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헤럴드 단상

마기꾼 Magikkun 과 마스크피싱 Maskfishing

hherald 2022.01.24 17:06 조회 수 : 4492

코로나 때문에 '마기꾼'이라는 말이 새로 생겼는데 '마스크+사기꾼'을 줄인 말이다.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가려 원래보다 더  멋지게 보이는 사람을 말한다. 그런데 이번에 영국 신문 가디언이 '마기꾼(Magikkun)'에 대해 소개했다. 한국의 유행어인데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에서 마스크 쓴 사진을 금지한다는 사실도 알렸다. 사진 보정하는 기술이 워낙 발달한 요즘 마스크로 얼굴 일부분마저 가리면 진짜 얼굴이 어떤지 가늠하기 어렵다. 그래서 프로필에 마스크를 쓴 사진은 단 한 장만 올릴 수 있다는 것도 신문은 소개했다.

 

일전에 영국 카디프대 심리학과에서 한 연구 결과, 마스크를 쓰면 이성에게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했다. 여성들은 멋진 남성이나 그렇지 않은 남성이나 모두 마스크를 쓰면 좀 더 낫게 보인다고 답했는데 남성이 여성을 보는 경우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마기꾼' 효과가 확실히 있다는 뜻?
민낯, 흰색 마스크, 파란색 의료용 마스크 등 3가지 모습을 보고 평가했는데 파란색 의료용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마스크는 병에 걸렸거나 자신의 얼굴을 남에게 노출하고 싶지 않은 경우에 착용하는 것으로 인식했다. 물론 코로나 이전에 말이다. 그런데 코로나가 마스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 놓았기에 마스크를 쓴 모습이 더 매력적이라는 반응이 나온 것이다. 연구를 한 이들은 "실제로는 매력적이지 않은 부분이 마스크에 가려지는데, 뇌는 그 부분을 매력적일 것이라고 상상해 전체를 과대평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과거 마스크를 쓴 사람은 일단 건강하지 않은 사람, 피해야 할 사람으로 인식했지만, 지금은 건강을 염려하는 사람, 안심해도 될 사람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래서 병원 의료진이 떠오르는 파란색 의료용 마스크를 쓰면 왠지 더 마음이 놓여 더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이다. 코로나가 참 많은 걸 바꿔놓았다.

 

중세 페스트가 창궐했을 때, 중국에서 호흡기 페스트가 유행했을 때, 스페인 독감의 대유행 때에도 마스크가 등장했지만, 지금처럼 사람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물건은 아니었다. 지금은 마스크 쓴 모습에 낚이는 마스크피싱(maskfishing)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마스크에 가려 보이지 않는 부분도 분명 매력적일 것이라고 믿는 과대평가. 물론 모두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 日常이 되니까 이런 착각을 한다. 나쁘게 착각하는 것보다 좋게 착각하는 것이 낫기는 하나 근본적으로 마스크가 없는 일상이 가장 바람직하다. 영국 정부는 1월 27일부터 마스크 착용을 비롯한 방역 규제를 대부분 푼다고 했다. 코로나와 함께 사는 법을 배우려 마스크를 벗게 된다. 분명한 건, 마스크에 가려진 부분이 더 매력적일 것이라는 착각 속에 사는 것보다 마스크 뒤에 가려져 있던 상대의 미소를 직접 보는 현실이 더 행복하고 가치가 있지 않을까. 

 

헤럴드 김 종백단상.JPG

런던 코리아타운의 마지막 신문쟁이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