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헬스벨- Mr Banting그리고 Mr Keys

hherald 2019.08.19 13:57 조회 수 : 796

 

 

Mr. Banting

19세기 중반 런던에 로얄 패밀리와 상류층의 장의사로 성공한 William Banting 이라고 부유한 사업가가 있었습니다.  165cm키에 100kg에 육박하는 몸무게의 소유자였던 60대의 Banting은 ‘신발끈도 제대로 묶을 수 없고, 어디 좁은 공간에 들어갈 수도 없고, 가만 있어도 몸이 힘들고 여기 저기 안 아픈 데가 없다…이 괴로움은 뚱뚱한 사람이 아니라면 이해할 수 없다’고 호소하였습니다. 그는 사업에서 은퇴하면서 본격적으로 살을 빼기로 작정 하였습니다. 일단 운동량을 늘리기로 마음먹고 단위 시간 당 칼로리 소모가 가장 높은 운동인 조정(rowing)을 택하여 부지런히 훈련하였습니다. 

 

그러나 열심히 운동할수록 근육이 붙으며 폭발하는 식욕으로 인해 다이어트에 차질이 왔고 결과적으로 시작할 때보다 더 비대해졌습니다. 전략을 바꿔 칼로리를 대폭 줄여서 식사를 해보았지만 곧 체력이 

고갈되었고 칼로리 저하가 체중 저하로 연결되지 않아 실망하였습니다. 다시 운동 종목을 승마로 바꾸어 열심히 말을 타고 심지어 육체 노동도 해보았지만 역시나 체중 감소로는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런던에서 가장 저명한 의사들을 찾아 각종 설사약이며 이뇨제도 처방 받아 복용하였지만 살을 빼는 데 효과를 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던 와중 우연히 외과의사 Harvey를 만나게 되었는데 이는 큰 행운이었습니다. Dr. Harvey는 마침 프랑스의 유명한 생리학자인 Claude Bernard의 당뇨병 발생 기전에 대한 강연을 듣고 파리에서 돌아온 참이었습니다.  그는 Banting 씨를 위해 혈액 내 당분을 높이지 않는 식이, 당뇨 상태를 해소할 수 있는 저 탄수화물, 고 지방 (LCHF: low carb, high fat) 식단을 처방하였습니다

.  Banting 씨는 각종 육류와 야채를 풍부하게 섭취하고 지방도 잘 먹으면서 대신 밀가루 음식과 전분과 설탕이 함유된 음식을 피하고서 드디어 20kg 이상 감량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특히 빵, 맥주, 과자, 감자를 엄격히 피했다고 하는데 지금 봐도 탁월한 선택입니다. Banting 씨는 살을 

빼고서 ‘이제 잘 움직일 수 있게 되었고 귀도 잘 들리고, 눈도 밝아졌다!’라며 탄복하였습니다. 그의 성공적인 다이어트는 세간의 주목을 받았는데 궁금해하는 대중을 위해 직접 ‘비만에 관한 소책자 (Letter on Corpulence)’라는 책을 저술하였습니다. 이 책은 영국 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 걸쳐 당시로서는 기록적인 63,000권이 팔려 세계 최초의 베스트셀러 다이어트 책이 되었습니다.

Banting 씨가 어떠한 기전으로 살을 뺄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British Medical Journal 이나 Lancet 등의 의학 저널에서는 활발한 토론이 벌어졌으며 전 유럽에도 전파되었습니다. 독일을 통일한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도 원래 110kg 의 거구였는데 Banting씨 다이어트를 하여 1년도 안되어 30kg 정도를 감량하여 카리스마있는 모습으로 기억에 남게되었습니다. Banting 씨의 다이어트와 비만 해소 방법은 19세기 중반 이후 100여년간 의학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Mr. Keys

반면 20세기 중반,  Ancel Keys 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한 과학자 때문에 인류는 다이어트와 비만 해소, 성인병과의 전쟁에서 한참을 역주행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1955년 첫번째 심장마비를 겪은 이래 대통령 재임 중 수 차례 심장 마비로 병원에 입원하고 업무 공백도 가졌습니다. 전례 없이 백악관에서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해 정기적으로 브리핑을 하였으며 아이젠하워는 인류 역사 상 가장 세세히 관찰 기록된 심장병 환자가 되었습니다.

 

미국 중년들의 관상동맥 질환에 대한 학습과 경각심은 최고조에 달했으며 의학계의 최대 이슈가 되었습니다. 당시 Keys 는 미네소타 대학에 근무하던 과학자로서 여러 나라를 방문, 조사하여 식이와 심혈관계 질환에 관한 연구 보고서인 ‘7개국 연구 보고서 Seven Countries Study를 발표하였습니다. 이 연구에서 그는 조사 결과 지방을 많이 먹는 나라일수록 심장병이 많이 걸린다 라고 주장하며 지방 섭취량과 심장병 발생 간의 비례 그래프를 선보였습니다. 이는 앞으로 수 십년간 식이성 지방을 배제하게 된 초석이 되었으며 콜레스테롤을 심장병 원인으로 지목,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이는 것을 심장병의 치료에 사용하게 된 근거가 됩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도 즉시 버터와 고기 등 지방을 극히 제한하고 곡류와 과일 위주의 식이에 들어갔고 계란은 한 달에 한 개꼴로 섭취,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는 음식은 제한되었고 말년에는 마른 비스켓만 먹고 살았습니다.

 

Ancel Keys 박사는 Time지 커버에 실리고 수많은 의학자들이 그의 카리스마에 압도되었으며 그에 반하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증거를 가지고 있더라도 의학계에서 배척되었습니다.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통계 조작이 횡행한다는 사실인데 Keys는 자신의 주장을 성립하기 위해서 자신이 원하는 그래프에서 벗어나는 데이터는 누락시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지방 함량이 높은 식이를 하면서도 심장병 발생율이 적은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북구의 나라들은 제외시켰으며 칠레와 같이 지방은 적게 먹으나 탄수화물을 많이 먹고 심장병이 발생율이 높은 나라의 데이터 또한 누락시켰습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수년에 걸쳐 식이성 지방을 제한할수록 몸무게는 계속 불어나고 이를 의아하게 생각한 의료진들은 필사적으로 지방을 더 제한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 수차례의 심장마비를 더 겪은 후 사망하였습니다. 아직도 의료계며 특히 미디어가 Ancel Keys 의 강력한 영향력 아래에 있다는 점이 유감인데 이제는 그 망령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런던한의원 원장 

류 아네스  MBAcC, MRCHM

대한민국한의사

前 Middlesex 대학 부설 병원 진단학 강의

The Times선정Best Practice criteria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087 신앙칼럼- 미완성 아담, 완성된 아담 hherald 2019.09.09
2086 헬스벨- 다시 뜨는 사골국 hherald 2019.09.09
2085 이민칼럼- 사업비자 현실과 이노베이터/스타트업 비자 hherald 2019.09.09
2084 피트니스칼럼- 당신의 발은 안녕하십니까 file hherald 2019.09.02
2083 영국의 복지정책- 카운슬이 제공하는Homecare (가정방문 간호)에 대하여 hherald 2019.09.02
2082 신앙칼럼- 마음을 기울여야 들려지는 아름다운 세상 hherald 2019.09.02
2081 런던이야기 [6] 英 명문 이턴 스쿨의 특이한 전통 hherald 2019.09.02
2080 이민칼럼- 영국서 비자연장신청 후 해외여행문제 hherald 2019.09.02
2079 천수보감 보따리와 건강 - ‘Kooth’와 꿈 hherald 2019.09.02
2078 부동산 상식- 브렉시트 앞두고, 주택 가격 변화 추이는? hherald 2019.09.02
2077 진로코칭 칼럼 “내 꿈을 세상에 그린다 #64 진로준비 :: 진로 진입 전략을 세우기 hherald 2019.09.02
2076 헬스벨- 우리는 왜 코끼리처럼 될 수 없나요? hherald 2019.09.02
2075 진로코칭 칼럼 “내 꿈을 세상에 그린다#63 진로준비 :: 진로 역량을 개발하기 hherald 2019.08.19
» 헬스벨- Mr Banting그리고 Mr Keys hherald 2019.08.19
2073 부동산 상식-주택 확장 규제 완화, 이번 기회에 리노베이션 해볼까? hherald 2019.08.19
2072 피트니스칼럼- 운동순서 어떻게 구성해야할까? file hherald 2019.08.19
2071 이민칼럼-예술분야 인턴쉽 어떤 비자로 해야 하나? hherald 2019.08.19
2070 천수보감 보따리와 건강 -기 순환 hherald 2019.08.19
2069 이민칼럼-취업비자 이직자 영주권위해 받을 서류들 hherald 2019.08.12
2068 런던이야기- 초라한 영국 총리 관저 file hherald 2019.08.12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