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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가 아이를 위해 어디까지 해 주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해 보았을 것입니다. 아이를 먹이고 입히고 공부시키기 위해 부모가 해야 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죠. 요리, 청소, 빨래, 설거지와 같은 집안일은 물론 기본적인 생활비와 학원비까지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부모들은 말 그대로 자식을 위해 뼈빠지게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식을 위해 하는 일들이 과연 그 아이를 위해 좋은 것일까요? 부모가 그만큼 힘들게 하면, 내 아이가 더 행복하게 살게 될까요? 오늘은 이 질문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누가 더 행복할까?
부유한 부모 밑에서 자라면서 부모로부터 자기가 원하는 것을 부족함 없이 받으면서 자란 아이가 있습니다. 한편, 맞벌이 부모 밑에서 자라면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사달라는 말도 잘 못하고 집안일을 거들면서 자란 아이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두 아이가 성인이 되어서 부모로부터 독립해서 살게 되었을 때 누가 더 행복감을 크게 느끼면서 살게 될 것 같습니까? 
첫 번째 아이는 자기가 원하는 것들 중에서 하나라도 부족하면 불만스러워서 화를 내고 불평을 하게 될 것입니다. 어려서부터 원하면 다 채워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면서 살아왔기 때문이죠. 두 번째 아이는 자기가 원하는 것들 중에서 하나만 갖게 되어도 기뻐하고 감사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간절히 원하는것을얻었을 때의 기쁨을 알기 때문이죠. 첫 번째 아이는 두 번째 아이보다 훨씬 좋은 상황에 있지만, 행복감은 두 번째 아이가 훨씬 많이 누리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행복감이 다른 이유는 사람마다 ‘당연한 것’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수영장이 딸린 최고급 빌라에서 요리사의 서비스를 받으면서 식사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10평 남짓의 작은 아파트에서 자기가 직접 조리를 해서 먹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남들이 자기를 서포트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자기가 다른 사람을 서포트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자기가 생각하는 ‘당연한 것’의 기준을 다릅니다. 요즘처럼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것을 쉽게 찾아 보고, 구매할 수 있는 세상이어른들에게는 참 신기하고 대단하게 느껴지지만, 2000년 이후 세대들에게는 그저 당연한 것들입니다. 이들은 처음부터 그렇게 진화된 세계에 태어났기 때문에이들에게는 오히려 스마트폰이 없는 세상이 더 이상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행복의 기준
사람에게 ‘당연한 것’의 기준은 행복의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더 좋은 서비스를 받으면 만족해 하지만, 그것보다 못한 서비스를 받으면 불만족스러워 합니다. 발레파킹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찾아갔는데, 직접 주차장에 주차하라고 하면 “뭐 이런 데가 있어?”하면서 짜증을 낼 수 있지만, 유료주차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갔는데, 무료주차라고 하면 “여기 좋은데?”라고 흡족해 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렇다면 아이를 키울 때, 아이가 당연한 것의 기준을 높게 갖도록 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낮게 갖도록 하는 것이 좋을까요? 여기서 높다는 것은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가 더 많이 주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하면 원하는 것을 다 누리면서 사는 것 말이지요.
 
성인이 되었을 때 당신의 아이는 어떤 세상을 살아가게 될까요? 남들이 자기를 위해서 서포트하는 세상을 살게 될까요? 아니면 자기가 다른 사람을 서포트하는 세상을 살게 될까요? 금수저로 태어난 재벌2세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사람은 다른 사람을 서포트하는 세상을 살게 될 것입니다. 직장에서 상사와 고객을 상대하면서 그들의 요구에 따라 일을 하게 될 것이고, 결혼을 해서 배우자와 자식을 위해 별의 별 일을 다 하게 될 것입니다. 심지어는 키우는 강아지 뒤치다꺼리도 하게 되겠지요. 요즘은 직장에서 임원이 되어도 부하직원 눈치를 봐야 한다고 하소연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삶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세상을 살면서 어떻게 행복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자라면서 집안 일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 결혼해서 가족을 위해 온갖 궂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은 고통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자기만 위해주는 삶을 살아온 사람이 남을 위해 헌신하면서 삶을 산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그러나 어려서부터 부모를 도와서 청소와 설거지를 하면서 가족을 위한 기여를 배우면서 자란 아이는 직장 생활이든 결혼 생활이든 어렵지 않게 해 낼 수 있습니다. 어디를 가나 사람들을 위해헌신하는 것이 자기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헌신의 경험
이제 답이 나왔군요. 진정으로 자식을 위하는 부모라면, 아이가 가족과 다른 사람을 위해 서비스를 하는 경험을 갖고 자라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당연한 것의 기준을 낮게 유지시켜 주는 것이지요. 자기 방을 치우는 것은 물론, 식사 후 설거지나 집안 청소, 빨래와 같은 정도의 일은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만 되어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오히려 자라면서 자기에게 어떤 역할이 주어지는 것을 기대합니다. 아이들은 자기가 좀 더 유능해 지기를 바라기 때문에 작은 역할이라도 주어지면 기뻐합니다. 
필자의 아들이 4살 때였습니다. 진공청소기로 청소하는 아빠에게 “내가 할거야!”라면서 청소기를 달라고 조릅니다. 아이에게 “아빠가 할 테니까, 너는 저리가 있어!”라고 했다면, 아이는 실망하고 좌절했을 것입니다. 그 대신 아이에게 “그럼 네가 해봐!”하면서 청소기를 주니까, 아이는 신나서 청소기 흡입구를 여기저기 막 갖다 댑니다. 이전에 청소하는 것을 본 것이 있어서, 나름 청소기를 끌고 다니면서 어설프게 청소를 끝냈죠. “와! 우리 아들이 청소를 해서 깨끗해졌네? 잘했어!”라고 칭찬해 주었더니 좋아라 합니다. 그 다음부터 청소는 아들이 도맡아서 하게 되었죠. 물론 청소 후에도 남겨진 약간의 먼지들은 따로 쓸어버리는 수고는 해야 했지만, 그렇게 아이는 집안 일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엄마와 아빠의 할 일은 점점 줄어들게 되었죠.
 
 
 
이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어 결혼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이 아이는 청소뿐 아니라 자기 아내를 위해 빨래, 요리와 설거지까지 척척 해줄 것이고, 결혼생활에서 갈등을 겪을 확률이 훨씬 줄어들 것입니다.행복도는 더 높아 지겠지요.
 
아이에게 당연한 것의 기준을 잘못 잡아주면 그 아이의 삶이 불행해 질 수 있습니다. 아이를 위한 부모의 헌신이 오히려 아이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아이가 가족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을 만들어 주세요. 자라면서 아이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부모의 역할은 점점 줄어드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그렇게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되게 해 주세요. 그것이 아이의 행복을 여는 열쇠입니다.
 
당신과 가족의 행복한 성장을 응원합니다.
 
 
 
 
 
이성훈 / 브리티시코칭센터 대표코치
shonel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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