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하는 수퍼푸드는 아스파라거스입니다. 요즘은 남미에서 대량 수입하는 바람에 영국 슈퍼마켓에서 일년 내내 흔하게 볼 수 있게 되었지만 로마 시대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아스파라거스를 구하기 위해 엘리트 군으로조직된 특별 함대를 보냈었고 겨울에는 썩지 않도록 알프스 산 깊은 곳에 소중히 보관해 두었다고 합니다. 르네상스 시대에도 아스파라거스는 귀한 야채로 부자들만 우아하게 먹을 수 있었으며 영국에서도 50년 전까지만 해도 상류층에서 주로 소비되어 럭셔리 채소, 귀족 채소라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프랑스 산은 보라색이 돌고, 스페인이나 네덜란드 산은 땅 밑에서 키워 흰색이 많은데 영국산은 초록색으로 오동통한 모습입니다. 영국의 토양과 기후가 아삭한 식감의 풍미 좋은 아스파라거스 생산에 최적으로 식도락가들이나 요리사들은 입을 모아 영국산을 세계 최고로 꼽습니다. 전통적으로 4월 23일 St. George’s Day에 봄의 기운을 품고 자란 새순의 첫 수확을 시작하여 6월 21일까지 딱 두 달만 수확이 가능한데 바로 지금 5월이 피크 시즌으로 영양가 높은 아스파라거스를 구입하는 적기입니다.

아스파라거스는 유럽에서 전래로 피로 회복, 스태미너와 정력 증진, 자양 강장 효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18세기 프랑스 궁정에서 즐겨 먹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결혼식 전날 신랑에게 아스파라거스 3코스 요리를 선사하는 전통이 있었다고 하며 반면 유럽 수녀원에서는 금기 음식이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현대적인 관점에서도 단연 뛰어난 영양 가치로 유명한데 아스파라거스에는 각종 비타민 (Vit A, B, C, E, K)을 비롯해 포타슘, 셀레니움, 아연 등의 중요한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습니다. 또한 녹색 채소로는 의외로 풍부한 단백질과 철분도 함유되어 수퍼푸드로 꼽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아스파라거스에 함유된 풍부한 엽산은 빈혈을 방지하고 신경계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여 특히 임산부나 노약자에 대단히 유익합니다. 임신을 계획하시는 분들도 미리 체내에 충분히 보충해 놓을 것을 권장합니다.     

하버드 의대의 정신과 의사David Mischoulon은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과 같은 신경 전달 물질의 합성에 엽산의 중요한 역할을 강조하였습니다.  채소 중에서도 월등한 엽산 함유량을 자랑하는 아스파라거스는 우울감을 해소하고 정서 조절에 도움을 주는 채소,기분 좋아지는 채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이 병들고 심신이 지치신 분, 슬럼프에서 헤어나야 하는 분들, 아스파라거스를 평소 자주 섭취할 것을 권장합니다.

아스파라거스를 섭취하면 체내 글루타치온(glutathione) 합성이 촉진되는데 이는 신체가 만들어 내는 최고의 항산화제(antioxidant)입니다. 글루타치온은 자연적인 항염증 작용과 면역 증진 효과로 혈관의 염증과 폐색을 막아서 심장병이나 중풍으로부터 예방해주며 혈관 내벽을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여 동맥 경화를 방지합니다. 섬세한 뇌 조직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에도 풍부한 글루타치온이 필요하며 암세포의 발현을 막는 데에도 뛰어난 효과가 있습니다. 아스파라거스는 성인병을 예방하고 젊음을 유지하는데 참 좋습니다.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하다는 콩나물 얘기나 숙취 해소제 등의 광고를 보았을 것입니다. 아스파라긴산은 바로 아스파라거스에서 최초로 분리되었습니다. 아스파라거스는 단백질 합성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단백질 대사 과정에서 나온 암모니아 등과 같은 독성 노폐물을 소변으로 배설하는 해독 기능도 뛰어납니다. 따라서 육식을 즐기는 분들도 아스파라거스와 함께 먹으면 음식 궁합이 좋습니다. 힘든 근육 운동 후에 몸살을 유발하는 젖산을배출하고, 에너지 대사를 증진하여 피로를 회복하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따라서 체액을 맑게 하고 싶은 분들, 열심히 몸 만들고 계시는 분들에게도 강력 추천하는 바입니다.  

요즘 장내 미생물 상태에 신체 기능이 좌지 우지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장내 생태 환경을 정원을 정성껏 가꾸듯 오랜 기간에 걸쳐 함양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데 있어 큰 관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유산균(probiotics)을 복용하는 건강 상의 이점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는데 이 유산균의 생착율을 높이려면 유산균이 좋아하는 먹이(prebiotics)를 꾸준히 공급해주어야 합니다. 특히 면역계가 약하여 감염이 잘 되거나 지난 겨울 항생제 치료를 받으셨던 분들은 아스파라거스를 풍부하게 섭취하시기 바랍니다. 아스파라거스에는 이눌린 (inulin)이라는 성분이 높은 함량으로 포함되어 있는데 이 특수한 형태의 당분은 소화기에서 분해되지 않고대장까지 도달하여 비피더스 균이나 락토바실러스 균과 같은 장내의 이로운 세균의 이상적인 먹이가 되어 장내 생태 환경을 조성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면역계, 소화 능력, 심지어 두뇌 기능을 비롯한 수많은 생체 기능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우리인간이 미생물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아스파라거스가 직간접적으로 인체에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아스파라거스는 농약을 칠 필요 없이 재배되므로 굳이 유기농이 아니더라도 농약 오염에서 안전한 깨끗한 채소라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단, 아스파라거스는 수확 후에도 신진대사가 활발한 식물로서 보관 시 다른 야채들보다 빠른 속도로 영양가치가 떨어지므로 젖은 종이에 말아 세워서 보관하도록 하며 구입한지 48시간 이내에 섭취하도록 합니다. 

런던한의원 원장 

류 아네스  MBAcC, MRCHM

대한민국한의사

前 Middlesex 대학 부설 병원 진단학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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