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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어느 비호감 꼰대의 얄팍한 꼼수

hherald 2017.04.10 18:38 조회 수 : 1355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인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청년들에게 인기가 없는 것을 자각해 '날 좀 예쁘게 봐달라'는 의도인지 '나는 청년들의 롤모델'이란 주장의 반말 SNS를 띄웠다. 페이스북에 <야들아 내가 너희들의 롤모델이다. 그런데 왜 나를 싫어하냐?>면서 <20대 청년들의 지지가 낮은 것은 아마도 '꼰대' 이미지 때문일 것>이라고 스스로 분석했다.

 

 

꼰대. 유서 깊은 은어다. 좋은 뜻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를 불량스럽게 지칭하는 말이다. 정확한 어원은 알 수 없으나 주름이 많다는 뜻으로 '번데기'의 남부 지역 사투리 '꼰데기'에서 왔다는 주장이 있고, 나이 든 세대의 상징인 짧은 담뱃대 '곰방대'에서 나왔다는 설도 있다. 하여튼 꼰대의 특징이자 가장 큰 단점은 편협한 도덕적 잣대로 세상을 재단하는 점이다. 물론 그 도덕적 잣대를 자신에게 대진 않는다. 항상 타인만 간섭한다. 그래서 꼰대를 꼼꼼히 살펴보면 제 자식 버릇 더럽게 키워 놓고 남의 자식 버릇없다고 타박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타인에게 간섭할 권리가 없는 문제를 갖고 간섭하려 드는 것이 꼰대의 주 임무이며 하등 필요 없는 오지랖이다.

 

 

그런데 홍준표의 젊은 층을 향한 꼰대 운운은 자신의 20대 지지율 2%, 30대 지지율 1%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다분히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저는 흙수저 출신으로 무학인 아버지와 문맹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고학으로 학교를 다녔고, 유산 1원도 받지 않고 '독고다이'로 검사, 국회의원, 집권당 원내대표, 당대표, 경남지사, 보수본당 대통령 후보까지 된 사람>이라 했다. 이런 흙수저 코스프레로 여러 가지로 힘든 젊은층의 감성이라도 움직여 보려는 의도는 자신의 어머니를 자주 언급하는 데서 나타난다. 그는 소위 눈물의 퇴임식, 경남도지사 퇴임식을 하는 자리에서 <제 어머니는 항상 일만 하고, 손해보고 자식들을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하는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셨다. 제 어머니 같은 분이 좌절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는 나라, 제 어머니 같은 분이 아이를 키우며 웃을 수 있고, 잘 살 수 있는 나라, 그런 나라를 한번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그런 사람이 농성자에게 <쓰레기가 단식한다>, 경비원에게 <넌 또 뭐야? 니들 면상 보러 온 거 아니다. 네까짓 게>라는 막말을 할까.

 

 

그가 왜 인기가 없는가, 왜 비호감도 1위 - 77%가 홍준표 지사에게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답했다 -를 했는가는 스스로 말한 꼰대 이미지보다 속 보이는 꼼수 처신, 아무 말이나 해대는 막말 처신 등을 보면 납득이 간다. 그는 도지사 보궐선거를 못하게 하려고 선거 기한을 넘긴 날 자정 무렵에 도지사 직을 사퇴하는 꼼수를 부렸다. 재보궐선거를 하면 선거 비용으로 아까운 국고 수백억 원을 쓴다는 게 그의 명분이었는데 실상은 구차한 변명이다. 지금 보궐선거를 하면 인기가 바닥인 자유한국당 후보가 당선된다는 보장이 없어 경남도지사는 다른 당이 차지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은 솔직히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없다, 그렇다면 내년 도지사 선거에 다시 도전하겠다, 돌아갈 집을 마련해 두려는 것이다. 

 

홍준표는 전임 김두관 지사가 대선에 나가면서 생긴 보궐선거로 도지사가 됐다. 그런데 그때 자신은 되고 이번에 다른 이는 못하도록 꼼수로 도지사 보궐선거를 막았다. 그랬잖아. 꼰대의 잣대는 늘 나는 되고 타인은 안 되는 거라고. 그가 왜 문제인가는 답이 쉽게 나온다. 꼰대도 싫은데 꼼수까지 부리잖아.  

 

헤럴드 김 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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