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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이 사춘기인가? 부모 말을 들으려 하지 않네?”
10대 자녀를 둔 부모라면 한 번쯤 이런 고민을 해 보았을 것입니다. 부모의 말이 통하지 않는 사춘기의 아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오늘은 사춘기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사춘기의 특징
사춘기 아이들의 행동에는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흔히 사춘기는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부릅니다. 부모 말을 잘 듣던 아이가 사춘기가 되면 청개구리처럼 반대로 행동하고, 어른에게 반항하고 폭력적이 되거나, 부모와 대화를 피하고 말수가 줄어들면서 무기력증세까지 보인다고 얘기합니다. 그래서 어른들은 아이가 조금 삐딱하게 보이면 “쟤가 사춘기라서 그래!”라고 치부해 버립니다. 어떤 친구들은 이런 점을 활용해서 의도적으로 사춘기 코스프레를 하기도 합니다. 어른들의 말을 무시하거나 대화를 회피하고, 일부러 무기력해 보이는 행동을 합니다. 그렇게 행동해도 사춘기라는 이유로 이해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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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진짜 사춘기의 특징일까요?
많은 분들이 사춘기가 되면 사람이 이상하게 변하는 것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습니다. 필자가 청소년 전문가로 코칭과 상담을 하면서 만난 수많은 아이들 중에서 사춘기가 되었다는 이유로 두뇌나 심리상태에 문제가 생긴 아이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아이들은 지극히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습니다. 반항하고 폭력적이라는 아이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그들이 왜 그렇게 행동했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부모와 대화하지 않는 아이가 친구와 있으면 그렇게 수다그러울 수가 없습니다. 책상에 앉으면 무기력한 아이가 게임방에서는 눈을 부릅뜨고 집중합니다. 과연 이 아이들이 반항적이고 말이 없거나 무기력한 사람일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어른들이 사춘기 아이들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을 뿐이지요.
필자가 사춘기에 대해서 오랫동안 연구하면서 내린 결론은 이것입니다.


“반항하는 사춘기는 없다!”


원래 사춘기는 신체적으로 2차 성징이 일어나면서 이성에 대한 관심이 생기는 시기를 말합니다. 반항과 무기력이 사춘기를 대표하는 키워드도 아닌 것이지요. 사춘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된 오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사춘기 아이들이 모두 질풍노도스럽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사춘기의 아이들이 반항적이거나 무기력하지 않다는 말인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드러나는 현상일 뿐이며, 그 배경을 이해하면 그것이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 게 됩니다.


유아기와 유소년기의 아이들은 세상을 잘 모르기 때문에 전적으로 부모에게 의존적일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부모가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거다.”라고 하면 “그런가 보다.”하고 받아들이고, 부모가 시키는대로 따르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한 10년 쯤 살다보면, 이제 부모가 시키는 대로 꼭 따르지 않아도 될 것 같고, 자기 생각대로 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부모가 “이거 해라!”라고 해도, “싫어!”라고 대꾸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려고 듭니다. 이것은 아이가 성장해서 그만큼 자신감과 주도성, 자립심이 생겼다는 신호입니다.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지죠. 오히려 아이가 계속 부모가 시키는 대로만 하고 있으면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아이는 때가 되면 부모 말에 반박도 하고, 부모의 생각과 다른 선택도 해 보아야 합니다. 자기의 의지대로 계획하고 실행하면서 시행착오도 하고 좌절감과 성취감을 맛보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말하는 사춘기 문제가 바로 이 상황에서 시작됩니다. 
성숙한 부모는 “아! 우리 아이가 이제 이만큼 컸구나!”하고 기뻐합니다. 그리고 “그래? 그럼 네가 하고 싶은 것은 뭐야?”라고 물어주면서 아이가 자기 생각대로 시도해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려고 합니다.. 
반면에 미성숙한 부모는 “어쭈! 이녀석봐라? 안하던 반항을 시작하네?”라고 화를 냅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강압적으로 지시하고, 부모 말을 거역하면 안된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애를 씁니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언제나 실패하고 상황은 더 나빠집니다. 아이는 더이상 부모와 대화하지 않으려 하고, 부모는 아이에게 아무런 영향력이 없는 신세가 됩니다. 사람이 성장하면서 생각이 자라고 자기주장이 생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몸이 자라는 것 이상으로 생각과 마음이 팽창해 나가는 것이지요. 그것을 억누르거나 부모의 틀에 가둬두려고 하면, 반드시 문제를 일으키게 되어 있습니다. 부풀어 오르는 풍선을 꽉 누르면 무슨 일이 벌어지나요? 풍선 의 압력이 올라가면서 결국에 “빵”하고 터지게 되어 있습니다. 사춘기 아이들이 저질렀다는 사건사고들을 들여다 보면 대부분 이런 상황에서 벌어진 일들입니다. 표면적으로는 폭력과 탈선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부모와 어른들이 누르는 압력에 의한 폭발현상인 것입니다.
이렇게 10살을 전후해서 나타나는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변화에 대해 부모가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느냐에 따라서 상황은 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사춘기 부모의 역할
사춘기는 아이에 대한 부모의 역할 변화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부모는 아이에게 말하는 쪽에서 들어주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어야 합니다. 가르치고 지시하는 위치에서 대화하고 타협하는 위치로 이동해야 합니다. 더이상 아이를 양육하고 훈육하려고만 들어서는 곤란해집니다. 아이와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하고 코칭해 주는 것이 필요해 지는 것입니다.
이것을 잘 한 부모는 “우리 아이는 사춘기 없이 지나갔어요.”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반면에 이것을 못 한 부모는 “우리 애는 사춘기가 말도 못해요! 도통 말을 들어 먹질 않아요.”라는 말을 하게 됩니다.


이제 사춘기에 대해 다시 질문을 던져보아야 합니다.
‘반항하는 사춘기는 누구의 문제일까요?” 
사춘기 아이들의 반항은 다분히 어른들 특히 부모들의 문제인 것입니다. 이것은 부모의 미성숙함에 대해서 아이들이 질타하는 것입니다. “제발 좀 부모답게 행동해 주세요”라고 말이지요. 그것을 못 알아듣고 아이에게 “네가 사춘기라서 이상한거야!”라고 치부해 버리면, 자기 책임을 아이에게 떠넘기는 꼴이 됩니다. 
사춘기는 죄가 없습니다. 더이상 사춘기 운운하면서 자녀의 성장을 억누르지 말고, 미숙한 부모의 함정에서 빠져 나오시길. 


사춘기의 부모는 열 기구의 큰 풍선이 되어야 합니다. 가스가 팽창했을 때 함께 부풀어 올라서 열기구를 하늘로 띄워 올려주는 풍선처럼, 그렇게 높이 올라가 넓은 세상을 마음껏 내려다 볼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사춘기 부모의 역할입니다. 
원래 사춘기는 해보고 싶은 것들을 이것 저것 저질러 보는 시기입니다. 그렇게 사고도 치고 뒷 수습도 해 보면서 세상을 보는 안목과 세상 사는 노하우를 배우는 것이지요. 부모는 아이에게 이렇게 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고, 그것을 지켜봐주고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는 사람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보면 아이가 “싫어!”라고 해도  “이 녀석이 어른이 되어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참 대견스럽고 기뻐지지 않을까요? 

 


당신과 가족의 행복한 성장을 응원합니다.

 


이성훈 / 브리티시코칭센터 대표코치
shonel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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