장 드라마의 발단을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 만들었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여왕은 찰스의 신붓감으로 스펜서 백작 집안 규수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여왕은 전통의 가문인 스펜서 백작 가문을 특히 좋아했다. 영국 최고의 명총리 처칠도 사실 스펜서 가문이다. 처칠의 제대로 된 성은 스펜서-처칠이다. 그러므로 다이애나와 처칠은 먼 친척 간이다. 그런데 찰스와 다이애나 언니 사라와의 인연이 깨지자 여왕은 은근히 찰스와 다이애나와의 자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두 집안은 오래전부터 오고 가는 사이였다. 결국 찰스는 여왕의 은근한 종용과 옛 애인인 카밀라와 데일 트라이온 등이 “다이애나가 완벽한 신붓감”이라고 권하자 못 이기고 다이애나에게 마음에도 없는 청혼을 하고 말았다. 모든 사람들이 원하니 진심으로 사랑하는 여인을 따로 두고 포기의 심정으로 청혼을 한 것이다. 너무 오래 고르다가 지쳐서였는지도 모른다.
 
 
 
찰스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
 
보통의 상식으로 보면 찰스의 행동은 상당히 비겁하다.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 상황에 밀려 사랑하지 않는 여인에게 청혼을 하고 결혼하는 일은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에게도 그렇지만 결혼 상대방에게도 못할 짓이고 진정으로 사랑하는 여인에게도 더욱 그렇다. 그러나 왕실 사람들의 삶을 우리 같은 평민들의 상식으로 재단해서는 찰스와 카밀라, 그리고 다이애나의 삼각관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찰스에게 카밀라는 누가 뭐래도 진정한 첫사랑이었고 유일하게 진심으로 사랑한 마지막 여인이었다. 다이애나와의 결혼식 전날 시종을 시켜 카밀라에게 줄 팔찌를 사오게 해서 다이애나가 보는 앞에서 포장해서 카밀라에게 보내기까지 했다. 또 카밀라가 준 찰스와 카밀라를 뜻하는 C&C가 새겨진 와이셔츠 커프스링크를 신혼여행에 차고 갈 정도였다. 결국 찰스는 카밀라 말고는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다는 각오였다. 그렇다면 찰스는 다이애나와 결혼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런데 왕실의 일이 우리 평민들처럼 쉬운가?
다이애나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다이애나도 이 모든 사실을 알고 결혼했다. 결혼 전날 낮에 다이애나는 언니 사라에게 “나 이 결혼 도저히 할 수 없어”라고 하자 사라가 “뭔 소리냐? 온 세상이 알고, 너희 둘 얼굴이 새겨진 기념품이 천지에 깔려 있는데?”라면서 동생을 구렁텅이로 밀어넣었다. “우리 결혼은 세 명이 해서 좀 복잡해요”라는 다이애나의 그 유명한 말을 뱉어내게 한 결혼이었다.
어찌됐든 이런 비극과 불행을 딛고 찰스와 카밀라는 결국 결혼에 골인했다. 이제는 왕과 왕비가 되어 손을 잡고 지독한 사랑을 이어가려고 하고 있다. 영국의 분위기는 이제 모든 걸 용서하고 축복해주어야 할 듯하다는 것이다. 
 
 
 
 
주간조선 
 
권석하
재영 칼럼니스트. 보라여행사 대표. IM컨설팅 대표. 영국 공인 문화예술해설사.
저서: 핫하고 힙한 영국(2022), 두터운 유럽(2021), 유럽문화탐사(2015), 영국인 재발견1,2 (2013/2015), 영국인 발견(2010)
연재: 주간조선 권석하의 영국통신, 조선일보 권석하의 런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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