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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영국은 다민족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다문화 국가입니다. 그러면서 영국 고유의 전통이 살아 있음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게 됩니다. 전통 문화는 그 땅에서 발생하는 자생적 문화가 중심이 되어 발전하게 됩니다. 자생적 문화를 일컬어 자기문화중심주의(ethnocentrism)라 합니다. 자생적 문화가 발전할수록 타 문화를 무시하게 됩니다. 우리 민족 역시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본능적인 경계를 해 왔습니다. 세계를 이끌어 가는 자칭 강대국 미국을 향해 어르신들은 서슴없이 미국 놈이라는 비속어를 사용했습니다. ‘놈’자를 붙인다는 것은 타 문화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의미이며 그 문화에 귀속되지 않으려는 자문화 자존심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자기 민족만이 가지는 문화우월주의라 할 수 있습니다. 영국이라는 다문화 속에서 함께 부딪히며 살다 보면 건방지게 보이는 민족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어느 민족이라 단정 잦기보다는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에서 이민을 온 사람들은 어깨에 힘을 주지만 가난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은 주눅이 들 수밖에 없게 됩니다.  
 
자생적 문화가 발전하다 보면 어느 시점에서 고립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거나 문화의 연합인 문화공동체를 도모하게 됩니다. 과거에는 다른 문화와의 접촉을 근절해 왔습니다. 다른 문화권 사람들은 적으로 간주했으며 만나는 것은 전쟁이 목적이었습니다. 전쟁에서 패한 부족은 그들이 가졌던 문화는 폐기되다시피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36년 일제 강점기 시절에 독립을 코앞에 두고까지 강경책을 썼던 것은 문화말살정책이었습니다. 언어를 폐지시키려 했으며 역사를 왜곡시켰습니다. 그것은 일본뿐 만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모든 강대국들이 약소민족을 점령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문화를 말살하거나 문화 중심에 있었던 지도자들을 귀향 보내거나 각양 죄명을 붙여 숙청을 시켜야 했습니다. 

 

성경에도 그러한 문화의 대립이 등장합니다. 예수님이 활동하셨던 유대 지역은 당시 로마의 속국이었습니다. 속국 정책은 대다수 국민들을 억압하지만 지배 권력에 순응하는 지도자들에게는 무한한 권력과 부귀를 안겨 주었습니다. 일본도 그러했습니다. 의식 있는 많은 지도자들은 순교를 당하거나 만주 땅으로 피난을 가야했지만 일본의 권력에 빌붙은 자칭 지도자들은 부귀영화를 누렸던 것이 역사적으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유대도 그러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을 이끌어갔던 지도자 그룹은 사두개인, 바리새인, 서기관, 유대 장로회, 에세네파 등 이었습니다. 성경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지도자 집단은 사두개인과 바리새인입니다. 그중에서 사두개인은 부유층에 속해 있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에도 재산을 보호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재산을 늘려 갈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일본 앞잡이 역할을 했다는 것이며, 민족입장에서 보면 매국노였기 때문일 겁니다. 사두개인들이 그러했습니다. 그러하기에 백성들로부터 지탄을 받았으며 심지어는 테러 위협을 느끼기에 항상 로마 군인들로 경호를 받으며 생활 했습니다. 그들은 민족을 팔아 로마에 빌붙어 부유한 삶을 살았던 타락한 지도층의 반면교사 집단이었습니다. 

 

힘 있는 권력 문화 앞에 자기 문화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거였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문화는 하나님께서 주신 특별한 신앙공동체 문화였습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문화 집단이 아니라 하나님을 섬기기 위해 부름을 받은 제사장 나라로서의 문화였습니다.(출19:6) 그 문화를 버리고 강대국 로마 문화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다른 문화를 택하는 문화적 차원이 아니라 신앙을 버리는 배도 행위였습니다. 사두개인들이 백성들로부터 지탄을 받았을 뿐 아니라 예수님께로부터 혹되게 야단을 맞은 것은(마23:1-39) 바로 그런 연유 때문이었습니다. 문화는 서로 공존할 수 없습니다. 강한 문화가 약한 문화를 지배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 문화는 달라야 합니다. 교회는 지상에 세워진 하나님의 나라를 대변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세워졌지만 세상문화에 지배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의 문화에 의해 자율적으로 순응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로마서에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 하신 것입니다. (롬12:2)

 

 

2016년 11월 20일은 의미 있는 날입니다. 2008년에 설립된 예수마을커뮤니티교회(박심원 목사)와 2012년 설립된 런던드림교회(김일신 목사)가 “예드림커뮤니티교회”로 하나가 되는 역사적인 날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두 교회의 문화가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성경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교회 문화의 성경적 본질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이민 교회가 교회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힘을 잃어 가는 현실에 두 교회가 하나가 되는 것은 성경이 말하는 교회, 다시 말해서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세우시려는 교회의 청사진을 현실적으로 재현하기 위한 순응의 몸부림입니다. 교회는 음부의 권세를 이겨야 교회라 할 수 있습니다. 교회가 세상 문화에 속해 있지만 그 문화에 지배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거룩한 복음의 문화, 말씀으로 세상에 거룩한 영향을 끼치는 것입니다. 나라와 나라는 서로의 문화적 우월성을 가지고 힘겨루기를 합니다. 그 문화가 교회 안 깊숙이 침투해 있음을 부정할 수 없게 됩니다. 두 교회가 하나가 되는 것은 그 문화로부터 자유를 얻고 오히려 말씀의 본질을 회복하여 세상에 거룩한 영향력을 주기 위함입니다.  

 

 

 

박심원 목사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see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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