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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사랑의 빚

hherald 2017.05.08 18:26 조회 수 : 272

 

사도바울은 사랑의 빚 외에는 피차 아무 빚도 지지 말라 했습니다.(롬13:8) 산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사랑의 빚을 지는 일만 쌓이게 됩니다. 내가 걷고 있는 땅, 내가 입고 있는 의복, 내가 먹고 있는 음식, 내가 머물고 있는 공간, 이 모든 것들이 누군가의 수고로움의 결과로 누리며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사는 만큼 그만큼의 사랑의 빚을 지고 있는 셈입니다. 세상의 시각으로 판단한다면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자기 혈통을 위해, 자기 가족만을 위해 불철주야 일을 해야 하고, 그렇게 얻어진 수입을 내 울타리가 아닌 다른 울타리에 살고 있는 타인을 위해 사용한다는 것은 제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그렇게 사는 것을 당연한 일이라 여기게 됩니다. <어성경이 읽어지네> 저자 이애실 사모는 이런 사랑의 현상을 “너는 나다. 나는 너다.” 라는 압축된 말로 설명 합니다. 

 

아담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 보니 곁에 아리따운 여인이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본 여인을 바라보는 아담의 감정은 어떠했을까요? 그 여인을 보고 깨달은 것은 ‘너는 나고, 나는 너다’라는 하나 됨의 연합입니다. 연합은 서로의 개체가 존중되면서 하나 되는 것입니다.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에서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잘못된 사랑은 자기편으로 귀속시켜 군림하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은 어느 편으로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개체로서 존재하면서 서로를 닮아가는 것이 사랑의 기술이라 피력하고 있습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너와 나의 독립적 관계를 존중하면서 하나 되는 것입니다. 너는 나고, 나는 너라는 하나 됨의 법칙 안에서 개인이라는 개최가 존중받는 것입니다. 원래 인류는 한 혈통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노아의 세 아들에 의해서 인류가 번성하기 시작했습니다. 

 

“노아의 이 세 아들로부터 사람들이 온 땅에 퍼지니라.”(창9:19)

 

인류의 시작은 아담이며, 아담으로부터 인류가 번성해 온 것입니다. 그럼에도 성경에는 아담이나 노아가 아닌 노아의 세 아들로부터 인류가 번성했음을 기록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노아 시대의 보편적 성향은 온 땅이 부패하였고, 죄악이 관영했습니다.(창6:5,11) 부패하였고, 죄악이 관영했다는 의미는 무정부 상태로서 최악의 극악무도한 상황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시에도 도덕과 윤리와 시민법이 존재했습니다. 악함의 기준은 사회적 기준이 아니라 하나님 기준으로 볼 때 그러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없이 살아갔다는 의미이며, 내 가족, 내 혈통을 중심으로 살아갔던 가족 이기주의 시대를 일컫는 것입니다. 그러한 시대가 대홍수로 말미암아 심판을 받은 후에 노아의 세 아들인 셈, 함, 야벳에 의해서 인류가 번성했습니다. 노아 한 사람을 지칭하기 보다는 세 아들을 말한 것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존중하는 것으로 오늘날 지구촌에 거하는 모든 인류는 민족과 문화가 다르다 할지라도 한 혈통임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사랑의 빚을 지는 것은 아름다움입니다. 아무에게도 신세를 지지 않으려는 행동은 오히려 교만일 수 있습니다. 사랑이란 거창한 이론이 아니라 내 몫에 너의 몫이 있음을 인정하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비록 책임지지 않아도 법적으로는 어떠한 사회적 제지를 받지 않을지라도 내 몫을 뚝 떼어 너를 위해 줄 수 있다는 것은 사랑을 갚아야 할 성숙한 책임감 입니다. 내 인생의 소중한 벗의 부인은 작은 교회 목회를 하는 남편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빠듯한 살림이지만 작은 교회를 돕는 일에 온 힘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울 정도입니다. ‘어려우신데 어려운 분들을 도우시네요’ 라고 묻자 ‘나 만, 우리만 잘 먹으면 안 되잖아요.’라고 하면서 수줍은 미소를 보여주셨습니다. 일일 여행을 하기로 하고 역에서 만났습니다. 부부는 작은 배낭을 하나씩을 메고 오셨습니다. 농담으로 어디 이민가냐 물을 정도로 배낭에 짐이 한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가는 곳마다 꽁꽁 얼려온 물과 커피를 꺼내 주셨습니다. 물이 너무 비싸다는 거였습니다. 대형슈퍼에서는 200원하는 작은 물 한 병이 일반 슈퍼에서 사면 800원 이상한다면서 무겁게 물을 싸 가지고 오신 것입니다. 자신들을 위해서는 단돈 몇 백 원이라도 아끼면서 더 어려운 교회와 목회자를 위해서는 아낌없이 베푸는 그 모습이 그리스도 제자로서 진정한 사랑의 실천이라 여겨집니다. 

 

내가 수고한 것이니 내 가족만을 위하고, 내 울타리만 잘 먹고 잘살면 된다는 의식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소중한 인간의 본질을 모독하는 행위입니다. 그러한 행위는 악한 것이요, 패역한 것입니다. 비록 사회적으로나 윤리, 도덕적인 잘못을 행하지 않았을지라도 말입니다. 내가 수고하여 벌어들인 물질에는 너의 몫이 들어 있는 것이고, 절대적으로 하나님의 몫이 들어 있는 것입니다. 내가 땀 흘림으로 너를 윤택케 해 주는 것이요, 내가 죽을 만큼 고생하여 쌓아올린 금자탑은 너를 위한 준비된 사랑입니다. 그래서 모든 인류는 인종과 문화, 혈통을 초월하여 사랑의 빚을 지고, 그 사랑의 빚을 갚아 가는 사랑의 공동체인 것입니다.  

 

박심원 목사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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