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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학생들은 쉽게  “공부는 힘들다”고 말한다. 마치 ‘공부’ = ‘힘든 것’ 처럼 공부의 특징을 ‘힘든 것’으로 정의한다. 과연 그럴까?


어쩔수 없어서 한다
필자가 학교에서 진로특강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나는 공부를 해준다 고 생각하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
“나는 공부를 한다 고 생각하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
놀랍지 않게 이 질문에 2/3의 학생들이 ‘나는 공부를 해준다’에 손을 들었다. 
“누구를 위해서 공부를 해주는 거죠?”라고 다시 물으니.
“엄마요”, “아빠요”, “할머니요”, “선생님이요” 등 다양한 대답이 쏟아진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시켜서 공부를 하고 있는 거군요? 그렇게 시켜서 공부를 하면 공부하기가 어때요?” 라고 물으니
“힘들어요”, “지겨워요”, “죽고 싶어요” 등 과격한 반응이 나온다.
“그렇게 힘들고 괴로운데 왜 공부를 하는 거에요?”라고 하니까
“어쩔수 없잖아요!”라고 이구동성으로 대답한다.
우리는 학교에 가는 것, 학원에 가는 것, 숙제 하는 것, 공부하는 것 등은 내가 원하지 않았는데 부모님, 선생님이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다’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렇게 ‘원치 않는 것을 억지로 한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하면 자연스럽게 공부가 싫어지고 지겨워지고 힘들어지기 마련이다. 


반면에 스스로 ‘공부를 한다’를 선택한 학생들에게 “공부하기가 어때요?”라고 물으면, “힘들지만 할 만 해요”에서 “재미있어요”까지 공부에 대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공부라는 놈이 원래 힘든 것이 아니라, 남이 시켜서 억지로 하기 때문에 힘들다고 느낄 따름인 것이다.
여기서 공부를 ‘힘든 것’으로 느끼게 만드는 원인을 꺼내 볼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남이 시켜서 어쩔수 없이 한다”는 자신의 생각이다. 


누구의 선택인가?
필자가 진행하는 대학생 코칭과정에  한 남학생이 한시간 늦게와서 시무룩하게 자리에 앉았다. 코칭과정에 참석하는 학생들은 대게 시간이 지날수록 과정에 재미를 느끼면서 표정이 밝아진다. 그런데 이 학생은 오전 시간 내내 뚱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필자가 쉬는 시간에 그 학생에게 물었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는 것 같은데, 뭘까요?”
“네. 사실은 제가 여기 오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왜 이곳에 온거죠?”
“아버지가 억지로 보냈어요”
이 학생의 아버지는 이전에 코칭과정을 경험하고 아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보낸 것이다. 아버지와 관계가 썩 좋지 않았던 아들이 ‘가기 싫다’고 했지만 ‘안가면 앞으로 용돈을 안주겠다’는 협박에 못이겨 오게 된 것이다.
“그러면 이곳에 온 것은 누구의 선택이죠?”라고 필자가 물었다.
“그거야 아버지의 선택이죠. 저는 오고 싶지 않았다니까요.”
“그렇군요. 그러면 다시 한번 물어보죠. 이곳에 오기로 선택한 사람은 누구죠?”
“아버지에요. 저는 이 시간에 다른 일을 할 계획이었어요.”
“그런가요. 다시한번 생각해 보세요. 학생은 이곳에 오지 않고 다른 일을 하는 대신 용돈을 받지 않는 선택과, 용돈을 계속 받기 위해 이곳에 오는 대신 다른 일을 하지 못하는 선택이 있었어요. 둘 중 어떤 선택을 한 거죠?”
“음. 이곳에 오는 것을 선택한 거에요”
“그러면 그것은 누구의 선택인가요?”
“음. 저의 선택이었네요”
“지금도 학생에게는 선택권이 있어요. 여기에 남아서 오후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선택과 지금 돌아가는 선택이 있죠. 어느 쪽을 선택하겠어요?”
“네, 계속 남아서 과정에 참여하고 싶어요”
오후시간부터는 이 학생도 다른 학생들과 어울려서 웃으면서 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흔히 자신에게 벌어지고 있는 일이나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이것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야”라거나, “나는 어쩔수 없이 이 일을 하고 있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알고 보면 모두 나의 선택에 의해 벌어지는 일들이다.


선택과 책임의식
여기서 ‘지금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과거 내 선택의 결과이다’라는 말을 마음에 담자. 이것이 ‘책임의식’이다. 책임의식이 있는 사람은 자기가 선택했기 때문에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 


한 중학생이 “학교가 너무 힘들어요. 교복도 마음에 안들고, 머리도 마음대로 못하게 해요. 그래서 공부하기도 싫고, 학교에 가기도 싫어요.”라고 불평을 늘어 놓는다.
필자가 “그러면 좋은 방법이 있지”라고 하니까, “뭔데요?”라며 처다본다.
“간단해. 학교를 그만두는 거야.”
“저도 그러고 싶지만, 지금 학교를 그만두면 나중에 직업도 못잡고 힘들게 살까봐 못하는거죠.”
“그러면 미래를 위해서 학교를 다니는 대신 학교의 규율을 지키거나, 학교를 그만두고 자유롭게 사는 대신 미래를 포기하는 것 중에 한 가지를 선택해야겠네. 어느 쪽을 선택할래?”
“학교를 다니는 쪽이요”
“좋아. 그러면 그 선택을 통해서 네가 얻게 되는 것은 뭐지?”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되는 거에요.”
“그러면 그 선택 때문에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뭘까?”
“개성있는 외모를 포기하는 거요. 흑흑”
“그것이 누구의 선택?”
“저의 선택이요”


모든 선택에는 좋은 것과 싫은 것이 함께 있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싫은 것이 있지만 좋은 것이 더 많기 때문에 선택을 하는 것이다. 책임의식이 있는 사람은 좋은 것을 얻는 대신 싫은 것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한다. 그래서 싫은 것도 책임감있게 할 수 있다. 
책임의식이 없는 사람은 좋은 것만 취하고 싫은 것은 회피하려고 든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좋은 것에 대한 생각은 쏙 빼놓고 싫은 것에 대한 불평만 늘어 놓으면서  ‘이 것은 내 선택이 아니고, 어쩔수 없어서 한다’고 말한다. 
지금 학교를 다니는 이유는 내가 그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지금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하면 자신의 미래가 불안해 질 뿐 아니라, 당장 부모님이 걱정하고 힘들어 할 것이고, 잔소리는 물론 혼나고 집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 반면에 학교를 다니면 이것 저것 해야 할 것과 지켜야 할 것이 많지만, 앞으로 도움이 되는 것을 배울 수 있고 친구들도 사귀고 부모님도 좋아한다. 내가 얻는 것이 훨씬 많기 때문에 학교에 가기로 선택한 것이다. 


책임의식을 높이기
‘OO때문에 어쩔수 없이 학교에 가 준다’는 부정적 생각은 스스로 책임의식을 가짐으로 극복할 수 있다. 그것은 ‘나는 학교에 다니기로 선택했다’ 라는 생각에서 시작한다. “어쩔수 없이”라는 말은 책임을 회피하는 언어이므로 과감히 버리자. 대신 “이것이 최선의 선택이다”라는 언어로 바꾸어 보자. 이렇게 언어만 바꿔도 자신이 하는 일에서 훨씬 많은 책임의식을 갖게 될 것이다. 


싫은 것보다는 좋은 것에 집중하기
자기 선택의 좋은 점들을 최대한 많이 찾아본다. 그러면 그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올라오고 지금 하는 일에서 행복을 느끼게 된다. 이런 생각과 마음, 느낌으로 살아가는 것이 누구에게 좋을까? 당연히 나에게 좋은 일이다.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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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훈 / 브리티시코칭센터 대표코치
shonel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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