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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생명이 약점을 보완 한다

hherald 2017.08.07 18:26 조회 수 : 314

 

한 때 새벽형 인간이 성공할 수 있다는 책이 불티나게 팔린 적이 있었습니다. 새벽을 억지로 깨워야 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그 이론을 수궁할 수 없게 됩니다. 새벽을 깨워야 만이 성공한다는 것에 의구심이 들게 됩니다. 무수히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새벽을 깨우며 예배하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회 공동체 안에서 새벽을 깨우지 않은 사람들이 오히려 더 많은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는 극단적인 예일 뿐입니다. 성공 하는 방법은 새벽형이라든가 그 어떤 것으로 규정할 수 없는 것이 옳다는 생각입니다. 사람들은 부자가 되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 합니다. 뿐 만 아니라 새벽형 인간이 성공한다 하니까 너도나도 새벽을 깨워 보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부자가 되는 방법은 존재할 수 없으며, 또한 성공의 방법도 규정된 몇 가지 법칙을 이행했다고 해서 얻어질 수 없을 것입니다. 

 

 

내 인생은 새벽형 인간이 아니어서 목회하는 일에 있어서 새벽예배는 가장 큰 노동중 하나였습니다. 물론 열심히 새벽예배를 드렸습니다. 수십 년간 새벽을 깨웠지만 그것이 체질화 되지 않는 것이 신비로울 정도입니다. 내가 가진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무던히도 싸워왔습니다. 그것을 극복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간구도 끊임없이 해 왔고, 내 자신을 힐책하며 심지어는 저주까지라도 해서 뭔가 자극을 주어 본질적인 변화를 꾀해 보려 했습니다. 그럴지라도 내가 생각했던 약점은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새벽에는 설혹 깨어 있다할지라도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수동적인 움직임만 할 뿐입니다. 

내 영혼의 그발강가에 녹음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에스겔 선지자 역시 그발강가를 거닐면서 백성들이 가졌던 속된 것, 약점들로 인하여 몸서리치는 고통으로 하루하루를 지탱해 갔습니다. 그러한 약점들은 영혼을 그늘지게 하였으며 하나님의 말씀으로부터 무뎌져가는 삶을 살게 했습니다. 겉으로는 분명 하나님을 섬기는 백성이고,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고 있지만 그들의 속마음이나 삶의 습관은 강 건너에 있는 바벨론을 흠모하고 있었습니다. 분노해 보기도 했고 자신을 힐책하여 옷을 찢으며 기도해 보았지만 그러한 영적 게으름은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그발강가에 봄이 오는 듯 했으나 훌쩍 뛰어 넘어 어느덧 여름이 된 듯합니다. 녹음은 하루가 다르게 짙어지고 있습니다. 겨울 내내 죽음을 방불케 했던 앙상한 갈대숲에 새 옷이 입혀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무균 상태에서는 살아 갈 수 없습니다. 런던 자연사 박물관에 가면 사람 인체에서 기식하는 세균들을 자동차 크기만 하게 확대하여 전시해 놓았습니다. 손에서 기식하고 얼굴, 눈, 입, 피부에 들러붙어서 인간의 눈으로는 결코 확인할 수 없는, 그러면서도 느낄 수도 없는 기생세균들이 자동차 크기만 하게 제작하여 공중에도 매달려 있고 벽을 뚫고 나오기도 하고, 땅속에서 기어 나오는 장면을 음산한 조명과 함께 전시해 놓았습니다. 전시관을 나서고 나면 사람들이 손을 얼마나 깨끗이 닦는지 유난히 그쪽 화장실이 붐비게 됩니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그러한 끔찍한 벌레들을 먹어도 끄떡없는 법입니다. 작은 세균 한 마리 박멸하기 위해 소독을 하면 할수록 인간의 육체는 오히려 나약해 지게 됩니다. 제거해야 할 약점이 분명하지만 그것만을 고치기 위해 금식하고 몸부림하게 되면 오히려 제거하고 싶은 세균은 원래 눈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 자동차 크기만 하게 확대되어 삶을 옥죄어 오게 됩니다. 그발강가를 거닐면서 에스겔이 배웠던 것은 과거를 통하여 배우지만 과거에 머물지 않고 미래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발강가에 녹음이 짙어지는 풍경 안에는 을씨년 스러웠던 갈대들은 그대로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생명이 돋아남으로 감추고 싶었던 약점들이 가려지게 되는 것입니다. 약점을 제거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던 내 연약함을 발견하게 됩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비록 새벽을 깨우지 못할지라도, 혹은 다른 그 어떤 약점들이 발목을 잡을지라도 그것을 치유하는 것은 멈춰 서서 그것만 집중하기 위해 자동차 크기만 하게 약점을 부각시키는 행위는 어리석은 일입니다. 

 

약점은 생명만이 치유할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도 자신의 약점으로 인하여 고민하며 고통 했습니다. 세 번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응답은 약점의 치유가 아니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고후12:9)였습니다. 에스겔은 그발강가를 사랑했습니다. 그곳에서만이 하나님의 세미한 인도하심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 영혼이 걷는 전주천 그발강가는 나를 새롭게 만들어 내는 용광로와 같습니다. 깨닫지 못했던 속내를 깊이 들여다 볼 수 있게 해 줍니다. 내가 생각한 것 보다 더 많은 죄성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하지만, 몇 가지 약점과 허물로 인하여 내가 이렇게 여기 있다는 비좁은 회개를 한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이 내게 요구하시는 것은 작은 세균을 크게 확대하여 거실 중앙에 붙여 놓는 것이 아님을 깨닫습니다. 생명으로만이 약점이 가려지고 보완된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박심원 목사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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