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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영국인에게도 결혼은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다. 그러나 결혼식을 통과의례 행사처럼 치르는 우리와는 달리 영국인들은 축제로 철저하게 즐긴다. 축제란 참석자 모두가 즐거워야 마땅한 일이다. 그래서인지 보통 하루 만에 끝나던 결혼식이 최근 들어서 길어지는 추세이다. 결혼식 전날 외지에서 온 하객을 위한 파티를 한 차례 열고, 결혼식을 마친 후에는 리셉션을 밤늦게까지 연다. 그리고 그 다음날 늦은 ‘아점(brunch)’을 하는 식으로 3일에 걸쳐 결혼식 행사를 치르는 경우가 늘고 있다.
   
수년 전 한국의 준재벌 격에 해당하는 영국 교포의 결혼식에 초대받아 간 적이 있었다. 런던 교외 오래된 왕궁에서 열린 결혼식은 문자 그대로 초호화판이었다. 한국에서 온 친척, 친구 모두를 런던 시내 최고 호텔에 재우고 전날 식사는 물론 결혼식 다음날 점심, 그리고 런던 시내 관광까지 다 시켜줬다. 영국 관습에 따른 결혼식이었는데 정말 엄청난 경비가 든 듯했다. 원래 영국인들은 결혼식 하객을 초대하면 숙식은 물론 항공료까지 모두 초대하는 측에서 부담하는 것이 예절이다.
   
이런 호화 결혼이 아닌 경우도 말이 하루 만에 끝나지 사실 하루 종일 매달려 있어야 한다. 오후 일찍 성당에서 치른 결혼식을 마치고 나면 자리를 옮겨 저녁 식사와 함께 결혼 축하 리셉션이 시작되는데 이게 거의 자정이 다 되도록 계속된다. 모든 결혼식 참석 하객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축하 파티에도 참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영국 결혼식 축하는 하루를 완전히 바쳐야 하는 ‘심각한’ 이벤트다.
   
   
   2월 29일은 여성이 청혼하는 날
   
영국 결혼식에는 아주 가까운 친지들만 참석할 수 있다. 한국처럼 조금만 안면이 있으면 마구 청첩장을 뿌리는 식이 아니다. 사전에 신랑 신부와 가족들이 철저하게 초청자 명단을 작성해서 청첩장을 보낸 뒤 참석과 불참의 회답을 받아 참석 인원을 확정한다. 그래서 아무리 저명 인사 집안 결혼식이라도 수천 명의 하객이 몰려 인근 교통이 마비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여성 상위시대를 논하는 지금도 세계 어디서나 마찬가지로 영국에서도 청혼은 남자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영화에 보듯 무릎을 꿇고 “나와 결혼해 주시겠습니까”라고 물으면 여자가 “예”라고 대답하고 남자가 여자 약지에 반지를 끼워줌으로써 약혼이 완료된다. 물론 여자가 청혼을 할 수도 있다. 바로 윤년에만 있는 2월 29일이다. 연애를 오래했는데도 청혼을 미루기만 하면 여자는 이날을 기회로 삼아 남자의 ‘항복’을 받아낼 수 있다. 그래서 영국 남자들은 2월 29일에는 오래 사귄 여친과는 절대 약속을 잡지 않는다는 농담이 있다. 그날 여자가 반지를 들고 청혼을 하면 그 자리에서 거절하거나 미룰 강심장은 별로 많지 않아서다.
   
어쨌든 반지를 주고 난 후부터 두 남녀는 프랑스어인 약혼자(fiancé)와 약혼녀(fiancée)로 불리게 된다. 이때 발음은 남녀 구분 없이 똑같이 ‘피앙세’다. 약혼이 되면 둘은 집안 사정 등을 감안해 결혼식 날짜를 잡는다. 전통적으로 영국 결혼은 가을 추수철인 9월부터 성탄절 사이가 가장 좋다고 여겨졌다. 옛날에는 수요일이 길일이라고 해서 수요일 결혼을 많이 했으나 지금은 토요일에 많이 한다. 그러나 영국에는 토요일이 ‘어느 것도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검은 날’이라는 속설이 있다. 그래서 영국 이혼율이 42%나 된다는 농담도 한다.
   
   
   성당에 나붙는 결혼 공고
   
전통으로 결혼식 날짜가 정해지면 신랑 신부가 다니는 성당에 결혼 공고(banns)가 붙는다. 그 공고에는 이 결혼식에 반대하는 사람은 신고를 하고 그 이유를 성당에 제출해야 한다고 쓰여 있다. 중혼이나 강제결혼을 막으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결혼식이 확정되면 초청할 하객들에게 청첩장이 나간다. 영국도 이제는 이메일이니 소셜미디어(SNS) 청첩이 유행을 타기 시작했지만 전통을 좋아하는 영국인들은 아직도 종이 청첩장을 선호한다. 손으로 주소를 쓴 예쁜 봉투에 담긴 청첩장과 인터넷을 통해서 오는 청첩장은 비교가 안 된다고 영국인들은 믿는다. 결혼할 커플로부터 청첩장이 오면 초대받은 하객은 부조를 챙겨야 한다. 영국에는 원래 현금 부조 전통이 없었고 선호하지도 않아 결혼식장 입구에 볼썽사납게 부조 접수 책상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현금 부조 풍습이 세태의 변화에 따라 생기고 있다. 그러나 결혼식장에서 접수하지는 않고 다른 방법을 선택한다. 원래 영국에서는 하객들이 신혼부부가 필요로 하는 물품을 선물하는 풍습이 전통적 부조의 방법이었다. ‘결혼선물 목록(wedding gift list, wedding registry)’을 통해 자기 형편에 맞추어 선물을 했다. 과거에는 신랑 신부가 지정한 시내 백화점에 전화를 하면 백화점이 선물 품목과 가격표를 우편으로 보내줬다. 이 품목 중 하나를 선택해 해당 금액에 해당하는 수표를 보내주면 백화점에서 신혼집으로 배달하는 방식이었다. 이제 인터넷 덕분에 일이 훨씬 쉬워져 목록을 웹사이트에서 보고 선택한 뒤 결제한다.
   
과거에는 결혼 전 동거생활을 하지 않았기에 신혼집의 모든 집기를 신혼부부가 다 구해야 했다. 그래서 선물 품목을 알리는 풍습이 생겼지만 이제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비율이 결혼 전 이미 동거를 한다. 해서 신혼부부는 모든 가구와 집기를 신혼집에 이미 갖추어 놓은 경우가 많다. 특별히 새로운 가구와 집기를 마련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차라리 그들에게는 신혼여행이나 신혼 생활 중에 누릴 것들을 위한 현금이 필요하다. 그래서 요즘에는 결혼 선물 목록에 현금이 있어야 누릴 수 있는 각종 품목이 적혀 있어 그중 하나를 골라 지불해주면 된다.
   
   
   와인 배달·스쿠버다이빙 예약까지
   
예를 들면 호화판 레스토랑 식사, 허니문 호텔 예약, 심지어는 신혼여행지의 스쿠버다이빙 혹은 유람선 예약까지 다양한 형태가 있다. 또는 신혼 기간 중 정기적인 와인 배달, 부부 사우나 마사지 체험, 각종 취미 교육 과정 수강권 등등 별별 것들이 다 있다. 한 품목 전체 금액이 부담스러우면 일부만을 부조해도 문제가 없다. 이렇게 영국인들은 채신머리없게 노골적으로 현금을 결혼식 현장에서 받는 식이 아니라 뭔가 격식을 차리면서 뒤로 다 받는 방식을 고안해냈다. 영국인들은 이런 방식을 관광지에서 분수나 연못에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비는 것에 비유해 ‘위싱 웰(wishing well)’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과거에는 청첩장에 이런 결혼 선물 관련 사항을 체면 때문에 포함시키지 않아 친구, 친척, 친지들끼리 서로 물어서 해결했지만 이제는 청첩장에 적어 보내도 큰 흠이 안 된다. 왜냐하면 영국 청첩장은 남발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초대받아 마땅하고 안 하면 두고두고 원망을 들을 사람들에게만 보내기 때문이다. 어차피 청첩장을 받는 사람은 결혼 선물을 할 사람들이어서 선물 관련 요청 사항을 적어도 크게 흉이 되지 않는다. 결혼 선물 목록을 찾기 위해 수소문하는 수고를 덜 수 있어서이다.
   
영국 결혼식에는 중세로부터 내려오는 풍습도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우리도 별 생각 없이 따르는 신부 아버지가 딸과 같이 입장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모든 결혼이 중매결혼(arranged marriages)이던 중세에는 ‘신부를 넘겨주는(giving away the bride)’ 이런 관습이 원래 소유권 이전을 의미했다. 이때 신랑 아버지가 신부 아버지에게 주는 물적 보상을 ‘신부가격(bride price)’이라고 칭했다. 보통 지참금(dowry)이라면 신부가 시집 올 때 가지고 오는 한국의 혼수 같은 것을 말하는데 중세 영국에는 신랑집이 반대로 며느리를 사오는 방식이었다. 자신들의 가문에 노동력을 제공하고 동시에 미래의 자손을 낳아 줄 여인을 데려오는 일이니 대가를 지불하고 사와야 한다는 영국인다운 합리적 계산법이었다. 그러다가 영국에도 나중에는 자신의 딸이 시집 가서 기죽지 않고 살려면 돈을 가지고 가야 한다는 이유 때문에 혼수를 들려 보내는 풍습이 성행하기 시작했다. 정복왕이라 불리는 노르망디 공작 윌리엄 왕부터는 영국 왕실이 프랑스 귀족 가문에서 며느리를 데리고 올 때 신부가 포도주 주산지인 프랑스 서남부 해변가 노른자위 땅들을 혼수로 가져왔다. 덕분에 한때 영국 왕의 프랑스 내 영토가 프랑스 왕보다 더 많아지기도 했다. 이 영지들이 영국·프랑스 간 백년전쟁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미신이 불러온 결혼 관습들
   
사실 신부가 아버지와 같이 결혼식장 복도를 걸어 들어와서 신랑이 손을 넘겨받는 장면은 결혼식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다. 이때 대부분의 신부 아버지는 울컥한다. 신부는 물론 신부 아버지도 가장 소중한 순간(most cherished moment)이라고 여긴다. 이제는 옛날처럼 딸에 대한 소유권을 넘겨준다는 뜻이 아니라 부녀가 같이 복도를 마지막으로 걷는다는 의미를 더욱 중요시한다. 아주 야만적인 오랜 풍습이 후대에 이렇게 로맨틱하게 바뀐 셈이다.
   
중세의 미신들이 영국 결혼 풍습에 끼친 영향도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예를 들면 결혼식 전날 밤 신부는 처녀파티(hen party), 신랑은 총각파티(stag do, bachelor party)를 해서 고주망태가 되도록 마시고 노는 풍습도 그중 하나다. 이는 결혼 전날과 결혼식 당일 식장에서 신부 아버지에 의해 넘겨지기 전까지 신랑은 신부의 얼굴을 보면 불운이 닥친다는 미신 때문에 생긴 풍습이다. 신부가 결혼식에서 얼굴을 가리는 면사포도 순결을 상징하지만 원래는 악령들을 헷갈리게 한다는 미신 때문에 쓰게 되었다. 신부 들러리들이 신부와 같은 색깔과 모양의 드레스를 입는 이유도 악령을 헷갈리게 해서 신부에게 해를 못 끼치게 하려는 목적이었다. 결혼식에서 신부가 드는 꽃다발도 원래는 마늘 같은 냄새나는 약초(herb) 다발이었다. 이 역시 신부를 해치거나 경사스러운 결혼식을 망치려는 악령들을 막으려는 이유였다. 그러다가 빅토리아 여왕이 1840년 결혼하면서 흰 웨딩드레스와 자신이 가장 좋아한 눈풀꽃(snowdrop) 꽃다발을 사용해서 유행을 새로 만들었다. 영국에서 웨딩드레스도 원래 흰색이 아니었다. 어떤 색깔도 무방했고 심지어 검은색을 입어도 됐다. 그러다 빅토리아 여왕이 자신이 좋아하는 흰색으로 드레스를 만들어 입어 세계적으로 유행을 시킨 셈이다.
   

영국 신부들이 몸에 지니는 4가지

영국에서는 신부가 결혼식 동안 4가지를 몸에 지녀야 한다는 전통도 있다. ‘오래되고, 새롭고, 누군가로부터 빌린, 푸른색의 무엇인가(something old something new something borrowed something blue)’를 결혼식 동안 몸에 지녀야 한다는 미신인데 아직도 모두들 따른다. 오래된 물건은 대개 자신이 쓰던 물건으로 스타킹 고리같이 간단한 것들이다. 결혼이 과거로부터의 단절이 아니라 연속임을 뜻하는 물건들이다. 반면 웨딩드레스 같은 새 물건은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희망을 뜻한다. ‘빌린 물건’은 이미 결혼해서 자녀가 있는 여자 친지의 속옷을 웨딩드레스 안에 입는 게 대표적인데 이미 아이가 있는 여인을 앞세워 악령을 헷갈리게 해서 신부를 보호하려는 미신에서 시작되었다. 푸른 물건은 대개 브로치나 리본 같은 장신구인데 이 역시 출산을 방해하는 악령으로부터 보호하고 다산을 해준다고 믿어서다. 또 푸른색은 순수함, 사랑, 정절을 뜻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오래된 6펜스 은화를 신부 신발에 넣으면 미신에서 유래된 신부 준비를 모두 마친다. 영국인들은 이 동전이 행운과 번영을 가져다 준다고 믿는다. 윌리엄 왕세손의 결혼식에서 신부 케이트 미들턴이 이 4가지 모두를 몸에 지녔다. 오래된 물건으로는 캐릭마크로스 레이스를 면사포로 썼고, 새 물건으로는 친정 부모가 마련해 준 다이아몬드 귀걸이를 했다. 또 빌린 물건으로는 시조모인 엘리자베스 여왕이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18살에 선물받은 다이아몬드 약식 왕관을 썼다. 거기다 푸른색 리본을 웨딩드레스에 달아 4가지를 모두 갖추었다. 신발 안에 6펜스 은화를 넣었는지는 아무도 확인을 못 했다.
   
     
신랑 신부가 식을 마치고 성당 밖으로 나설 때 본래 하객들은 쌀이나 밀 혹은 귀리 같은 곡식을 부부 머리 위로 던졌다. 지금은 종이꽃가루를 많이 쓰는데 이는 신혼부부의 다산과 풍요와 풍성함을 기원한다는 의미다. 이런 풍습은 로마 때부터 내려오는 것이기도 하다. 그때부터 곡식은 다산과 부를 가져다준다고 믿었다.
   
결혼식을 끝내고 신부가 결혼식 내내 손에 들었던 꽃다발을 머리 뒤로 던지는 관례는 원래 아주 야만적인 풍습에서 시작되었다. 15세기 중세 때는 하객들이 결혼식이 끝난 신부의 웨딩드레스, 꽃다발, 심지어는 신부의 머리카락을 뜯어갔다. 그걸 간직하면 신부가 가진 행운이 자신에게 나누어진다고 믿었다. 하객들이 워낙 소란을 피우자 그걸 피하기 위해 신부가 꽃다발을 머리 뒤로 던지고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도망간 풍습에서 꽃다발 던지기가 시작됐다.
   
결혼식 이후 장소를 옮겨 열리는 축하 파티는 부부가 같이 웨딩케이크를 자르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역시 별 생각 없이 행하는 관례지만 부부로서 첫 음식을 같이 만들어 먹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웨딩케이크는 원래 중세 때는 빵을 높이 쌓아놓고 신랑이 신부에게 키스를 하는 풍습으로 시작되었다. 이 웨딩케이크를 보관했다가 결혼식 1주년 때 먹거나 첫 아이 영세 때 먹는 풍습도 있었다.
   
결혼 파티 중간중간에 혼주인 신랑 신부 아버지들과 친지, 친구들의 인사가 있는데, 이때 친구들은 신랑 신부의 악행을 털어놓는 게 관례다. 신랑 신부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부터 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수준의 엽색 행각까지 다 털어놓아 신랑 신부를 진땀 나게 만든다. 물론 손님들은 배꼽을 잡고 폭소를 터뜨린다. 영국인들은 이 친구들의 농담을 가장 많이 기대한다. 그래서 신랑 신부는 친구들을 사전에 매수하려고 하지만 별무 효과다. 진지하고 엄숙한 장면에 웃음을 끌어들이는 영국인들의 유머감각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 광경이다.
   
파티가 어느 정도 무르익으면 신혼부부는 살짝 빠져서 신혼방으로 가야 한다. 이때 신랑은 허리가 부러지더라도 반드시 신부를 안고 방 문지방을 넘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신부가 자의가 아니라 신랑에 의해 강제로 신혼방으로 들어간다는 인상을 주어 신부의 순결을 더 돋보이게 하려는 이유였다. 이때부터 신혼생활이 시작되는데 이를 이르는 우리말 밀월(蜜月)과 같은 뜻의 허니문(honeymoon)은 본래 바이킹의 풍습이라고 한다. 바이킹들은 신혼부부를 동굴에서 다른 일은 하지 않고 한 달을 살게 해주었다. 그때 가족과 친척들이 신혼부부에게 꿀로 만든 술을 가져다주었다. 그래서 나온 말이 허니문이 되었다.
   
   
   구청 직원 앞에서의 약식 결혼
   
영국에서도 과거에는 결혼식 비용을 신부 측에서 부담했으나 이제는 대개 신랑 신부가 같이 부담하는 식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최근 영국 결혼식 경비는 가장 저렴한 경우가 6000파운드(960만원), 중간 정도가 3만파운드(4800만원), 상급이 7만파운드(1억1200만원)로 조사됐다. 가장 많은 경비가 드는 것이 축하 파티인데 장소 대여와 식음료비가 가장 많이 든다. 그다음으로 많이 드는 경비가 사진값이라고 한다. 요즘은 영국 젊은이들의 주머니가 깊지 않아 수많은 남녀들이 거액이 드는 거창한 결혼식을 하지 않고 그냥 구청 호적과에 가서 약식의 결혼 선서식만 담당 공무원 주례로 하고 만다. 그리고는 아주 가까운 친지나 친구들과 함께 식사로 결혼 파티를 때운다. 물론 이런 약식 결혼식도 하지 않고 그냥 사는 경우도 많다. 보통 이럴 때는 남에게 동거자를 소개할 때 그냥 파트너(partner)라고 한다. 영국 젊은이들의 삶도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전보다 훨씬 더 팍팍해져서 그 핑계로 결혼식을 생략하고 마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 돈 문제 때문에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의식 중 하나인 결혼식을 못 치른다는 의미여서 씁쓸하다.

 

주간조선 

 

권석하
 

재영 칼럼니스트.
보라여행사 대표. IM컨설팅 대표.
영국 공인 문화예술해설사.
저서: 유럽문화탐사(2015), 두터운유럽(2021)
영국인 발견(2010), 영국인 재발견1,2 (2013/2015)
연재: 주간조선 권석하의 영국통신, 조선일보 권석하의 런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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