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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이력서 한 장으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과거에는 기업에 취직을 하려면 자필이력서를 반드시 요구했습니다. 그래서 이력서를 대행해 주는 곳도 즐비했던 것으로 기억되어 집니다. 자기 인생을 몇 줄의 이력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세상에서 가장 불합리한 일 일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고 이력을 무시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력서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자기 소개서입니다. 한 장의 종이에 자기 인생을 설명한다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한 일 일수 있습니다. 자기 인생을 글로써 압축 해 낼 수 있도록 훈련 받은 사람이 아니라면 자기소개서는 형식적인 절차로 전락하게 됩니다. 현대의 트렌드는 사람을 평가할 때 이력서나 자기 소개서 보다는 그의 일상이 담긴 블로그를 점검합니다. 평상시에 찍어둔 사진, 일상에서 기록된 글들을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력서를 본다거나 자기 소개서를 보는 것은 그의 과거를 보기 위함이 아니어야 합니다. 어떻게 성장해 가며 확장되어 가는지에 대한 미래를 보기 위함입니다. 즉 과거를 통하여 미래를 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력서는 미래를 보는 창구로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과거의 틀에 그를 가두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과거의 화려한 이력만 가지고 현실의 숲에서 길을 잃는 이들도 허다합니다. 십년 전에 무엇을 했고, 학창 시절에는 하늘을 달랐다는 전설적인 것만으로 큰 소리 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말에 ‘과거에 호랑이 떼려 잡지 않은 사람이 있나.’ 라는 말이 존재했나 봅니다.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과거가 아닙니다. 물론 과거는 중요합니다. 그러나 모든 과거가 현재의 삶을 증명할 수 없는 것입니다. 

 

현실의 삶은 과거에 대한 보증서입니다. 과거엔 진실했다 할지라도 현실에서 진실하지 못하다면 진실한 사람이 아닐 것입니다. 과거에는 설령 하늘을 날라 다녔다 할지라도 현실의 삶에서 바닥을 기고 있다면 그것이 현주소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현실의 삶에서 두각을 나타내야 한다는 고지론 만을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의 삶은 현실로 증명되는 것이고, 현실은 미래의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오늘이라는 현실의 기초가 탄탄하지 않는다면 결코 미래의 빌딩을 아름답게 세울 수 없는 것입니다. 인생은 나이가 들어야 과거를 깨닫게 됩니다. 지금의 마음 깨달음의 상태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성공하지 않을 사람이 없으며, 성공의 정상에 깃발을 꽂고 감격에 젖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과거로 돌아가려면 지금의 마음 상태로는 갈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과거로 돌아가 봤자 내가 걸어온 그 길을 반복하여 걷게 될 뿐입니다. 

 

현실 세계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과거의 시간에서 쉼 없이 반복하는 자기 개발을 위한 몸부림의 결과인 것입니다. 그래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구력이 절대적인 것입니다. 아무리 운동에 천부적인 소질이 있다 할지라도 구력이 없다면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것입니다. 구력이라는 것은 단지 오랜 시간 동안 그것을 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면 구력이 저절로 생기는 것이 결코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쉼 없이 반복하여 같은 것을 했을 때만이 얻어지는 능력입니다. 20세기 최고의 연주 해석으로 칭송받은 폴란드 출생의 미국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Arthur Rubinstein, 1887 - 1982)은 이미 피아노의 최고봉에 올라 있으면서 이런 고백을 했습니다. “하루 연습하지 않으면 내가 알고, 이틀 연습하지 않으면 평론가들이 알고, 사흘 연습하지 않으면 관객이 안다.” 현실세계에서 가지고 있는 능력은 과거의 시간에서 쉬지 않고 꾸준하게 같은 것을 반복한 결과라는 고백입니다. 그것을 멈추는 날에는 더 낳은 미래를 기대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과거는 바꿀 수 없는 이미 결정된 역사입니다. 지우고 수정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할지라도 결코 지울 수도 수정할 수 없는 역사입니다. 무명인에게 과거의 역사는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중앙 무대에 진출하기 위해서 과거는 언제나 걸림돌이 되기에 그들의 유혹중 하나는 과거를 미화시키는 일입니다. 과거를 포장한다면 결코 현실은 진실하지 않는 것이며 그에게 미래를 맡길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에 그늘이 있다 해서 현실과 미래가 불투명해 지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를 바르게 해석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 해석을 통하여 현실의 삶을 바꿀 수 있다면 과거의 어둠이 있는 것이 오히려 장점이 되게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과거를 먹고 현실을 살아가며 미래를 꿈꾸게 됩니다. 어느 한 부분도 버릴 것이 없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오늘이라는 현실입니다. 그렇게 반복되는 현실은 미래를 향한 꿈의 씨앗입니다. 

 

 

박심원 목사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see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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