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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내 영혼을 울리는 소리

hherald 2017.10.23 18:39 조회 수 : 268

 

사람은 소리로 살아야 합니다. 소리는 행복이며 추억도 소리로 기억되어집니다. 아름다움은 소리로 전달됩니다. 소리를 줄이고 공포영화를 보면 더 이상 공포를 느낄 수 없게 됩니다. 공포 역시 소리로 전달되어지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음악도 소리가 없다면 더 이상 아름다운 멜로디는 존재의미가 없게 됩니다. 어떤 의학자의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세상에 많은 장애의 종류가 있지만 가장 안타까운 것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장애라 했습니다. 물론 개인의 소견이지요. 소리를 듣지 못하니 감정이 메마를 수밖에 없다는 주장에 공감이 가게 됩니다. 인천의 드림 하우스에 잠시 머물면서 <효리네 민박>이란 JTBC 방송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재방송이었는데 제주도를 찾은 민박집 손님과 삶 자체를 여과 없이 보여주는 각본 없는 삶의 드라마 였습니다.  

 

 

그곳 민박집을 찾은 예쁘고 젊은 자매가 있었습니다. 효리와 함께 바닷가를 여행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주목해서 보았습니다. 자매는 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사고로 인하여 청각을 잃었고 입모양을 보고 소리를 짐작으로 알아 들었습니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바닷가 바위에 걸터앉아 그들의 삶을 이야기 나누는 장면은 그 어떤 다큐멘터리 보다 값지고 위대해 보였습니다. 효리가 자매에게 묻습니다. ‘파도소리가 기억에 나니?’ 자매는 대답합니다. 물론 자매는 파도소리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하자 효리는 파도소리를 설명하기 위해 자기 인생이 알고 있을 만한 지식을 다 동원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파도소리를 설명해 줄 수 없었습니다. 과거에는 파도소리가 차알-싹 이라고 알았는데 막상 설명하려니 차알-싹 이라는 단어 하나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파도소리를 설명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고 고백을 합니다. 

 

 

소리는 설명 할 수 없습니다. 듣는 사람이 느낌으로 알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소리는 귀로들어서 오감과 온 몸으로 느껴지는 것입니다. 지식인이라 할지라도 단순한 파도 소리 하나 설명할 수 없습니다. 본인이 느끼지 않고는 그 소리를 그려낼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어렸을 때 내 인생은 소리로 인하여 고통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극히 작은 소리 때문입니다. 일반인들이라면 기억할 수 없는 소리입니다. 세 네 살 전후로 기억되어 집니다. 어떤 연유에서인지 쓰레기 더미에 버려져 있었습니다. 부모가 버렸다면 내 마음이 너무 작아지기에 사고로 인하여 아마도 쓰레기 더미에 묻힌 것이라 여겨집니다. 속초 항구 주변에는 산만큼 많은 쓰레기 더미가 있었습니다. 실제로는 그렇게 많지 않겠지만 어렸을 때 느끼는 것은 그곳이 쓰레기 산이라 생각들 정도였습니다. 그곳은 아이들의 놀이터 이며 필요한 것을 가져다 쓰는 재활용 보고였습니다. 

내 작은 육체는 그 쓰레기 더미에 죽어 있었습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는 모르지만 두렵고 신비한 소리들이 들려왔습니다. 그러데 그 소리는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눈을 떠 보니 내 인생보다 더 크게 보이는 쥐가 나를 째려보며 찍찍 거렸습니다. 어쩌면 어린 나를 뜯어 먹으려 했던 같았습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쥐의 행동이 너무도 두렵기 때문에 살기 위해서 소리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어린 아이의 날카로운 비명 소리를 사람들이 듣고는 주변의 국립보건소로 옮겨 주었습니다. 그 사건 이후로 지극히 미세한 소리를 듣게 되어 잠을 자지 못하곤 했습니다. 거미가 줄을 타고 내려오는 소리, 다리 많은 절지곤충들이 기어가는 소리는 확성기로 들려지는 것처럼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그렇게 들려지는 소리로부터 자유하기 위해 소리 지르며 악을 쓰는 행동을 아마도 주변 사람들은 어린 것이 정신병자가 되었다고 손가락질을 했을 것입니다.

 

주님을 만나 치유를 받은 후에는 그런 소리가 들려오질 않습니다. 그러나 기억엔 남아 있습니다. 지금도 거미줄을 치는 것을 바라보고 있거나 개미가 기어가는 모습을 보면 그 소리의 기억이 작동하게 됩니다. 어렸을 때 뱀은 손으로 잡을 수 있었지만 방안에 거미가 나타나면 소리 지르고 도망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사건을 알지 못하는 딸아이는 방안에서 어떤 벌레를 발견하게 되면 소리를 지르는 모습을 볼 때 내 모습을 보는 것 같고, 닮는 것이 생물학적인 것을 초월하여 느낌과 경험까지도 닮아 공유한다는 것에 대한 신비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소리에 민감한 것은 사실이지만 거듭난 이후에는 좋지 않은 소리를 걸러내고 좋은 소리를 들으려 합니다. 내가 살고 있는 아띠울 하우스에는 여러 명의 꼬마 친구들이 살고 있습니다. 아침에 학교에 등교하기 위해 계단을 뛰어 내려가는 소리, 오후면 가방을 던져 놓고 뛰어 노는 소리, 조심스레 내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노크하곤 뛰어 들어와 재잘거리는 소리, 말을 완벽하게 하지 못해서 나를 하비(할아버지)라 부르는 꼬마숙녀 친구……. 그 소리는 내 영혼을 울리는 거룩한 소리 그 자체가 됩니다. 소리로 고통을 겪은 사람에게 소리로 치유함을 얻게 하시는 주님의 사랑을 경험합니다. 

 

 

박심원 목사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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