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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월드컵은 영국 한인타운의 축제였다

hherald 2022.11.14 17:26 조회 수 : 4752

돌아오는 일요일 20일부터 카타르 겨울 월드컵이 열린다. 카타르의 여름 기온이 최고 50도에 육박해 겨울에 치르기로 했다. 월드컵은 통상 6~7월에 열린다. 단 두 번 예외가 있는데 하나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이고 또 하나는 2002년 한일월드컵이다. 장마를 피해 5~6월 개최했다. 

 

H조에 속한 우리(한국)는 우루과이와 11월 24일 목요일 1시(이하 모두 영국 현지 시간 기준), 가나와 11월 28일 월요일 1시. 포르투갈과 12월 2일 금요일 3시 등 예선 3경기를 한다. 
영국(잉글랜드)은 이란과 11월 21일 월요일 1시, 미국과 25일 금요일 7시, 웨일스와 29일 화요일 7시에 경기를 치른다. 그런데 영국 대다수 축구 사이트에는 잉글랜드의 예선 통과를 기정사실로 하고 조 1위를 할 경우와 2위로 통과할 경우 16강에서 만날 상대가 누구인지를, 8강 Quarter final, 4강에서 Semi final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대까지 예측해 내놨다. 영국의 예측으로 16강에 올라올 것으로 예상한 국가는 유럽과 남미 일순이다. 하긴, 언제는 안 그랬던가.

 

영국 한인사회에 있어서 월드컵은 4년마다 돌아오는 큰 축제였다. 한인들이 모여서 응원한 것이 2002년부터 본격화됐는데 가장 대표적인 장소가 한인타운인 뉴몰든의 파운틴 펍 야외 가든이었다. 한인회 등에서 주도해 준비했는데 LG, 삼성에서 대형 TV를 협찬해 펍의 야외 가든에 여러 대 설치하고 많이 모일 때는 1,500명 이상이 함께 시청하며 응원을 했다. 붉은 악마 티셔츠나 없으면 붉은색 옷을 입고 태극기를 든 한인들의 응원은 열정적이었다. 북, 꽹과리까지 동원해 '대∼한민국'과 '오∼필승 코리아'를 외쳤다. 응원하는 한인들을 위해 맥주나 햄버거를 기부하는 한인 독지가도 많아 풍경이 흐뭇했다.

 

한인들의 월드컵 응원이 축제가 됐다는 소문이 인근에 퍼지자 이를 구경하러 모이는 현지인들도 많았다. 뉴몰든의 파운틴 펍에서 같이 한국팀을 응원하게 됐다. 영국 BBC 방송 등에서 이를 취재하러 왔다. 언론은 영국 한인들의 응원문화를 칭찬했다. "열정적이지만 아주 예의 바른 응원이었다" 그리고는 현장에 있었던 영국 경찰의 입을 빌어 "왜 영국 축구 팬들은 이렇게 하지 못할까?"라고 전했다. 승패를 떠나 경기가 끝나고 한인 응원단이 떠난 자리는 작은 쓰레기 하나 없었다고 뒷모습도 깨끗했다며 극찬했다. 

 

그런데 2002년부터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이어졌던 파운틴 펍에서의 응원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펍이 문 닫으면서 끊어졌다. 영국에 사는 모든 한인이 붉은 악마가 되어 똘똘 뭉쳤던 것이 추억이 됐다. 

 

섭섭하게도 미국 CBS 방송은 FIFA 랭킹 29위의 한국이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 조 최하위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라운드를 누비는 11명의 선수를 냉정히 분석, 평가한 것이라는데 12번째 선수인 응원단 '붉은 악마'를 간과한 소리가 아닐까. 이번 월드컵에 한인타운 뉴몰든에서 한 사람의 붉은 악마가 되어 선수들에게 힘을 보태는 힘찬 응원을 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헤럴드 김 종백 런던코리아타운의 마지막 신문쟁이.jpg

런던 코리아타운의 마지막 신문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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