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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처음가보는 인생길

hherald 2022.08.23 10:17 조회 수 : 862

세상에서 자신이 완벽한 삶을 선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 자체가 모순입니다. 그 누구도 완벽한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이 땅에 의인은 없는 것이 도덕과 윤리의 완벽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약점입니다. 스스로 완벽하다 할지라도 완벽할 수 없음이 인생이 가진 구조입니다. 삶을 터득하고 난 후 인생을 살 수 없습니다. 살아가면서 인생을 부분적으로 배우는 것입니다. 나이 들면 젊은이를 향해 잔소리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어른들이 이야기할 때는 무릎 꿇고 경청했습니다. 현대인들은 나이든 사람이 하는 말을 꼰대적 발언이라 합니다. 예전에도 어른들은 자신이 경험해 보았고 살아온 인생이기에 아직 그 길을 걸어보지 않은 젊은이들에게 덕담을 말해 주었습니다. 그것을 교훈 삼아서 인생의 디딤돌로 삼게 됩니다.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꼰대라는 말은 지극히 속된 말이었기에 정상 교육을 받았거나 인격적인 사람의 입에선 그 말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현대에 꼰대는 표준어의 효력을 발휘하고 방송 매체에서도 거침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인생을 이미 살아온 자들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는 것이 교훈이고 잠언이 될 수 있었는데 현대는 왜 그 말이 꼰대의 말이 될까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이는 젊은 세대가 어른에 대한 예의가 없어서가 아닐 것입니다. 극심한 세대 차이 때문입니다. 옛 어른들의 말은 현대의 삶에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한 말을 지속해서 들을 때 꼰대의 주장이 되는 것이고 어른의 가치를 하락시키는 말이 되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 입은 무거워져야 하고 지갑은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어른으로서 젊은 세대를 격려하는 방법은 말로서가 아니라 삶으로써 보여주는 것이며 내 소중한 것을 그들을 향해 베풀어 주는 길밖엔 없습니다. 용돈을 주면서 한 시간가량 훈계한다면 꼰대가 분명합니다. 용돈 때문에 이야기를 듣고 있을 뿐입니다. 정치, 경제, 사회, 종교, 가정, 사회적 전반에 걸쳐서 기존 세대들은 훈계를 자제해야 합니다. 어떤 주인이 종들에게 자신의 재산을 나눠줬습니다. 한 사람에게는 금 다섯달란트를 다른 사람에게는 금 두 달란트를, 또 한 사람에게는 금 한 달란트를 나눠주곤 주인은 외국으로 떠났습니다. 다섯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다섯을 남겼고 두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두 달란트를 남겼습니다. 그런데 한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한 달란트를 남기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해석했습니다. 한 달란트가 너무 작아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지배적인 해석입니다. 그런데 실상 한 달란트의 가치는 천문학적인 숫자입니다. 금 한 달란트의 현대적 가치는 얼마나 될까요? 한 달란트는 금 34kg입니다. 1kg 금의 가격은 현재 약 8천만원이 넘습니다.(80,965,000)원입니다. 한 달란트의 현대적 실제 가치는 약 30억이 넘을 수 있습니다. 결코, 적은 돈이 아니며 평범한 직장생활을 통해서는 이 금액을 만질 수 없는 금액입니다. 주인은 종들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나눠주었습니다. 그렇게 큰 금액을 주면서 많은 잔소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달란트 이야기는 성경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종들은 인간이고 큰돈을 주신 주인은 하나님이십니다. 사람은 타인들 특히 젊은이들이나 부하 직원에게 전지적 개입을 하려 합니다. 내가 살아온 시기와 부하직원이나 젊은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다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쉼 없이 잔소리를 합니다. 
 
 
내가 걸어온 인생길이나 다음 세대가 걸어갈 인생길은 다릅니다. 그러나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처음 가보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처음 가는 길이기에 겸손하게 배움의 자세로 걸어야 하고 겸손하게 섬김의 태도로 걸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삶의 환경은 시대마다 같을 수 없습니다. 기계로 찍어내는 제품도 환경에 따라서 작동이 조금씩 차이를 보입니다. 제품도 그러할진대 사람은 얼마나 다를까요? 그 누구도 삶의 전문가가 될 수 없습니다. 다만 매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살아갈 뿐입니다. 삶의 전문가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완벽한 삶이라는 주장을 할 수 없다는 전제입니다. 완벽할 수 없는 것에 인생의 전반적이지만 특히 가정 안에서 더더욱 그러합니다. 부부의 삶이 그러하고 부모가 되는 것도 그러합니다. <응답하라 1988> 1화에서 아빠 성동일은 힘들어하는 딸 성덕선에게 고백합니다. 
 
 
“아빠가 처음이라서 서툴러서 우리 딸 고생 많았지?”
 
덕선이가 가장 좋아하는 할머니의 사망 소식을 학교에서 전해 듣고는 울음을 그칠 줄 모릅니다. 먼 길을 버스를 타고 시골집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대문을 열어 보니 동네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음식을 먹고 웃고, 일부는 화투를 치며 떠드는 모습이 마치 잔칫집 같이 비춰졌기 때문입니다. 대문으로 들어가지 않고 언니를 향해 묻습니다. “언니 여기가 할머니 집 맞아?” 고모들도 할머니 영정 앞에서 반지 자랑을 하고, 가장 걱정이 되는 아빠조차도 동네 어르신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기뻐하는 모습에 덕선이는 할머니가 불쌍하다며 통곡하게 됩니다. 아직 세상을 살아온 시간이 길지 않았던 초보 인생 소녀가 바라보는 어른의 세계는 너무도 달랐기 때문에 오는 충격이었습니다. 인생은 낯선 길을 가는 순례자입니다.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것은 같은 날의 연속이 아니라 새날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단 하루도 같은 길을 가지 않고 처음 가는 길이기에 낯선 것입니다.
 
하버드 대학에서 현대언어를 가르쳤던 언어 천재시인인 롱펠러(Henry Wadsworth Longfellow, 1807-1882)는 노래 했습니다. 
 
“과거를 애절하게 들여다보지 말라. 
 다시 오지 않는다. 
 현재를 현명하게 개선하라. 
 너의 것이니. 
 어렴풋한 미래를 나아가 맞으라. 
 두려움 없이.” 
 
개인이 경험한 과거는 지나간 역사이지만 그 역사는 기억과 마음에 남아 있게 됩니다. 실상 현재의 모습은 과거로부터 온 것입니다. 과거가 있어서 그것이 무르익은 결과물이 바로 오늘을 살아가는 내 모습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에 존재하는 것은 새것이라 말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비록 모양은 새것일 수 있지만 그것을 만든 재질은 이미 과거에 존재했던 것이고 다른 형태의 모습으로 이미 존재했던 것입니다. 
 
세상에는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나무가 그러하고 짐승이 그러합니다. 동물의 왕국을 볼 때 무리지어 다니는 누우, 얼룩말, 그것을 쫓는 사자들은 같아 보이지만 같은 동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얼룩말의 무늬는 사람의 지문과 같아서 같은 무늬가 없다 합니다. 다 다르지만 인간은 착각합니다. 같은 부류로 묶어 버리는 것입니다. 짐승도 다르다면 만물의 영장인 영적 존재인 인간은 어떠할까요? 그래서 사람이 사람을 판단할 수 없는 것이고 서로 협력하여 선을 이룰 뿐입니다. 모두가 같은 길을 걷는 것 같지만 각자 다른 길을 개척해 가는 것이기에 서로 이끌어주고 낯선 인생길에 길벗이 되어주는 것은 최상의 삶의 태도가 아닐까요?
 
처음 가는 인생길, 그러하기에 겸허한 태도로 주어진 길에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박심원 목사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park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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