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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코로나 19 때문에 그때는 어땠는지 찾아본 메르스가 한창이던 2015년 6월. 당시 정부는 정보 공개를 꺼렸다. 그래서 근거 없는 괴담이 많이 나왔고 정부는 괴담 유포자를 강력히 처벌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날의 헤럴드 단상이다. 

<슬프게도 나쁜 예감은 빗나가는 법이 없다는 말처럼 우려했던 대로 메르스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말만 무성하고 예상했던 대로 메르스와 관련해 허위사실이나 괴담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엄단하겠다는 협박만 나왔다. 많이 봤던 모습이다. 물에 빠진 아이들 살리는 것보다 괴담 유포자 찾는 것에 더 열중했던 세월호 당시의 모습을 박근혜 정부는 복사판으로 다시 보여준다.
질병 확산보다 괴담 확산을 더 두려워하는 정부의 모습. 메르스에 대한 대책은 없지만 괴담 확산 방지는 철저히 대책을 세웠다는 느닷없는 어설픈 자랑.
메르스 괴담이란 게 뭘까. <어느 병원에 가지 마라, 이미 환자가 다녀갔다>는 것이 일종의 괴담이다. 이 얘기가 괴담인 이유는 바로 그 병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 이 괴담은 왜 나왔나. 어느 지역에서 환자가 발생했는지, 어느 병원이 돌보는지를 전혀 밝히지 않는 정부의 공개 거부 때문이다. 정부가 정보를 통제하니까 일반 국민의 추측이 나온다. 왜 추측하느냐고? 살려고 하는 것이다.
초기 대응에 실패해 병은 퍼지고 환자가 늘어도 정부는 지역과 병원을 밝히지 않았다. 이유는? 국민의 공포와 걱정을 줄이려 일부러 공개하지 않는다고? 어처구니 없는 궤변이다. 실상은 병원 이름이 나오면 환자가 가지 않아 병원이 경영상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병원 장사를 위해 밝히지 않는 것이다. 도대체 병을 잡겠다는 건가. 국민을 잡겠다는 건가. 환자 찾아내는 것보다 괴담 유포자 찾는 것이 더 급한 정부. 그 속에서 허둥대며 감추기에 급급한 인사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러게. 마스크가 필요 없다던 보건복지부 장관은 왜 마스크를 쓰고 다니냐고. 
대표적인 괴담이 <메르스의 공기 감염이 시작됐다>. 보건복지부는 이 말을 대표적 유언비어로 꼽고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그런데 이 괴담은 맨 처음 보건복지부에서 나온 말이다. 말하자면 괴담의 근원지가 보건복지부다. 사실 전후를 따지자면 처음 자기가 말하고는 지우고 괴담이라 규정하고 떠들면 처벌하겠다고 으르릉댄다.
다시 말하지만 괴담이 왜 나왔을까. 정부가 잘못해 병이 퍼지는데 정보는 정부만 갖고 있겠다니 불안한 국민은 살아보겠다고 다른 통로로 정보를 찾는다. <덜 익은 낙타 고기는 먹지 마세요>를 메르스 예방 대책이라고 내놓는 정부를 무조건 믿으라니...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믿었던 국민이 어떻게 됐는지 잘 아는지라 국민끼리 정보를 퍼 나르다 보니 물론 잘못된 의학지식도 첨가되고 지역 특수성도 보태지고... 괴담 아닌 괴담이 나온 것이다. 
메르스 괴담? 불안한 정부를 못 믿는 불쌍한 국민의 살아보겠다는 절규로도 들리는 이유다.>

지난 주말 광화문에서 시위한 전광훈 목사와 김문수 씨는 "바이러스 핑계 삼아 집회를 금지시카는데 임상적으로 확인된 바에 따르면 야외에서는 감염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무슨 소리? 5년 전이었으면 이들이 괴담의 근원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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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코리아타운의 마지막 신문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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